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심사 앞두고 협치창구 부재
수석자리 1곳 뿐…정무 업무 공백
여야정 협의체 구성 협의 '실종'
도의회 “정비 안되면 추경 차질”
경기도의회 전경
경기도가 소통라인을 조속히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추미애 지사가 '재정난'을 공식 선포한 상황에서 치러지는 예산안 심사를 앞두고, 열쇠를 쥔 도의회와 소통 창구가 사실상 셧다운 상태인 데다 도 내부 부서 간 조율마저 삐걱거리는 모습이다.
도의회 내부에서도 도가 협치에 무관심한 것 아니냐고 여기는 시각도 있다.
정무 직책 등에 경기도정과 도의회 생리를 제대로 알고 있는 인물을 얼마나 기용할 지도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20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도는 최근 추가경정예산안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주무 부서와 사전 조율을 거치지 않은 자료를 공식 배포했다가 뒤늦게 수정하는 등 내부 행정 혼선을 드러냈다.
도는 선감학원 국가폭력 피해자 배상금 예산을 대폭 삭감하면서 '일부 소송 건 상소 예정'이라는 문구를 명시했다가 당일 오후 수정 자료를 재배포했다.
도 안팎에서는 추경안 마련 과정에서 추 지사의 정책 기조가 무엇인지 등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일률적인 삭감 기조가 이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도내 31개 시·군 등에서 이런 점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하거나 반발하기도 했다.
소통라인 공백이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현재 도청 수석 자리(민선 8기 기준) 4개 중 정책수석 한 자리만 채워진 상황이다.
이는 당장 9월 추경 심사를 앞둔 도의회의 예산 심사로 불똥이 튈 전망이다. 이날까지 도와 도의회 간 소통 가교 역할을 하는 창구가 부재하다.
소통협치관(현 일반직)이 정무 업무를 대행하고 있어 한계가 있다.
18일 도가 도의회에 추경안을 보고하기 전 의회에선 협치수석 등 소통라인을 꾸려 올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 지사가 재정위기를 수차례 강조하면서 혁신을 예고했으나, 정무라인 부재로 도의회에선 도의 정확한 입장을 인지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TF 회의 내용을 비롯해 세입 구조 변화 등 핵심 현안에 대해 도의회에 구체적으로 공유된 내용은 사실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재정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위해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따로따로 TF를 운영하면서 대응책을 모색할 뿐이다.
도와 의회 간 '여야정협의체' 구성이나 구체적인 협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도의회 한 다선 의원은 “추미애 지사가 도대체 무엇을 원하는지, 예산 편성에 방점을 둔 것이 무엇인지 알 길이 없다”며 “도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야 손발을 맞추고 심사를 진행할 텐데 의회의 요구를 전달할 창구조차 없다”고 토로했다. 도의회가 정부 압박을 위한 결의안 채택 등 재정난 해결 구상에 힘을 보탤 수 있는데도, 소통 부재로 힘을 얻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통 부재가 계속될 경우 오는 9월 추경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도가 제출한 감액안에 대해 의회가 심사 과정에서 주요 민생 예산이나 시·군 매칭 예산을 대폭 증액하거나 부활시킬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이미 국민의힘은 '민생·복지 예산 삭감 제보센터' 가동을 시작했다.
도가 삭감한 예산을 원복시키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의회가 수정한 예산안을 도가 수용하지 않는 극단적 사태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조심스레 나온다.
도의회 관계자는 “재정 위기 상황에서 예산 심사권을 가진 의회와의 소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도가 추진 방향을 명확히 밝히고 소통 창구를 조속히 정비하지 않는다면 이번 추경 심사 과정에서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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