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엔알리서치, AI 기반 플랫폼 구축으로 성장 잠재력 높여
전통 제약사 대부분 적자 전환…R&D 비율 평균보다 낮다
사진=생성형 AI
[파이낸셜리뷰=김경은 기자] 오는 7월 시행될 ‘동전주’ 퇴출 규정을 앞두고, 주가가 1000원 미만에 머무는 중소형 제약사들이 ‘주가 높이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처럼 주식병합과 무상감자 등 단기 처방에 나서는 기업이 있는 반면, 일부는 사업 구조 다각화와 연구개발(R&D) 역량 강화를 통해 정면 돌파를 시도하는 모습이다.
“동전주 탈출하자”… ‘주식병합·무상감자’ 잇달아
이달 23일 종가 기준 네이버페이 증권에 따르면,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173개 제약 기업 중 동전주(거래중지 제외) 종목은 총 14곳이다.
이 가운데 주식병합을 결정한 제약사는 ▲화일약품(997) ▲네오이뮨텍(547) ▲씨엑스아이(426) ▲경남제약(817) ▲우진비앤지(679)로 총 5곳이다.
주식병합은 여러 주식을 합쳐 주식 수를 줄이고 주가를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액면가 500원인 주식을 5대 1로 병합하면 주당 액면가는 2500원으로 상승한다.
실제로 화일약품을 제외한 네오이뮨텍, 씨엑스아이, 경남제약, 우진비앤지는 모두 5대 1 비율을 선택했다.
이 중에서도 건기식 제조기업
씨엑스아이
는 24일 오전 10시 기준 시가총액이 114억원으로 가장 낮았다. 이는 올해 7월부터 상향되는 상장폐지 시가총액 기준(200억 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다만 재무 구조는 상대적으로 탄탄한 편이다. 씨엑스아이의 제17기(2024년 7월~2025년 6월) 실적은 매출액 576억 원, 영업이익 97억 원, 당기순이익 127억 원을 기록하며 3년간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이 시기 씨엑스아이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0.9배로, 한 해 벌어들인 순이익이 시가총액(114억 원)을 웃돌아 전형적인 저평가 기업에 해당된다.
지난해 1분기(2025년 7월~9월)에서도 매출액 163억 원, 영업이익 48억 원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된 다른 동전주 제약사와 대비되는 흐름을 나타냈다.
반면 무상감자를 결정한 기업도 적지 않다. ▲메타케어(239) ▲앱토크롬(168) ▲에이프로젠(318)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308) 총 4곳이 자본금 축소를 통한 재무 구조 개선에 나섰다.
지난달 에이프로젠은 자회사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와 앱토크롬의 무상감자를 각각 15대 1, 20대 1 비율로 결정했다.
특히 23일 종가 기준 주가가 가장 낮은
앱토크롬
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164억 원) 약 40% 감소해 98억 원을 기록했고, 영업손실은 22억 원으로 적자 전환됐다.
회사 측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한 이유를 종속 사업 둔화로 설명했지만, 기존 160억 원대 매출을 유지하던 흐름이 크게 꺾였고 영업이익 흑자 기조도 무너졌다는 점에서 재무 불안이 심화된 상태다.
이밖에 ▲모아라이프플러스(799) ▲텔콘RF제약(814) ▲파라택시스코리아(730) ▲씨엔알리서치(784) ▲조아제약(851) 등도 동전주에 포함됐다.
사진=씨엔알리서치 홈페이지 캡쳐
사업 구조 다변화로 향후 ‘성장 가능성’ 높이나
사업 다각화와 연구개발 역량 중심으로 꾸준히 매출 성장에 이른 동전주 기업도 있다.
글로벌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인
씨엔알리서치
는 지난해 연결 기준 650억 원의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 2022년 485억 원, 2023년 551억 원, 2024년 597억 원에 이어 4년 연속 매출 증가를 이뤘으며, 같은 기간 부채비율도 70~80%대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부채 부담 수준을 나타냈다.
다만 종속회사 편입과 사업 영역 확장을 위한 비용 증가로 수익 규모는 둔화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4억 원으로 전년 36억 원 대비 61.8%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10억 원으로 전년 33억 원 대비 69.7% 감소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씨엔알리서치는 AI 데이터 기반 임상 플랫폼을 중심으로 ‘데이터 CRO’ 전환을 선언했다.
특히 자회사 트라이얼인포매틱스를 중심으로 영상 기반 AI 판독 모델·자동화된 데이터 큐레이션 등 임상 데이터 디지털화 기술을 확충하고, 임상전주기에서 AI가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차세대 ‘CRO 모델’ 구현 투자에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업계에서는 AI 기술 등 초기 투자 비용으로 단기 수익성은 감소할 수 있지만, 장기적인 수익 구조가 형성된다면 향후 성장 잠재력은 높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사진=화일약품, 경남제약 조아제약 홈페이지 캡쳐
위기의 전통 제약사… 현저히 낮은 R&D 비율
동전주 가운데 전통 제약사로 분류되는 ▲화일약품(997) ▲경남제약(817) ▲조아제약(851)의 상황은 더욱 녹록지 않다.
지난 6일, 10:1의 주식병합을 결정한
화일약품
은 4년째 실적이 감소하면서 실적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2023년 1225억 원, 2024년 1198억 원으로 매출액이 지속 감소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100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8% 감소했다.
이와 함께 영업이익도 줄었다. 2023년에 20억 원이었던 영업이익은 2024년 63.1% 감소해 7억 원을 기록했으며 최근에는 23억 원의 적자로 전환됐다.
특히 지난해 화일약품의 연구개발(R&D) 투자 비율은 0.75%로, 상위 10대 제약사 평균 R&D 비율(10.7%)에 비하면 매우 낮은 편에 속한다.
경남제약
역시 매출 감소와 함께 영업 적자로 전환됐다. 지난해 매출액은 559억 원으로 전년 대비 8% 줄었으며, 영업손실은 83% 증가해 17억 원으로 적자 상태를 지속했다. 흑자였던 당기순손실도 90억 원으로 적자 전환됐다.
대표 상품 ‘레모나’를 보유하고 있지만, 지난해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는 3.75%에 머무르며 성장 동력 확보에 한계를 드러냈다.
전통 제약사 중 시가 총액(272억 원)이 가장 낮은
조아제약
의 지난해 연구개발비율은 2.29%에 그친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93억원으로 전년 대비 5.4% 줄었으며,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65억 원, 73억 원으로 적자 탈출에 실패했다.
이러한 적자 상황에서 조아제약은 지난해 동물의약품 등 신규 사업 시도로 실적 반등을 노렸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여러 요인이 겹치면서 뚜렷한 성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다만 조아제약은 다른 제약사들과 달리 아직 주식병합이나 무상감자 등 재무적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이는 단기 재무 조정보다는 자구적인 사업 다각화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전략으로도 해석된다.
증권업계에서도 단기 처방보다는 실적 개선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동전주 제약사들은 급등락이 심하고 상폐 위험이 높기 때문에 단기 주가 상승만 보고 투자하기보단, 기업 실적과 재무제표를 유심히 보고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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