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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랴오쥔즈 대만 중앙연구원장 “韓 임원 파리목숨…긴 안목으로 기술투자 어려워”

랴오쥔즈 중앙연구원장은 대만 반도체 산업의 핵심 동력으로 ‘원사’ 제도를 꼽으며 이 제도에서 인재의 중요성, 학계와 산업계의 유기적인 소통, 장기적인 안목의 사업 계획 수립이 가능하다고 짚었다.

랴오쥔즈 대만 중앙연구원장 “韓 임원 파리목숨…긴 안목으로 기술투자 어려워”

랴오쥔즈 대만 중앙연구원장이 이달 2일 대만 타이베이시 난강구 본원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타이베이=김윤수 기자

랴오쥔즈 중앙연구원장은 대만 반도체 산업의 핵심 동력으로 ‘원사’ 제도를 꼽으며 이 제도에서 인재의 중요성, 학계와 산업계의 유기적인 소통, 장기적인 안목의 사업 계획 수립이 가능하다고 짚었다.

랴오 원장은 “현재 299명의 원사가 연구 기획과 정책 수립, 인재 양성을 주도하며 대만 학계의 중추를 맡고 있다”며 “중앙연구원은 원사 제도를 통해 반도체와 인공지능(AI)을 포함한 국가 과학기술 경쟁력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만의 모든 정치인과 관료들 사이에는 (원사는 물론 모든) 학자를 존중해야 한다는 암묵적 규칙이 있다”고 강조했다.

‘유연성’ 역시 대만을 반도체를 포함한 과학기술 강국으로 성장시킨 비결이다. 중앙연구원이 총통 직속의 독립된 거버넌스를 바탕으로 미래 먹거리를 과감하게 발굴하는 한편 산업계 역시 의사 결정이 빠른 중견·중소기업 위주의 생태계 덕분에 반도체·AI 같은 신기술 변화에 민첩하게 적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랴오 원장은 “이런 생태계는 다른 나라에서 쉽게 따라 하기 어렵다”고 자부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대만 AI 아카데미’다. 랴오 원장은 “2016년 한국에서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꺾은 이른바 ‘알파고 쇼크’를 목격하고 AI 인재 양성이 시급하다고 판단했다”며 “당시 산업계도 AI의 중요성을 잘 알지 못했는데 저와 중앙연구원 일부 원사들이 기업들을 찾아가 산업계 인력을 위한 AI 교육 전담 기관 설립을 설득했다”고 전했다.

2년 후인 2018년 미디어텍과 포모사그룹 등 대만 대표 기업들이 투자하고 랴오 원장이 이사회에 참여하는 대만 AI 아카데미가 출범했다. 이후 현재까지 누적 7500명 이상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알파고 쇼크의 진원지인 한국보다도 AI 변화에 더 기민하게 반응한 셈이다. 랴오 원장은 “우리는 더 일찍, 더 멀리 본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며 “에이전틱(비서형) AI, 하드웨어와의 결합(피지컬 AI), 양자컴퓨터 등 차세대 분야에서도 같은 원칙으로 대응 전략을 짜고 있다”고 했다.

이밖에도 대만 특유의 산업 생태계를 반도체 강국의 비결로 꼽았다. 그는 “한국은 소수의 대기업이 산업을 주도하는 반면 대만은 TSMC 등 일부를 제외하면 중견·중소기업이 생태계 대부분을 차지한다”며 “작은 기업은 간소한 의사 결정 구조 덕분에 더 빠르고 유연하게 변화에 대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을 향한 제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한국은 기업 고위 임원을 3년 단기 계약직으로 채용하는 등 과학·산업 전반에서 단기 성과에 집중하는 문화가 있다”며 “이것이 한국과 대만 모두 서구권에 비해 창의성이 떨어지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에서부터 정형화된 시험 위주의 평가 대신 독창적 시도를 장려하고 실패를 용인하는 방향으로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랴오쥔즈 대만 중앙연구원장은

△1980년 대만국립대 화학공학 학사 △1987년 미국 위스콘신대 화학공학 박사 △1987~1990년 이스트만코닥 생명과학연구소 연구원 △1990~1997년 텍사스A&M대 화학공학과 교수 △1997년~ UCLA 화학·생분자공학과 교수 △2012~2016년 UCLA 생명공학과장 △2016년~ 대만 중앙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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