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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깅노트] 삼성생명 "밸류업"…삼성전자 지분에는 석연치 않은 태도

논란의 핵심은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의 지분이다. 이 지분에 따라 발생한 삼성생명의 막대한 이익을 유배당보험 계약자의 몫으로 볼 수 있는지, 아닌지가 쟁점이다. 동일한 자산을 두고도 시각이 제각각인 가운데...

[디깅노트] 삼성생명 "밸류업"…삼성전자 지분에는 석연치 않은 태도

삼성생명의 최근 결산 공시를 둘러싼 뒷말이 무성하다. 논란의 핵심은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의 지분이다. 이 지분에 따라 발생한 삼성생명의 막대한 이익을 유배당보험 계약자의 몫으로 볼 수 있는지, 아닌지가 쟁점이다. 동일한 자산을 두고도 시각이 제각각인 가운데, 이슈의 초점은 기존의 평가이익을 넘어 실제 이익의 귀속 문제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최근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 가능성에 대비해 보유 지분을 일부 매각했다. 삼성생명은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 위반 소지를 사전에 해소하기 위해 삼성전자 지분 1조3020억원어치를 처분했고, 삼성화재도 2275억원 규모의 지분을 매각했다. 이로써 삼성전자 보유 지분율은 삼성생명은 8.51%에서 8.41%로, 삼성화재는 1.49%에서 1.47%로 낮아졌다. 합산 기준 약 0.13%p 감소에 그쳐 지분율 변화 자체는 크지 않다.

문제는 0.13%p 지분율을 낮추는 과정에서 1조5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움직인 사실이다. 삼성전자 주가 상승이 반영되면서 동일한 비율 조정이라도 거래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 단순한 지분율 관리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대목이다. 이 지점에서 질문이 나온다. 매각 이익은 과연 무슨 기준과 구조 안에서 처리되는가.

'밸류업'과 회계의 간극...복잡한 셈법

논쟁은 삼성생명이 제시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과 맞물린다. 삼성생명은 '라이프케어 복합금융 플랫폼' 전환과 함께 중장기 주주환원율 50%, 신지급여력제도(K-ICS) 비율 180% 이상 유지 등을 제시했다. 신회계제도(IFRS17)라는 환경적 변수도 있다. IFRS17 이후 보험계약 손익은 보험부채와 보험계약마진(CSM) 안에서 인식되는 구조로 바뀌었고, 과거 투자자산 평가이익 일부를 '계약자지분조정'으로 구분하던 방식은 사라졌다.

삼성생명은 이 같은 구조적 변화를 제시한다. 특정 자산 성과를 계약자 몫과 직접 연결하기 어렵고, 보험계약 전체 손익을 기준으로 배당이 산출된다는 설명이다. 자산운용수익률에도 미실현손익은 포함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입장이다. 유배당 결산 역시 감독규정에 따라 이뤄지며 추가 배당은 결손을 초과하는 이익이 발생하는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본다. 계약자에게 돌아갈 부분은 현재도 별도 재원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점도 함께 언급된다.

이번 매각은 경영진의 자율적 판단이라기보다 금산법 대응 성격이 강하다는 점도 언급되고 있다. 외생적 요인에 따른 거래인 만큼 매각이익이 누적 결손을 충분히 보전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별도 판단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동일한 기준 놓고 엇갈리는 전문가 분석

외부에서는 해석이 갈린다. 일부 전문가는 자산 성과와 계약자 배당 간 연결 구조에 대한 추가 설명이 필요하다고 본다. 계약자 자금과 연관된 자산에서 발생한 이익이라면 그 귀속 역시 함께 살펴야 한다는 논리다. 한 시민단체는 자산운용수익률 산정 방식과 유배당보험 배당 가능성에 대한 전제와 산식이 충분히 제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반면 다른 시각도 존재한다. IFRS17 체계에서는 미래현금흐름을 기준으로 보험부채를 평가하는 만큼 특정 자산의 평가이익을 계약자 몫으로 단순 연결하는 접근에는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다. 현실적인 매각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약 8%에 달하는 지분을 시장에서 소화할 수 있는지, 매각 속도와 방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수치 계산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 제시되는 대규모 매각차익 시나리오 역시 전제에 따라 해석이 달라진다. 더구나 매각 의도가 없다는 전제를 외면하고 단기간 내 대규모 매각을 가정하는 시나리오는 실질적이거나 현실적이지 않다.

이와 관련해 한 전문가는 회계 기준에서도 모든 가능성을 반영하지는 않는 점을 지적한다. IFRS17은 '중립적 가정'에 기반해 실현 가능성이 있는 시나리오만을 반영하도록 요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회사의 사업계획상 매각 계획이 없음에도 그 전제를 반영하지 않거나 실질적인 법규 개정이 관찰되지 않는 등 매각을 전제할만한 시나리오가 중립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현금흐름에 반영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결국 기준은 동일하나 이를 둘러싼 해석은 엇갈린 양상이다. 복잡한 회계 구조를 어느 수준까지 인정할 것인지, 현실적인 자산 처분 가능성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지점이다.

지분 매각 이후 불붙는 논란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단순한 투자자산을 넘어 그룹 지배구조와 맞물린 핵심 지분으로 평가된다. 이 지분이 줄어들 경우 계열사 간 지분 연결 구조에 영향을 미쳐서다. 일부는 지분율 변동이 제한적인 수준에 그친다면 지배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보는 반면, 다른 시각에서는 장기적으로 지분 축소가 이어질 경우 지배력에 간접적인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지분 매각은 투자이익의 귀속뿐 아니라 이 같은 구조 변화 가능성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사안으로 확장된다. 회계 기준과 실제 자금 흐름 사이 간극을 지적하는 시각도 이어진다. △평가이익은 손익에 반영되지 않고 △결손은 누적 기준으로 관리되며 △배당은 별도 절차에 따라 결정되는 구조가 각각 나뉘어 제시되면서 전체 흐름이 직관적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지분 매각처럼 실제 현금화가 이뤄지는 경우에도 동일한 기준이 그대로 적용되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해석이 엇갈린다. 결국 이번 공시에 관한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지분 가치가 확대된 상황에서 매각 이익이 어떤 기준 안에서 인식되는지, 그리고 그 설명이 계약자와 시장 모두에게 충분히 납득이 되는 수준인지, 장고(長考)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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