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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로지스올, 40년 풀링 네트워크 앞세워 물류 자동화 시장 본격 공략

이 솔루션의 핵심 파트너는 글로벌 로봇 스타트업 XYZ 로보틱스다. 주목할 점은 단순히 로봇 팔이 상자를 빼고 쌓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로봇 아래에는 AMR이 장착돼 있어, 컨테이너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

로지스올, 40년 풀링 네트워크 앞세워 물류 자동화 시장 본격 공략

[인더스트리뉴스 박현우 기자] 1984년 서병륜 회장이 한국물류연구원을 설립하며 시작한 로지스올 그룹의 역사는 한국 물류 표준화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이듬해인 1985년 한국파렛트풀(KPP)을 설립해 파렛트 풀링 시스템을 구축한 것을 시작으로, 1989년 한국물류협회를 설립하고 초대 사무국장을 역임하며 1996년 한국컨테이너풀(KCP)을 세웠다.

당시 국내 물류 현장은 업체마다 파렛트 규격, 포장 규격, 트럭 적재함 규격이 제각각이었다. 로지스올은 국가 표준 파렛트인 T11형(1100×1100mm)을 중심으로 식품·석유화학·유통 등 전 산업계에 풀링 시스템을 보급하며 물류 표준화와 공동화를 이끌었다.

2003년 KPP·KCP·한국로지스풀(KLP) 3사를 통합해 로지스올 브랜드를 출범시킨 이후, 그룹은 꾸준히 몸집을 키워왔다. 2025년 12월 기준 그룹 매출은 2.5조원, 국내 고객사만 35만 개에 이르며, 국내 법인 20개·해외 법인 25개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LOGISALL’이라는 그룹 이름에는 창업자의 철학이 녹아 있다. 로지스올의 풀네임은 ‘Logistics Alliance’다.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하는 대신 동맹과의 협업을 통해 물류 생태계를 함께 키워간다는 뜻이다.

서병륜 회장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영철학은 ‘공존공영(共存共榮)’으로, 초창기부터 혼자가 아닌 함께하는 회사를 지향했다고 회장 본인이 직접 밝힌 바 있다. 이 철학은 단순한 표어에 그치지 않고, 그룹의 사업 구조 전반에 실질적인 방향타 역할을 하고 있다.

로지스올 CES전략본부 채희원 본부장은 “로지스올 그룹은 파트너들과 함께 성장하는 ‘물류 연합체(Alliance)’로서의 면모를 갖춰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CES, 파렛트 현장에서 자동화 씨앗을 발견

로지스올 그룹이 물류 자동화 사업에 발을 내디딘 것은 사업 다각화 전략 때문이기도 하지만, 결정적인 계기는 현장에서 나왔다. 35만여 고객사를 상대로 파렛트와 컨테이너를 공급하던 KPP, KCP 영업사원들은 물류기기를 납품하러 간 현장에서 자동화에 대한 요구를 받았다.

CES전략본부 채희원 본부장은 KPP·KCP의 네트워크가 탄탄한 영업 기반이 돼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당수 고객사가 KPP에 대해 어느 정도 신뢰를 갖고 있기에 CES기술 조직이 현장에 함께 들어갈 수 있는 연결고리가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CES는 컨설팅(Consulting)·엔지니어링(Engineering)·시스템즈(Systems) 세 축을 합친 브랜드명이다. 각각 로지스올컨설팅(CST), 로지스올엔지니어링(ENG), 로지스올시스템즈(SYS)라는 별도 계열사로 운영된다.

처음에는 물류 컨설팅 조직으로 출발해, 자동화 기술 영역으로 점차 영역을 넓혀갔다. 컨설팅을 요구하던 수요 고객들의 구축 요구까지 이어지다보니 엔지니어링 사업이 확대됐다.

설비 제조 역량은 M&A를 통해 확보했다. 2022년 스마트팩토리 분야에 잔뼈가 굵은 일양엔지니어링을 인수해 현재의 로지스올엔지니어링으로 재편했고, 2024년에는 TSPG를 추가로 인수했다.

TSPG는 국내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Made in Korea’ 셔틀 솔루션을 제조·공급하는 회사로, 로지스올엔지니어링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채 본부장은 “셔틀 시스템을 부품부터 완제품까지 순수 국산 솔루션으로 공급할 수 있는 곳은 국내에서 TSPG가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최초 컨설팅부터 자동화 구축, 사후 유지보수까지

실제 프로젝트는 컨설팅에서 시작한다. CES전략본부는 고객사 현장을 방문해 주문 데이터와 물류 패턴을 분석하고, 자동화가 실효성이 있는지부터 살펴본다.

채 본부장은 이 단계를 ‘척후병’에 빗댔다. 그는 “수많은 고객사의 현장을 방문하지만, 실제 자동화 솔루션 제안까지 가는 비율은 생각보다 높지 않다”며, “현장이 너무 좁거나, 투자 여력이 없거나, 설비보다 프로세스나 시스템 측면의 개선이 먼저인 경우도 많다”고 했다.

다만 자동화가 적합하다는 결론이 나오면 엔지니어링 조직이 투입돼 설비를 설계·구축한다. AS/RS, 셔틀 솔루션 등은 자체 제조와 공급이 가능하지만, 로봇 자동화 영역은 글로벌 파트너십을 연계해 공급한다.

AMR·AGF 같은 이송형 로봇은 자체 브랜드인 LOGIQ로도 공급하고 있지만, 고객의 니즈에 따라 다양한 로봇 솔루션들을 중국·미국·유럽의 선진 제조사와 협력을 통해 공급하는 방식을 병행한다.

채 본부장은 “저희 이름이 로지스올, 즉 로지스틱스 얼라이언스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면서, “우리가 직접 만든 제품을 제공하기보단 전 세계를 뒤져서라도 고객 현장에 가장 적합한 솔루션을 찾아 공급하는 것이 우리가 제공하는 가치”라고 강조했다.

하드웨어의 구축과 함께 로지스올시스템즈의 역할이 이어진다. WMS(창고관리시스템, Warehouse Management System)와 WCS(창고제어시스템, Warehouse Control System), TMS(운송관리시스템, Transportation Management System) 등을 클라우드 기반 SaaS 모델로 공급해 설비들이 유기적으로 작동하도록 통합 제어한다.

WMS가 재고와 주문 데이터를 관리한다면, WCS는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AMR·셔틀·컨베이어 등 로봇 설비에 실시간으로 작업 명령을 내리고 제어하는 ‘관제탑’ 역할을 한다.

채 본부장은 “자동화 창고를 제대로 운영하려면 WCS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다종·다수의 로봇들을 하나의 흐름으로 컨트롤하는 시스템이 결국 전체 효율을 좌우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시스템즈가 공급하는 SaaS 구독 고객사는 누적 기준 세 자릿수에 달하며, 연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유지 중이다.

상하차 자동화 솔루션: 현장 적용 가능한 기술력에 비용 경쟁력까지

지난 3월 개최된 국제물류산업대전(KOREA MAT 2026)에서 로지스올 부스를 돋보이게 하는 전시물은 상하차 자동화 솔루션이었다. 컨테이너 형상의 구조물 안에서 두 대의 다관절 로봇이 박스를 집어 하차하고, 컨베이어로 이송한 뒤 반대편 팔이 팔레트에 다시 적재하는 일련의 과정을 시연했다.

로지스올의 상하차 자동화 솔루션은 다관절 로봇과 AMR을 결합돼 컨테이너 내부 깊숙이 진입하며 박스를 집고 쌓는 작업을 자동으로 수행한다. [사진=로지스올]

이 솔루션의 핵심 파트너는 글로벌 로봇 스타트업 XYZ 로보틱스다. 주목할 점은 단순히 로봇 팔이 상자를 빼고 쌓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로봇 아래에는 AMR이 장착돼 있어, 컨테이너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 이동하면서 작업할 수 있다. ‘아코디언형’ 신축 컨베이어와 결합해, 컨테이너 문을 열고 로봇이 안쪽까지 전진하며 물건을 하나씩 꺼낸다. 상차 역시 역순으로 가능하다.

이 솔루션은 현재 국내 모 대기업과 실제 적용 작업이 진행 중이다. 대형 물류센터의 오픈을 앞두고 작년 PoC를 시작해 최근 최종 승인을 받았다. 해당 기업은 국내 물류센터 뿐 아니라 해외 거점에도 로지스올의 솔루션 적용을 검토 중이다.

유사한 솔루션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선도 기업들이 과거 다양한 컨셉의 시제품을 선보이며 상하차 자동화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해온 바 있다. 채 본부장은 타사 솔루션 대비 로지스올 솔루션의 차별점으로 비용 경쟁력을 꼽았다.

그는 “타사의 솔루션은 상차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가 있고, 무엇보다 현재 단계에서 도입하기에는 가격이 너무 높다”며, “우리는 속도와 생산성 등 기술 요구 수준을 충족하면서도 실제 기업이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수준으로 비용을 제시할 수 있다고 자평했다.

컨테이너 상하차 자동화는 물류 현장에서 가장 고강도 노동으로 꼽히는 작업이다. 허리 부담이 극심해 숙련 인력이 장기간 근무하기 어렵고, 택배사나 수출입 기업 모두 만성적인 인력난에 시달려왔다. 이런 상황 때문에 현재 식품·소비재 분야의 여러 기업들이 해당 솔루션의 적용을 로지스올과 협의 중이다.

셔틀 솔루션과 이천 물류센터

4-Way 셔틀은 로지스올이 자체 제조 역량을 갖춘 또 다른 핵심 솔루션이다. 로지스올엔지니어링 자회사인 TSPG를 통해 공급되는 본 설비는, 기존 2-Way(앞뒤 이동)에서 4-Way(전후좌우)로 이동 가능한 구조로, 고밀도 보관이 필요한 물류센터에서 공간 효율을 극대화한다. 이미 올해 연말까지 생산 가능한 수주를 확보했을 정도로 시장 반응이 뜨겁다.

4-Way 셔틀은 기존 2-Way(앞뒤 이동)에서 4-Way(전후좌우)로 이동 가능한 구조로, 고밀도 보관이 필요한 물류센터에서 공간 효율을 극대화한다. [사진=로지스올]

특히 국내 대형 제조·유통사들이 북미·유럽 현지 투자를 확대하면서, ‘Made in Korea’ 셔틀에 대한 해외 수요도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이천 물류센터는 로지스올이 CES 솔루션을 직접 적용·운영하며 고도화 해 나가는 현장이다. 생활용품 제조 유통기업의 물량을 처리하면서, 자체 개발한 자동분류시스템 Q-DAS와 자사의 로봇 브랜드 로지큐(LOGIQ)의 AMR·무인지게차(AGF)를 실제 운용 중이다.

Q-DAS는 프리플로우(free-flow) 다스(DAS, Distribution Assortment System) 개념을 기반으로 양방향 동시 분류를 통해 병목 현상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됐다.

채 본부장은 “기존에 없던 개념은 아니지만, 고객 물류센터 현장의 공간적 특성과 고객사의 물성, 주문 패턴을 고려해 커스터마이징했고, 전후 공정의 제함기, AMR 등 설비와 연동하여 인력 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 한 설계”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천센터에서 검증된 생산성 향상은 수작업 대비 2배 수준에 이른다. 채 본부장은 “충분한 성과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내부 목표는 그 이상”이라며 아직 추가적인 고도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물류 자동화 시장의 화두: 유연성과 낮은 도입 장벽

채 본부장이 꼽는 현재 물류 자동화 시장의 가장 중요한 화두는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유연성’이다.

지정학적 리스크, 관세 변수, 원자재 가격 급등 등 경영 환경이 급변하면서 고객사들이 대규모 고정 투자를 주저하고 있다. 최근 2차 전지 시장의 위축으로 관련 업계의 투자 또한 경색되면서 자동화 설비 기업들이 큰 타격을 입은 사례를 예로 들었다.

실제 고객들이 가장 자주 꺼내는 말은 투자할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대기업조차 처음 꺼내는 말이 자금 부담이다. 이에 따라 구독형으로 도입이 가능한지를 묻는 질문이 대부분의 상담에서 나온다는 게 채 본부장의 설명이다.

하지만 구독형이 활성화 되고 있는 ERP, WMS 등 시스템 영역과는 달리, 로봇, 설비까지 구독형으로 제공하는 RaaS(Robot as a Service) 모델은 아직 실효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채 본부장이 제시하는 방향은 ‘모듈형 자동화’다. 한꺼번에 대형 시스템을 구축하는 대신, 현장 상황과 예산에 맞춰 소규모로 시작해 단계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구조다. 그리고 이 유연성을 뒷받침하는 것이 바로 CES 체계다.

컨설팅이 먼저 현장 상황을 진단하고, 엔지니어링이 최적 조합의 설비를 구축하며, 시스템즈가 클라우드 기반으로 통합 운영하는 방식이다. 전 세계 수많은 파트너사들 중 고객 현장에 가장 잘 맞는 솔루션을 골라 연결하는 것이 로지스올 CES가 제공하는 SI(시스템 통합) 역량의 본질이다.

채 본부장은 단순 설비 판매 업체에 머물 수 있는 가능성을 항상 경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그러한 퇴보를 막는 힘은 정직하고 명확한 컨설팅과 폭넓은 파트너십에 기반한 엔지니어링 및 시스템 제공 역량, 그리고 유지보수까지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 수행 역량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이어 “로지스올의 지향점은 명확하다”며, “앞으로도 파트너들과 함께 성장하는 ‘물류 연합체(Alliance)’로서의 면모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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