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전은정 기자 | 정부가 최근 발표한 'K-반도체 비전'은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한 심도 깊은 전략을 담고 있다. 반도체 산업은 급속한 기술 발전과 국가 간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역시 세계 시장에서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 다각적인 접근을 필요로 한다. 이에 따라 발표된 이번 정책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팹리스(fabless) 기업 육성, 차세대 패키징 기술 투자 등 대규모 지원 방향을 명확히 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2047년까지 700조원 이상을 투입해 팹(반도체 공장) 10기를 신설·확충한다. 한국이 부족한 팹리스(설계) 분야를 강화하고, 세계 1위인 메모리 반도체는 초격차를 유지해 '반도체 세계 2강'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현재 국제 반도체 시장은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 국가가 각종 보조금 및 지원을 통해 패권을 확보하려는 치열한 경쟁 상태에 놓여 있다. 한국은 세계적인 메모리 반도체 생산 국가로서의 위상을 높게 평가받고 있지만, 시스템반도체 및 패키징 분야에서의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이번 K-반도체 비전 보고회에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반도체 메모리 초격차 기술을 유지함과 동시에 인공지능 추론형 반도체 분야와 시스템반도체 및 첨단 패키징 기술에 대한 집중 투자 계획이 핵심적으로 다뤄졌다.
정부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전략적 중심지로 삼아 생산 인프라를 확충하고, 관련 기반시설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시스템반도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협업 생태계 구축을 통해 수요 기업과 팹리스, 파운드리 간의 유기적인 협력을 장려하고 있다. 이를 통해 차량용 마이크로컨트롤러(MCU), 전력관리칩 등 미들테크 반도체의 국산화를 추진하며 공공펀드를 활용한 팹리스 투자 및 기술 협력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적 지원은 반도체 자동화 장비 및 로봇기술을 전문으로 하는 라온로보틱스에게 큰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라온로보틱스의 진공 로봇은 독립 제어 기술과 정밀한 링크 구동 기술을 채택, 웨이퍼 이송 시 오차와 오염을 최소화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강점을 가진다. 특히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필수적인 웨이퍼 이송 장비를 개발해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를 포함한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의 주요 장비사와도 협력 관계를 확대하고 있다.
라온로보틱스의 반도체 로봇 및 자동화 플랫폼 사업은 EFEM과 백본으로 구성된다. EFEM은 반도체 제조라인의 대기 환경에서 웨이퍼를 이송하고, 백본은 진공 환경에서 웨이퍼를 이송하는 장비로서 기술력이 집약돼 있다. 이 밖에도 라온로보틱스는 제약·바이오 분야로의 사업 확장을 통해 검사자동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AI 비전 기술을 접목한 이물질 검사 시스템 기술 등을 활용해 바이오 자동화 시장에서의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뛰어난 기술력과 시장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으며, 회사는 첨단 기술 개발과 시장 내 위치 강화를 위해 특허 출원에도 지속적으로 힘쓰고 있다.
라온로보틱스는 연구개발 인력 비중을 전체 인력의 35%로 설정해 지속 가능한 추진력을 확보하고 있다. 아울러 용인 테크노밸리에 약 6000평 규모의 신공장을 건설 중이며 완공 시 연간 약 3000억 원의 생산 능력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향후 글로벌 시장 확장과 생산 역량 강화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매출 2000억 원과 수출 비중 50% 달성을 실현할 계획이다. 이러한 비전은 지난해 중국 법인의 설립을 통해 강화된 글로벌 커버리지와 생산 역량 지원과 맞물려 있다.
반도체 웨이퍼 이송 로봇 시장은 성장세를 보이며 2024년 약 10억 6490만 달러(한화 약 1조 5450억원) 규모에서 2033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8.1%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시장 상황 속에서 라온로보틱스는 기술 혁신과 시장 확대를 통해 반도체 및 자동화 장비 분야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며 기존의 틀을 벗어난 퀀텀점프를 실현할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도 긍정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라온로보틱스가 링크(Link) 구동, 개별(Individual) 제어, 감속기 없는 다이렉트드라이브(DD) 모터 기술 등을 기반으로 입자 제어·정밀도·진동 억제 분야에서 경쟁사 대비 확실한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DD 모터를 적용할 경우 웨이퍼 이송 로봇의 핵심 성능 지표인 진동을 50% 이상 줄일 수 있어, 미세 공정 확대로 인한 수요 증가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해외 시장 확대도 본격화하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라온로보틱스가 중국 반도체 장비 업체와 양산을 준비 중이며, 일본·미국 주요 고객사들과도 공급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제품 'VACTRA' 시리즈 출시 역시 성장 모멘텀으로 꼽힌다. 고객사별 요구 사양이 크게 다른 반도체 장비 시장의 특성상, 제품 라인업 확장을 통해 맞춤형 대응 역량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라온로보틱스 관계자는 "새로운 클러스터와 각종 지원 정책이 합쳐지면서, 라온로보틱스는 더 높은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앞으로도 기술 개발에 집중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선도적인 위치를 확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라온로보틱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 39억3838만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58.4% 성장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38억2900만원으로 9.3% 증가하며 견조한 실적 흐름을 이어갔다. 실적 개선에 맞춰 주주환원 정책도 강화했다. 회사는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1주당 200원의 현금 배당을 확정했으며 시가배당률은 1.9%, 총 배당금은 약 23억8433만원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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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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