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주지방법원 전경 / 이나라 기자
직장 동료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불륜 정황을 발견한 뒤 이를 촬영해 다른 직원에게 전달한 아동복지시설 직원이 벌금형의 선고를 유예받았다.
청주지법 충주지원 형사2단독(부장판사 김주현)은 정보통신망법 위반(정보통신망 침해)·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1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고 11일 밝혔다.
선고유예는 비교적 가벼운 범죄에 대해 형의 선고를 미뤘다가 유예일로부터 2년이 지나면 형 선고의 효력을 없애는 제도다.
A씨는 2024년 6월 근무하던 아동복지시설의 공용 컴퓨터에서 동료 B씨의 카카오톡 계정이 로그인된 상태로 남아 있는 것을 발견하고 대화 내용을 무단으로 열람한 뒤 영상으로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촬영한 영상을 다른 동료 직원에게 전송하면서 B씨의 불륜 사실을 알리는 등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우연히 로그인된 카카오톡 대화를 보게 됐을 뿐이고 아동복지시설의 건전한 근무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행동이었던 만큼 공익적 목적이 있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 부장판사는 "A씨가 직접 대화창을 열어 내용을 살펴보고 화면을 넘겨가며 확인한 데다 이를 영상으로 촬영해 다른 직원에게 전달한 행위는 정당한 접근 권한을 벗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카카오톡 대화 내용은 피해자의 내밀한 사생활에 해당하고 이 내용이 피해자의 근무 태도나 아동 돌봄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기관장이나 관련 협회에 피해자의 행위를 신고한 사실도 없어 공공의 이익을 위한 행동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사생활 침해 행위를 반성하고 있는 점과 약 15년 전 벌금형을 받은 이후 별다른 범죄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의 선고를 유예했다. / 이재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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