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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데스크칼럼] 협력으로 포장?, 과기정통부의 통신요금 압박(?)

'요금은 낮추면서, 정보보안 강화와 네트워크 품질을 개선시키고, AI(인공지능) 투자는 확대하라'는 3가지... 이와 동시에 AI 투자 강화까지 더해지면 비용 부담은 더욱 커진다. 이 경우 통신사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데스크칼럼] 협력으로 포장?, 과기정통부의 통신요금 압박(?)

4월9일 통신업계를 중심으로 한 IT업계의 시선이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으로 쏠렸다. 정재헌 SK텔레콤 사장과 박윤영 KT 사장이 공식 취임 후 처음으로 이동통신 3사 CEO가 모두 이곳에 모였기 때문이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통신 산업의 신뢰 회복 및 민생 기여’ 등의 명분으로 이들을 모았다.

언론은 공식석상에 처음 선 박윤영 사장에 관심이 높았지만 초점은 결국 ‘통신비 부담 완화’ 쪽으로 기울었다.

이통3사 간담회에 앞서 정부는 이날 아침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를 열었다. 이 회의에선 물가 안정이라는 큰 틀에서 통신요금 인하 필요성이 강조됐다. 그리고 민생 TF에서 설정된 ‘요금 인하’ 기조가 이날 오후에 열린 배경훈-이통3사CEO 간담회로 이어졌다.

따라서 민생을 앞세운 정책방향이 곧바로 산업현장에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 즉 이날 간담회는 협력이 아닌 과기정통부의 일방적인 ‘전달’처럼 해석될 오인이 충분했다.

이날 간담회의 핵심 내용은 이통사의 ‘통신비 완화, 보안 강화, 투자 확대’로 요약된다. 이중 통신비 부담완화 정책으로 이통사에 요구한 △2만원대 5G(5세대 이동통신) 요금제 △데이터 안심 옵션 전면 도입 등은 당연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400kbps 속도로 데이터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2만7830원짜리 요금제를 등장시킨다는 것. 그리고 데이터를 소진하더라도 메신저와 길찾기 등은 무료로 저속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중동전쟁 여파로 어려운 가계 살림을 도우려는 취지는 좋다. 하지만 통신사 입장에서 모든 것을 한번에 소화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요금은 낮추면서, 정보보안 강화와 네트워크 품질을 개선시키고, AI(인공지능) 투자는 확대하라’는 3가지 정부 요구안을 동시에 달성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특히 2만원대 요금제와 데이터 옵션확대는 ARPU(가입자당 평균매출) 하락으로 이어져 통신사 수익구조를 직접적으로 압박하게 된다. 이와 동시에 AI 투자 강화까지 더해지면 비용 부담은 더욱 커진다. 이 경우 통신사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투자 속도 조절 또는 비용 절감뿐일 것이다.

배경훈 부총리는 또한 이번 간담회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게 분기 단위로 정례화하는 CEO 협의체를 마련, 민·관 협력을 지속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를 다르게 해석하면 협력이라기보다 ‘관리’에 가깝게 들릴 수 있다. 이 경우 이통사는 정책을 이행하는 실행 조직으로 취급될 수 있다. 또한 시장 경쟁을 통해 요금을 낮추게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협력’이라는 단어를 쓰게 되면 이통업계 특성상 자칫 ‘담합’ 논란이 따라붙을 수도 있다.

IT통신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는 민생TF 내용을 전달하는 곳이 아니다. 시장을 가장 잘 아는 만큼 충분한 논의를 통해 순차적 진행 또는 적합한 조율의 모습은 최소한 보였어야 했다.

이처럼 과기정통부의 일방소통(?) 방식은 언론에 행한 모습을 봐도 알 수 있었다. 과기정통부는 4월9일 이통3사 CEO 만남에 앞서 예고 기사(4월8일)를 작성한 일부 언론사에 ‘자료 배포를 금지한다’는 경고성 메시지를 남겼다. 심지어 예고 기사의 초점은 과기부총리가 아닌 민간기업 CEO에 맞춰진 기사였다. 이 같은 대응만 봐도 과기정통부가 협력보다는 관리와 통제에 무게가 실려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부 자료는 선택적으로 ‘열어주거나 막을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현재 이재명 정부는 민관 협력과 시장 기반 성장을 강조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간담회를 대통령이 추진하는 대로 진행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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