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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돌발 질문'까지 등장…대학축제 '학생증 암표 거래' 기승

"학생증이랑 신분증 주시고요. 생년월일이 어떻게 되세요? "

연예인 라인업 따라 콘서트 방불케 하는 축제

주요 구역 입장하려는 외부인 신분 위조 시도

학생증 대여 50만원까지…"명백한 처벌 대상"

"학생증이랑 신분증 주시고요. 생년월일이 어떻게 되세요?"

축제가 한창인 27일 오후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 팔찌 부스에서 총학생회가 신분을 확인하고 있다. 박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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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오후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 축제가 한창인 메인 거리에는 학생들의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이벤트 부스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이곳에서 때아닌 신분 확인이 시작됐다. 대학가 축제가 풍성해지면서 외부인의 '학생증 위조·암표 거래'가 활개 치고 있기 때문이다. 재학생만 참여하는 즉석 소개팅 부스 '찬란한 만남 5분의 선택' 앞에서도 '보라색' 팔찌가 눈에 띄었다.

총학생회는 학생증·신분증을 대조한 뒤 '재학생 전용 구역'에 입장할 수 있는 팔찌를 배부해주는 식으로 신분을 확인했다. 총학생회 관계자는 "팔찌를 양도하거나 위조·도용할 경우 법적 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적발된 본인과 관련 인원은 즉시 축제 출입 명단에서 제외하고 축제 기간 메인 무대 출입이 제한될 수 있다'는 경고문도 게재됐다.

27일 오후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 축제에 마련된 데이팅 앱 '틴더' 부스에서 학생들이 체험을 하고 있다. 박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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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축제 시즌에 접어들면서 외부인이 재학생 신분을 위조하거나 학생증을 양도받아 입장하는 '암표 거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초청 가수 등 공연을 관람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입장권처럼 여겨지는 학생증이 수십만원에 거래되기도 한다. 학생들이 부정 거래까지 단속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청춘을 만끽하는 대학가 축제의 본래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학가를 달군 축제 열기는 해가 진 뒤로도 이어졌다. 이날 오후 8시께 서울 중구 동국대학교의 메인 무대 앞은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 공연 시간이 가까워지자 무대 앞으로 인파가 몰렸다. 동국대는 재학생과 외부인 구역을 철제 펜스로 나눠 운영했다. 재학생 구역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사전에 인증 절차를 거쳐 '티켓'을 별도로 사야 했다. 신분 위조를 막기 위한 방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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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대학 총학생회는 신분을 위조한 외부인 솎아내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에는 단순히 학생증만 확인하는 수준을 넘어 재학생만 답할 수 있는 '캠퍼스 로컬 질문'까지 동원되고 있다. 이달 중순까지 축제를 진행했던 서울대학교에선 "관정은 어떤 건물인가"라는 식의 돌발 질문을 던졌다. 포털 검색으로는 알기 어려운 내용을 물어 재학생 여부를 가려내겠다는 것이다.

팔찌 재양도를 막기 위한 편법 차단도 강화됐다. 일부 대학은 입장 팔찌를 채워준 뒤 그 위에 형광 도장을 찍거나 손등에 특정 시간대 표시를 남기는 방식까지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외부인 출입을 제한하는 대학이 늘면서 무대와 가까운 재학생 구역에 들어가기 위한 편법이 성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엑스(X·옛 트위터)와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등에서는 축제 기간 '○○대 학생증 빌려주실 분 구함' '재학생 존 입장 사례금 드림' '학생증 양도 20만원' 등 게시글이 실시간으로 올라오고 있다. 일부 학생들은 신분 확인 절차를 통과할 수 있도록 신분증과 학생증을 빌려주고 대가를 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자가 직접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문의해보니 입장 시 필요한 학생증·신분증 대여 시세는 최소 10만원에서 20만원을 넘나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기 연예인이 공연하는 날의 경우 50만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인파가 몰리면 적발이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분증·학생증 사진을 실물과 대조해야 하는데 공연이 진행되는 어두운 저녁에는 꼼꼼히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학생 정모씨(22)는 "검사를 꼼꼼히 한다고 하지만 현장이 복잡하고 깜깜해서 쉽게 통과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27일 오후 서울 중구 동국대학교에서 학생들이 우산을 쓰고 무대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이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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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학생증으로 신분을 위조해 축제에 입장하는 행위가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학교 안이라는 특성상 크게 문제 삼지 않아 넘어가는 경향이 있지만, 명백히 비정상적인 거래"라며 "재학생 복지를 위해 사용된 예산인 만큼 사문서 부정행사죄나 업무방해죄 위반 소지가 있다"고 했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변호사는 "통상 주민등록법 위반과 대학 측에 대한 업무방해로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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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연예인 공연 등에 매몰돼 대학 축제의 본래 취지를 잃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대학 축제는 연예인 라인업 경쟁으로 변질되면서 유명 연예인 섭외 여부가 대학의 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연예인 라인업에 집중하는 축제가 아닌 학생이 직접 만들고 참여하는 문화로 바꿔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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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이지예 기자 ea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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