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지 선수단. 라이엇 게임즈 제공
“여기가 바로 호랑이 굴이다.”
젠지가 세트 스코어 3-0으로 KT를 완파하는 모습을 보며 중계진은 이렇게 말했다. 특히 3세트 22분 한타 이후 세 번의 교전이 모두 5-0으로 끝난 장면은 압권이었다. ‘LCK 패왕’ 젠지가 다시 돌아왔음을 만천하에 알린 완승이었다.
젠지는 1일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치지직 롤파크에서 열린 2026 LCK 플레이오프 2라운드 KT와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젠지는 플레이오프 3라운드 진출과 함께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진출도 확정했다. 젠지는 오는 5일 한화생명e스포츠와 T1의 플레이오프 2라운드 승자와 결승 직행 티켓을 놓고 맞붙는다.
젠지 유상욱 감독, 듀로 선수 승리팀 기자회견. 꾹깸
젠지의 승리로 T1도 남은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롤드컵에 진출한다. MSI 우승으로 일찌감치 롤드컵 티켓을 확보한 한화생명까지 세 팀의 진출이 확정되면서 LCK의 남은 롤드컵 진출권 한 자리는 KT와 디플러스 기아, BNK 피어엑스가 놓고 다투게 됐다.
반면 KT는 패자조로 내려갔다. 플레이인에서 한진 브리온을 꺾고 살아남은 데 이어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는 디플러스 기아를 3-0으로 완파했지만 상승세를 이어가지는 못했다. KT는 패자조에서 다시 롤드컵 진출에 도전한다.
젠지는 이날 경기에 앞서 정규시즌 1위 자격으로 플레이오프 2라운드 상대 선택권을 확보했다. T1과 KT 중 젠지는 KT를 지목했다. 젠지는 정규시즌 KT전에서 3연승을 거뒀고 MSI 대표 선발전에서도 3-0으로 승리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KT를 제압하며 올해 상대전적 우위를 이어갔다.
지난해 당한 패배도 갚았다. 젠지는 2025 롤드컵 4강에서 KT에 패해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올해는 정규시즌에서 세 차례 모두 KT를 꺾은 데 이어 플레이오프 맞대결에서도 승리하며 다른 결과를 만들었다.
선발 라인업은 젠지가 기인, 캐니언, 쵸비, 룰러, 듀로로 구성했다. 이에 맞서는 KT 롤스터는 퍼펙트, 커즈, 비디디, 지우, 에포트가 출전했다.
1세트 밴픽에서 젠지는 카밀, 리신, 라이즈, 유나라, 룰루를 선택했고 KT는 올라프, 판테온, 오리아나, 칼리스타, 레나타 글라스크로 맞섰다. 중계진은 카밀과 라이즈를 활용한 젠지의 빠른 움직임과 이에 맞선 KT의 오브젝트 교전을 승부의 핵심으로 꼽았다.
1세트는 팽팽한 접전 끝에 젠지가 선취했다. 초반에는 KT가 앞섰다. ‘커즈’ 문우찬의 판테온이 적극적으로 움직였고 KT는 드래곤과 포탑을 연이어 챙겼다. 18분 젠지가 카밀을 앞세워 승부수를 던졌지만 KT는 이를 받아쳤다. 22분 KT는 네 번째 드래곤까지 확보했다.
그러나 젠지는 곧장 경기의 흐름을 뒤집었다. ‘캐니언’ 김건부의 리신이 KT 진영을 파고 들었고 ‘기인’ 김기인의 카밀도 후방에서 힘을 실었다. 35분 ‘캐니언’ 김건부가 두 차례 장로 드래곤을 빼앗으며 KT의 반격을 차단했다. 곧장 KT의 본진으로 진격한 젠지는 넥서스를 파괴하며 1세트를 선취했다.
2세트 밴픽은 젠지가 아트록스, 초가스, 아칼리, 애쉬, 세라핀을 픽했고 KT가 제이스, 녹턴, 갈리오, 제리, 유미로 진용을 갖췄다. 젠지는 초가스와 세라핀을 중심으로 뭉쳤을 때의 힘과 후반 밸류를 앞세운 조합을 구성했다. KT는 녹턴과 갈리오의 진입에 제리와 유미가 호응하는 구도를 활용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2세트도 ‘캐니언’ 김건부가 돋보였다. ‘쵸비’ 정지훈의 활약도 컸다. 경기 초반 젠지가 드래곤을 연이어 챙겼지만 KT는 ‘지우’ 정지우의 제리를 성장시키며 맞섰다. 22분 ‘커즈’ 문우찬이 픽한 녹턴이 ‘룰러’ 박재혁의 애쉬를 잡았다. ‘비디디’ 곽보성이 합류하고 ‘지우’ 정지우가 후방에서 화력을 보태며 KT는 킬 스코어를 7-3까지 벌렸다.
하지만 29분 드래곤 교전에서 젠지가 경기의 흐름을 뒤집었다. ‘캐니언’ 김건부의 초가스가 용을 확보하는 가운데 나머지 선수들이 KT의 진입을 끊어냈다. ‘쵸비’ 정지훈의 아칼리도 KT의 핵심 전력 ‘지우’ 정지우를 제거했다. 이어 ‘비디디’ 곽보성까지 쓰러뜨린 젠지는 주도권을 가져왔다. 젠지는 32분 교전에서 에이스를 띄우며 KT의 넥서스를 파괴했다.
3세트 밴픽에서 젠지는 트위스티드 페이트, 스카너, 신드라, 시비르, 카르마를 선택했고 KT는 나르, 오공, 아리, 이즈리얼, 노틸러스로 맞섰다. 젠지는 강한 라인전을 앞세워 KT의 움직임을 제한하는 조합을 구성했다. 반면 KT는 적극적인 메이킹으로 틈을 만들어야 했다.
3세트를 주도한 건 젠지였다. KT가 2분 선취점을 올리고 첫 드래곤을 가져갔지만 젠지는 흔들리지 않았다. 라인전에서 꾸준히 격차를 벌렸고 18분 젠지는 골드에서 2000 이상 우위를 점했다. 승부처는 22분 교전에서였다. KT가 메가 나르를 앞세워 싸움을 걸었지만 젠지가 이를 받아쳤다. ‘쵸비’ 정지훈의 신드라가 ‘커즈’ 문우찬의 오공을 잡았다. ‘기인’ 김기인과 ‘캐니언’ 김건부도 연이어 킬을 추가했다. 한타 대승을 거둔 젠지는 바론 인근 교전에서까지 KT를 압박했다. 28분 마지막 교전에서 에이스를 띄운 젠지는 넥서스를 파괴하며 KT를 3-0으로 완파했다.
김정후 기자 kjh@kukinews.com
X
Kakao
link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