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3주년을 맞은 신아일보가 ‘라이프스타일’이라는 신개념 형식의 기획 칼럼을 2026년에도 이어갑니다. 혁신적이고 진보된 형태의 삶을 제시할 필진들이 불안정하고 불투명한 우리의 미래를 위해 ‘생활 방식과 가치관’을 공유해 주기로 했습니다. 매월 셋째, 넷째 금요일 아침만큼은 어지러운 정치·경제 이슈에서 잠시 떠나 ‘라이프스타일’ 필진들과 만나겠습니다. 필진들은 △통신 생활 속 라이프스타일 △우주 미래를 그릴 라이프스타일 △전시산업으로 본 라이프스타일 △미디어콘텐츠를 활용할 라이프스타일 △게임으로 유익해질 라이프스타일 △취업 혁신 라이프스타일로 독자들과 함께합니다./ <편집자 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은 우주전쟁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줬다. 외신 보도 등을 통해 접하는 전쟁은 전투기와 미사일에 의한 공습이 주도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 전쟁은 우주에서 시작되고 있었다.
미국은 개전 초기부터 다양한 위성 체계를 결합해 전장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통제했다. KH(키홀) 계열 정찰위성은 이란의 핵시설과 미사일 기지, 지하시설 출입구를 지속적으로 감시하며 이동식 발사대(TEL)의 운용 패턴을 축적했다. TEL이 언제,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동굴 밖으로 나와 어디로 가는지 등이다.
적외선 탐지 위성 SBIRS는 이란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순간 미사일 꽁무니에서 나오는 불꽃(적외선)을 실시간 탐지했다. 미사일의 발사 위치와 비행 궤적을 추적하고 이를 곧바로 경보해 이란의 탄도미사일이 향하는 지역에 패트리어트 등 요격 미사일을 준비시켰다.
광역통신위성망(WGS) 통신위성은 전장을 하나로 묶었다. 정찰위성이 포착한 정보는 WGS를 통해 즉시 전투기와 항모, 지휘소로 전달됐고 이란 미사일 발사대에 대한 타격 명령은 다시 실시간으로 내려갔다. 군사용 GPS(M-code)는 미군과 이스라엘 군의 타격 미사일을 표적을 향해 수십 ㎝(센티미터) 이내로 정밀 유도했다. 미국은 전쟁 초반부터 ‘탐지–판단–타격’의 전 과정을 우주자산에 의존했다.
이란 미사일이 발사되기 전에 비물리적인 방법으로 무능화시키는 레프트 오프 론치(Left of Launch)도 효과를 발휘했다. 레프트 오브 론치로 무능화시키지 못한 미사일은 이동발사대로 이동할 때 F-35 등 전투기로 타격했다.
동시에 미국은 이란의 우주 통신체계도 거의 무력화했다. 이란의 인공위성 10여개를 전쟁 개시 전에 작동하지 못하게 했다. 미국은 또 이란의 위성 기지국에 대한 사이버 공격, 교란, 전자전 등을 통해 이란의 감시와 지휘 능력을 제한했다. 결국 이란은 미국의 우주작전으로 눈과 귀가 닫힌 상태에서 전투를 수행할 수밖에 없게 된 셈이다.
이번 전쟁은 우주를 장악한 쪽이 전쟁의 기선을 제압한다는 교훈을 남겼다. 미국은 정찰위성으로 적을 보고, 적외선 위성으로 발사된 미사일을 감지하며, 통신위성으로 전장을 연결하고, GPS로 정밀타격을 수행했다. 또 우주 자산을 활용해 이란이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 무능화시켰다.
이란 전쟁 교훈은 한반도에 그대로 적용된다. 북한도 이란처럼 이동식 탄도미사일과 지하시설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위성 기반 감시·정찰체제와 AI(인공지능) 분석이 결합되면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 무력화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더구나 북한 군사시설에 대해선 한·미 군 당국이 수십 년 동안 관찰 추적해 많은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한국도 북한 탄도미사일에 대응하는 킬 체인(Kill Chain)의 기능을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한국 군의 대북 정찰위성을 늘려 정찰위성의 재방문 주기를 30분이 아니라 15분 수준으로 단축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북한의 고체 탄도미사일에도 대응할 수 있다. 정찰위성인 425사업에 만족해선 안 된다. 초소형 군집 정찰위성을 훨씬 더 확보해야 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선 민간 우주산업 생태계에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
※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신아필진 김민석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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