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를 집어 트레이(접시)에 올려줘.’ 화면에 문장을 입력했다. 잠시 후 로봇의 팔이 천천히 움직이더니 사람 손 위의 바나나를 집어 트레이 위에 올려놓았다.
㈜로볼루션이 선보인 산업용 안전인증 휴머노이드 로봇 ‘EIR’이다. 부스 주변은 어느새 스마트폰을 들고 영상을 찍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29일 창원컨벤션센터 3층에서 글로벌 융복합 창업페스티벌 ‘GSAT 2026’이 개막했다. 중소벤처기업부·경남도가 주최하고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한국전기연구원이 주관하는 이 행사는 경남 최대 규모의 창업 축제로, 스타트업 쇼케이스부터 신기술 체험, 투자 상담까지 창업 생태계 전반을 한자리에 담았다.
29일 창원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글로벌 융복합 창업페스티벌 ‘GSAT 2026’에서 한 시민이 ㈜로볼루션의 휴머노이드 로봇에게 손 위에 생선 인형을 올려줘라는 요청에 따라 동작을 시연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걸음을 옮기니 이번엔 네 발 달린 로봇이 행사장을 누비고 있었다. 경남로봇랜드재단이 선보인 이 로봇이 상체를 바닥 쪽으로 기울이며 인사하는 듯한 자세를 취하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환호하며 머리를 쓰다듬거나 사진을 찍었다.
국립창원대 G-SCOUT 컨소시엄 부스 앞은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식품 3D프린터 체험을 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 종이에 원하는 디자인을 직접 그리면 3D프린터가 초콜릿으로 그대로 찍어내는 방식이다. 한 학생이 조심스럽게 그림을 그려 넣고 결과물을 기다리는 사이, 주변 학생들의 눈이 화면에 고정됐다.
경남테크노파크 부스 앞에선 AI 로봇과의 오목 대결이 한창이다. 대결 중인 사람도,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도 모두 숨을 죽였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창원대학교 학생 안영경(22) 씨는 “로봇과 오목 대결을 직접 할 수 있어 정말 신기하다”며 “AI가 많이 발전했다고 하는데 직접 체험해보니 앞으로의 발전이 기대된다”고 했다. 같은 학교 윤하준(23) 씨는 다양한 창업 아이템을 둘러보며 경남 창업 생태계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행사장에서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린 또 다른 곳은 토크쇼 ‘스타트업에게 투자는?’ 무대 앞이었다. 100여 명이 자리를 꽉 채운 가운데 도내 스타트업 대표들이 투자 유치의 경험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구수룡 ㈜삼백육십오 대표는 첫 투자를 받기까지의 과정을 털어놨다. IR 행사장에서 처음 본 투자자에게 무작정 명함을 내밀고, 전화를 걸어 만남을 청한 뒤 투자를 요청했다는 것이다.
구 대표는 “투자자가 지나가는 말로 툭 던진 얘기도 그날 저녁 바로 실행했다”며 “창업에서 변하지 않는 건 실행력과 전문성, 그리고 진정성”이라고 했다.
이날 1일차에는 피지컬 AI와 창업 생태계를 주제로 한 기조강연과 세션도 진행됐다.
2일차인 30일에는 AI·딥테크, 우주항공·방산, 원전·에너지, 문화콘텐츠 등 분야별 세션이 이어진다.
콘퍼런스와 함께 스타트업 투자 발표 무대인 ‘G-Pitch 26’, 투자유치설명회, 영스타트업 캠프 경진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GSAT 2026은 30일까지 창원컨벤션센터에서 계속된다.
이하은 기자 eundori@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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