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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리뷰] AI 시대에서 예술이 제안하는 인간 고유의 태도, MMCA 서울 다원예...

AI 시대 예술이 제안하는 인간 고유의 태도를 ‘탐정’이라는 관찰자의 시각과 시간으로 조명하는 다원예술... ‘탐정’이란 AI 시대에 예술이 제안하는 인간 고유의 태도로 결과 중심적인 AI와 기계적 연산 대신 끈질긴...

[위드인뉴스 김현비]

AI 시대 예술이 제안하는 인간 고유의 태도를 ‘탐정’이라는 관찰자의 시각과 시간으로 조명하는 다원예술 ‘탐정의 시간’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4월 1일부터 12월 6일까지 개최된다.


전시는 2026년과 2027년 2개년 프로젝트의 1부로 신체적 관찰과 추적을 중심으로 다룬다. 전시에는 료지 이케다, 엘 콘테 데 토레필, 박민희, 정여름, 영화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등이 참여하며 현대사회의 예술을 탐구하며 음악, 연극, 관람객 참여형 퍼포먼스 등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 2년간 ‘우주 엘리베이터’와 ‘숲’이 공간에 대한 탐구였다면 이번 ‘탐정의 시간’은 공간을 시간의 차원으로 전환하며 질문의 깊이를 더한다.

탐정은 누구인가?

제목이 ‘탐정의 시간’이기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고전적 탐정의 형상, 셜록 홈즈일 것이다. 그러나 이번 전시에서의 탐정은 그 의미가 다르다. ‘탐정’이란 AI 시대에 예술이 제안하는 인간 고유의 태도로 결과 중심적인 AI와 기계적 연산 대신 끈질긴 관찰, 비효율적인 인내를 지닌 존재다. 데이터나 결론으로 환원될 수 없는 탐정은 집요한 관찰 과정에서 스스로 변하기도 하고 때로는 실패하기도 하는 내부의 관찰자이자 변화의 가능성을 다양하게 바라본다.

느린 시간을 걷는 존재인 탐정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 폴 오스터 작가의 , 멧 데이먼 배우가 출현한 영화 에 레퍼런스를 두고 있다. 최적화된 답을 추구하는 탐정의 모습과는 정반대로 길을 잃고 집요한 관찰자의 모습이다.

이번 다원예술 2026에서의 탐정의 전형은 바로 예술가와 아이들이다. 예술가는 효율보다는 비효율을 추구하고 느린 관찰을 통해 세계를 재구성하는 탐정의 전형이다. 아이들 역시 목적 없이 세상을 응시하고 시간의 흐름을 어른과는 다르게 구성한다.

즉, 탐정은 ‘심원한 시간(Deep Time)’ 속을 거니는 사람, 과정 중심적인 사람, 지연된 시간 속에서 계속해서 변화하는 사람, 스스로를 변화시키고 새로운 모습으로 나아가는 ‘가소성’을 보여주는 사람이다. 이들은 고정된 지층과 질서를 흔들고, 미술관을 떠난 이후에도 관객의 사유 속에서 재구성되며 시간의 흐름을 바꿀 것이다.


월별 프로그램

다원예술 206은 4월부터 11월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월별로 순차 공개한다.

4월은 작곡가 료지 이케다와 현대음악 세계 3대 현대음악 앙상블인 앙상블 모데른이 협업하여 을 선보인다. 9명의 연주자는 서로를 마주 볼 수 없고 오직 옆 사람의 소리에만 의지하여 연주해야만 한다. 이 과정에서 악보를 손으로 넘기는 행위조차 음악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아이패드만을 사용하며 그 외에는 어쿠스틱과 아날로그의 문법으로만 진행된다.

연주자의 신체성, 제스처, 미세한 움직임까지 작곡의 필수 요소로 수용되어 시각적 면모를 강조한다. 거울처럼 좌우가 반전되어 있는 악보는 정방향과 역방향 어느 쪽에서도 동시에 읽히는데 두 연주자는 서로 반대 방향에서 악보를 읽으며 함께 연주하고 중간 지점에서 서로를 교차하게 된다.

5월은 캐나다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마말리안 다이빙 리플렉스가 아이들과 함께 하는 작업을 선보인다. 은 전문 교육을 받은 8~12세 아이들이 미술관 마당에서 미리 신청을 받거나 현장에서 자원하는 모르는 어른들의 머리를 직접 잘라주거나 염색해 준다.

어른과 아이 사이의 딱딱한 권력관계는 아이들의 눈길과 손길에 따스하고 말랑말랑하게 변하는 가소성을 띠게 되며 아이들이 탐정의 전형이 되어 우리 시대의 결핍된 유대감과 인류애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이를 위해 차홍 스튜디오에서 아이들을 교육할 것이며 머리를 망친다고 해도 전문가 어른들의 개입은 없다. 작가는 머리 스타일을 망칠까 봐 두려워하는 이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머리는 다시 자라지만, 기억은 오래갈 것입니다.”

7월은 바르셀로나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엘 콘데 데 토레필의 작업을 만나볼 수 있다. 서로 다른 장소와 시간이 존재하는 인물들의 삶의 단편을 무대미술, 텍스트, 보이스오버 등으로 서로 충돌하고 불화하는 퍼포먼스를 통해 관객은 포착하기 어려운 이미지와 조우하는 능동적 목격자가 된다.

8월 마테오 마랑고니, 디터 반도렌은 빛과 소리를 감지하고 서로 신호를 주고받는 ‘볕뉘’라는 인공생명체 군집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날씨와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공간 음악을 자생적으로 만들어주어 찰나의 햇살과 공기가 소리로 번역되는 순간을 마주할 수 있다.

9월 박민희는 전통 음악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퍼포먼스를 10월에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첫 장편 영화인 을 상영한다. 11월 정여름 작가는 일본의 연쇄 살인범이자 작가였던 나가야마 노리오가 쓴 텍스트를 통해 그를 추적하는 작업을 선보인다.

전시 개요

전시명 :
전시장소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다원공간 등
전시기간 : 2026.04.01 ~ 2026.12.06
관람시간 : 월화목금일 10:00~18:00 / 수토 10:00~21:00
주최 : 국립현대미술관

*해당 전시는 사진 촬영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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