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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동양칼럼/ 3대 메가프로젝트로 여는 국토 대전환

대한민국의 국토 지도가 거대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정부가 공표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는 호남·영남·충청권을 반도체와 피지컬 AI, 데이터센터를 핵심 축으로 연결하는 초대형 첨단 산업 클러스터 구상이다.

동양칼럼/ 3대 메가프로젝트로 여는 국토 대전환

▲ 백기영 유원대 교수

대한민국의 국토 지도가 거대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정부가 공표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는 호남·영남·충청권을 반도체와 피지컬 AI, 데이터센터를 핵심 축으로 연결하는 초대형 첨단 산업 클러스터 구상이다. 민간 기업의 장기 투자까지 더해지면 무려 1600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본이 전 국토에 배분된다. 이는 단순한 산업단지 조성을 넘어, 고착화된 수도권 일극 구조를 깨뜨리고 전 국토를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재편하겠다는 야심 찬 공간 선언이다. 지방소멸 위기 속에서 균형발전과 청년 일자리 창출을 하나의 틀로 엮어낸 이 프로젝트는 한국 사회의 미래를 열어갈 성장 전략이자 새로운 국토공간 전략이다.

국토·공간 전략 측면에서 이번 프로젝트가 가지는 의미는 매우 크다.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성장축을 다핵화하는 ‘5극 3특’ 국토 대전환의 실천적 이정표이기 때문이다. 핵심은 첨단 산업단지와 도심융합특구, 신도시를 고속 광역교통망으로 연결하는 패키지형 공간 모델에 있다. 지방을 단순한 생산기지가 아니라 청년과 전문인력이 자발적으로 모여드는 혁신 거점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거대한 비전이 장밋빛 청사진에 머물지 않으려면 현장의 우려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규제는 풀고 지원은 강화하겠다는 메가특구법과 기업형 첨단도시 구상이 복잡한 이해관계와 행정 절차를 넘어 신속하게 추진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과제다. AI와 데이터센터, 반도체 산업은 막대한 전력과 용수, 초고속 통신망을 동시에 요구하는 산업이다. 여기에 전력계통 안정성, 재생에너지 확보, 지역 주민과의 환경 갈등, 데이터 보안 및 사이버 안전까지 함께 고려하지 않으면 산업 경쟁력과 지역 수용성을 동시에 잃을 수 있다. 자칫 권역 간 유치 경쟁이나 정치적 논리에 휘둘려 중복 투자와 과잉 공급이 발생하지 않도록 국가 차원의 기능 분담과 역할 조정도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정부와 정치권은 이 대전환을 성공으로 이끌 실행체계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메가특구와 기업형 첨단도시에 대한 법·제도적 패키지를 조기에 정비해야 한다. 인허가와 보상, 설계를 병행하는 통합 절차를 도입하고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와 영향평가 사전 컨설팅을 통해 사업 속도를 높여야 한다. 아울러 필수 인프라는 지자체가 아닌 국가 기간망 계획으로 관리해야 한다. 또한 산업별 기능을 차별화하고 지역별 비교우위에 기반한 특화 전략을 마련해 중복 경쟁보다 상호 보완적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초기 단계부터 주거와 교육, 의료, 문화 인프라를 함께 확충하는 종합 공간 전략이 뒷받침될 때 기업과 인재도 함께 움직일 것이다.

이 거대한 퍼즐에서 충청권의 전략적 위상은 중요하다. 충청권은 세종의 행정수도 기능, 대전의 연구개발 역량, 충남·북의 제조 기반이 결합된 독보적인 행정·과학·제조 트라이앵글을 갖추고 있다. 메가프로젝트 속에서 충청권은 첨단 산업과 국가 정책 거버넌스를 연결하는 전략적 허브이자 수도권과 남부권을 연결하는 국가 혁신축으로 기능해야 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충청권의 공간 대응도 더욱 정교해야 한다. 세종~대전~천안·아산~청주를 하나의 초광역 디지털·제조 혁신벨트로 연결하는 광역 발전전략을 서둘러야 한다. 연구개발과 제조,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산업이 유기적으로 연계되는 기업형 첨단도시 모델을 선도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지역 대학과 기업을 연계한 인재 순환체계를 강화하고 정주 여건까지 개선한다면 청년과 글로벌 인재가 스스로 찾아오는 혁신 생태계가 완성될 것이다.

3대 메가프로젝트는 대한민국 국토의 미래 가치를 다시 설계하는 국가적 도전이다. 이제 공은 정치와 행정의 실행력에 달려 있다. 특히 메가트렌드 산업인 피지컬 AI와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기반시설과 장기 투자, 지역 간 연계가 전제되는 만큼 속도 못지않게 기능 분담과 지속가능성, 에너지·환경·인재 전략을 함께 담아내는 정책적 균형감각이 요구된다. 법과 제도, 인프라와 정주 여건을 아우르는 치밀한 실행 전략만이 이 거대한 구상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 지방을 살리고 대한민국의 대도약을 이끌 ‘한국판 실리콘밸리’의 성공적인 안착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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