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왜 쓸쓸한 결말을 맞았을까요. 유품정리사 김새별 작가가 삶과 죽음에 대해 묻습니다. 중앙일보 유료구독 서비스 더중앙플러스가
‘어느 유품정리사의 기록’(https://www.joongang.co.kr/plus/series/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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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관광객들도 넘쳐나는 동네였다.
가게마다 유명인들이 다녀갔고 방송 출연쯤이야 단체로 한 듯한 상권.
직원과 천천히 차를 몰았다.
번화가에서 작업은 늘 주차가 걱정이다.
골목에다 차를 세우고 짐을 받아야 하는데 그런 일로 민원이 많다.
의뢰인은 고인의 형이었다.
단독주택 옥탑방에서 발생한 고독사다.
사후 열흘이 지난 상태.
부패가 상당히 진행됐을 터이니 시취 또한 심각할 것이다.
사고 현장인 옥탑방까지는 건물 외벽에 설치된 계단을 타고 올라가야 했다.
“차를 담벼락 가까이에 바짝 붙여, 가벼운 것들은 내가 밑으로 던질 테니까 차곡차곡 정리해.”
4층에 위치한 옥탑을 외벽 철제 계단으로 오르내리는 건 힘들고 또 위험했다.
계단이 가파른 데다 짐까지 들고 옮기면 시야가 가려 발을 헛디딜 수도 있다.
이번 현장은 그나마 집 옆에 차를 붙여놓을 공간이 있어 다행이었다.
삐걱대는 알루미늄 문을 열고 기어 올라갔다.
익숙한 시취와 함께 연탄 쩐내가 풍겨온다.
“자살이구나. 형이란 사람의 목소리도 아직 젊어 보였는데.”
이지우 디자이너
집 안은 난장판이었다.
시신을 옮기느라 바닥의 짐을 양옆으로 치워놓은 게 그나마 정리된 모습일 정도.
방 곳곳에 테이크아웃 커피잔이 가득했다.
그 동네 카페들을 죄다 모아놓은 편집숍 같았다.
온갖 브랜드가 새겨진 커피잔들이 이쁘고 화려했지만, 그 안엔 담배꽁초들이 그득했다.
컴퓨터 책상 위 독특하게 생긴 키보드와 마우스에선 현란한 불빛이 뿜어져 나왔다.
곡선으로 된 커다란 모니터.
누가 봐도 컴퓨터 게임광의 책상이다.
접히고 눌린 자국이 그대로 남은 의자는 고인이 몰두한 게임의 시간을 증명해 주고 있었다.
“게임을 엄청 좋아했나 보네.”
“30대네요.”
서랍장 위엔 누가 좀 봐달라는 것처럼 이력서가 펼쳐져 있었다.
여러 업체에 낸 서류들이었다.
의뢰인이 따로 챙겨달라는 유품은 없었다.
게임용 컴퓨터가 고가로 보였지만 그것도 버려달라고 했다.
혼자 살던 젊은이라 살림은 많지 않았다.
사실 쓰레기가 더 많으니 유품과 구분하는 게 더 번거로운 상황이었다.
다 버려달라니 차라리 고마운 의뢰인 셈이다.
직원과 둘이서 작업을 시작하니 옥탑방 원룸은 금세 비워져 갔다.
“아이고, 일찍부터 일을 시작하셨구나.”
“아, 예, 안녕하세요.”
작업 중이던 옥탑방을 찾은 건 60대 중후반의 여성이었다.
“누구신지? 혹시 집주인이세요?”
의뢰를 받은 건 고인의 형이라서 누군지 의아했다.
“아, 애 엄마예요.”
말을 잘못 꺼낸 듯해 한동안 답을 못 하고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아들 둘을 키운 홀어머니였다.
“주변에 상권이 밀집해 있고 사람도 많은 동네라 일찍 왔습니다.”
“맞아요, 동네에 요즘 더 사람이 많아졌어요.”
자식을 잃은 어머니인데 그 현장에서 본 여인은 뭐랄까.
시원시원한 성격이라고 할까?
애통이나 비통의 느낌이 비치지 않았다.
나는 묵묵히 손을 빨리 놀릴 뿐이었다.
정리도 거의 끝나가던 참이었다.
등을 돌린 채 작업을 하던 중 그녀의 혼잣말이 들려왔다.
“나이가 몇 살인데 밤새 게임만 하고, 일을 구해서 나가면 뭐 하나, 한 달도 못 채우고.
그만두고 그만두고.
그 나이에 매달 엄마한테 용돈이나 받아 살고….
같이 사니 하도 싸워서 여기로 내보냈더니…
돼지우리도 이것보단 깨끗하겠네.
여기 방에도 그렇게 오지 말라고 하더니 결국 이럴라고….”
나 들으라고 하는 혼잣말일 게다.
나는 뭐라고 대꾸를 할 수도 없었다.
착잡한 마음뿐.
겨우 짐을 다 꾸렸다.
난간 밑에 먼저 내려간 직원에게 소리쳤다.
“잘 받아. 터지지 않게.”
쓰레기 더미를 담은 대형 비닐봉투를 아래 트럭으로 던지기 시작했다.
짐을 다 비워내고 어머니께 말을 건넸다.
(계속)
“시취를 걷어내려면 특수약품들을 뿌려야 하는데요….”
“그냥 놔두시면 돼요.”
뒤를 이어 어머니가 꺼낸 말.
“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잠깐 말을 잇지 못했다.
자식을 잃은 어머니였다.
그런데도 울지 않았다.
대신, 방을 보며 “돼지우리”라고 했다.
너무나 냉정한 사람처럼 보였던 그 엄마의 정체,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돼지우리…냄새 놔둬요” 아들 죽은 옥탑방, 그 엄마의 정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14389
마지막은 씁쓸했다, 그들의 또다른 사연
“동생 조현병이야?” 파혼 당했다…술 취해 죽은 예비신부 비극
끔찍했던 건 동생이다. 누나가 죽었는데도 사태를 인지하지 못했다. 나흘 이상 꼼짝 않고 누운 누나를 보고도 이상함을 느끼지 못했다. 썩고 있는 누나를 등진 채 자기만의 세상에 빠져 있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16378
“302호 아가씨가 이상해요” 사흘만에 난리난 그 건물, 왜
별일 아닐 거라 생각했지만, 302호 여성은 결코 평범한 세입자가 아니었다. 단 사흘 만에 건물 전체를 술렁이게 만든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연일 혹한이던 그때, 그녀는 보일러까지 꺼둔 채 죽었다. 건물을 발칵 뒤집은 그녀의 슬픈 비밀은 뭐였을까.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06953
화장실 천장 보고 놀랐다…금수저 여대생의 '잔혹한 불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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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밖에 나가지도 않는 사람이 누굴 만나?” 40세 언니에게 생긴 3살 연하의 첫 남친. 며칠이 지난 어느 날, 언니의 카카오톡 프로필은 촛불 사진으로 바뀌었다. 그 뒤 참혹한 일이 터졌다. 언니에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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