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석포제련소 모습. 영풍 홈페이지 캡처
경북 봉화 영풍 석포제련소의 토양을 실제로 파내 정화하는 과정에서 행정당국이 처음 파악하지 못했던 오염토 12만5000㎥가 추가로 확인돼 논란이 예상된다. 일부 구역에서는 새로 나온 오염토만 당초 정화명령 대상량의 3배를 넘어섰다. 첫 토양정화명령이 내려진 지 10년이 넘었지만 전체 정화율은 아직 절반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5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이 경북도로부터 제출받은 ‘석포제련소 토양정화사업 이행률’ 자료에 따르면 행정명령상 전체 정화 대상 토량은 81만5203.7㎥다. 그러나 굴착과 정화를 진행하면서 당초 조사에서 잡히지 않았던 오염토 12만5000㎥가 더 발견된 것이다. 기존 행정명령 물량의 약 15%에 해당한다.
추가 오염이 가장 두드러진 곳은 구리 추출 중간재인 ‘동스파이스’ 보관장이다. 이곳의 당초 정화명령 대상량은 2만4545㎥였지만, 작업 과정에서 7만4170㎥가 추가로 확인됐다. 새로 발견된 물량만 기존 대상량의 3배가 넘고, 이를 합치면 실제 정화 물량은 당초 예상의 4배 수준으로 불어난 셈이다.
정화 속도도 더디다는 분석이다. 지난 7월 말 기준 누적 정화 실적은 43만7121.5㎥로 행정명령 물량 대비 53.6%였다. 봉화군으로부터 이행 완료 판정을 받은 곳은 3공장과 사원주택 일부 부지, 하천부지 등 3곳이다. 나머지 가운데 1공장은 50%를 넘겼지만 2공장은 12.0%, 주변 지역은 27.0%에 머물렀다.
석포제련소 토양오염 문제는 2015년 4월 봉화군의 첫 정화명령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2년 안에 정화를 마치도록 했지만 기간 연장 요구와 행정소송, 재명령이 이어졌다. 2021년 내려진 공장 내부 오염토양 정화명령도 2025년 6월 말까지 이행하지 못해 고발과 재명령 조치를 받았다.
토양뿐 아니라 지하수 오염 문제도 제기돼왔다. 2020년 정부 특별점검에서는 제련소 부지 내부와 하천변의 지하수 조사 지점 108곳 모두에서 카드뮴이 수질 기준을 초과해 검출됐다. 무허가 대기배출시설 운영과 하천수 취수, 폐기물 부적정 보관 등도 당시 적발됐다.
정치권에서는 이전·폐쇄론까지 다시 거론되고 있다. 이 의원은 “10년이 넘도록 정화명령이 완료되지 않았다”며 사업자 자율에 맡길 것이 아니라 이전·재배치를 포함한 근본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도 지난달 국회에서 낙동강 식수원에 지장이 있다고 판단되면 “가장 강력한 조치는 영업을 중단시키는 일”이라고 밝혔다.
영풍은 환경정화 의무와 관련한 회계처리 문제로도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았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7월 정화비용 충당부채 과소계상 등을 이유로 영풍에 204억741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영풍은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추가 오염토 확인으로 석포제련소의 정화 범위와 비용, 향후 운영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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