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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데스크칼럼] 도시 ‘활성화’, 문화에서 해법 찾자

개인적인 취향이다. 나는 ‘활성화’라는 단어를 좋아하지 않는다.

[데스크칼럼] 도시 ‘활성화’, 문화에서 해법 찾자

박찬대 ‘제문부 프로젝트’ 市균형발전 계획

인위적 유입 자본·인파는 썰물처럼 빠질것

좋은 그림·공연·문학작품 누리는 도시로

김성호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

개인적인 취향이다. 나는 ‘활성화’라는 단어를 좋아하지 않는다.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다. 3년쯤 전이었다. 인천아트플랫폼과 주변 상권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이곳저곳에서 들리기 시작한 때였다. 그 활성화를 위해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를 축소해야 한다는 말도 함께 들리기 시작했다. 돌이켜보면 그때 쓰인 ‘활성화’라는 말은 현재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야 한다는 의미로 쓰였다. 보통 활성화라는 단어는 ‘제 기능을 활발하게 하는 것’을 일컫는 데 쓰인다. 기능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활성화를 추구한다니 이해하기 힘들었다. 원인을 살피지 않고 엉뚱한 곳에서 답을 찾으려 하는 ‘행정’을 이해할 수 없었다. 특정 집단의 ‘민원’에서 비롯됐을 것이라는 강한 의심도 그때 생겼다.

그때 느낀 ‘활성화’는 욕망의 단어처럼 느껴졌다. 땅값이 지금보다 많이 올라야 하고, 장사하는 분들의 매상이 지금보다 더 높아져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됐다. 욕망이 나쁜 것은 아닌데, 그 욕망이 다른 더 중요한 가치를 훼손하려 덤비니 화가 났다. 레지던시를 폐지해 일대를 활성화하겠다는 구상을 들었던 그때의 마음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겠다는 것으로 이해됐다.

활성화를 이야기하며 어느 정치인은 ‘표’를 의식했을 것이고 어느 집단일지 모를 ‘민원인’은 ‘돈’을 떠올렸을 것이다. 그때부터 ‘활성화’는 소통하기에 부적합한 단어라고 생각했다. 말하는 이도 듣는 이도 정확한 본질이나, 속내를 감추고 적당히 ‘활성화’라는 표현으로 대체하며 소통의 오류를 만들어낸다고 생각했다.

돌이켜보면 인천아트플랫폼과 주변 ‘활성화’를 외치던 많은 이들이 ‘활성화’라는 단어를 당시 유정복 시장의 ‘제물포르네상스’ 계획의 일부를 구현하는 용도로 사용했다. ‘활성화’해야 한다며 핵심상권 기능을 하던 신포동을 비롯한 구도심의 화려한 과거를 이야기했다.

그 화려한 시절 인천시청이 개항장에 있었다. 일대는 인파로 바글바글 북적였고, 발길을 붙잡는 놀 거리가 풍성했고, 쇼핑의 즐거움까지 한꺼번에 누릴 수 있는 곳이었다. 그 호황은 인천시 청사 이전과 함께 급변했다. 시청이 구월동으로 옮겨가자 ‘오피스타운’도 상권도 주변으로 옮겨갔다. 인천에 없던 대형 백화점도 두 곳이나 주변에 들어섰다. 행정이 만들어낸 ‘외부효과’였다. 그렇게 개항장을 비롯한 인천의 구도심은 서서히, 혹은 가파르게 쇠락의 길을 걸었고 행정은 이를 못 본 척했고 신·구도심 격차는 좁혀지지 못하고 더 벌어졌다.

도시의 균형발전은 언제나 정치의 행정의 중요한 과제다. 박찬대 시장의 ‘제문부 프로젝트’가 현재까지 가장 널리 알려진 대표적 인천시의 균형발전 계획이다. 제물포·문학·부평 등 침체한 지역을 ‘활성화’해야 할 책무가 놓여 있다.

인천에서 활동하는 도시계획 연구자에게 들은 기억이 있다. 개발의 이면에 반드시 다른 지역의 침체가 뒤따른다고 그는 말했다. 도시의 개발을 늦추는 것이 양극화의 속도를 늦추는 유일한 길이라고 이야기했다. 자본이든 사람이든 개발에 따른 효과, 즉 ‘돈’으로 표현될 수 있는 경제적 가치를 누리기 위해 민감하게 이동하기 마련이라는 것이 그의 요지였다.

과연 어떠한 해법이 제시될 것인가. 인천시의 ‘제문부 프로젝트’에 대한 각계 각층의 기대와 궁금증이 많다. 이쯤에서 ‘문화’적 해법을 이야기하고 싶다. 굳이 스페인의 ‘빌바오’, 영국의 ‘테이트 모던’ 등을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다. 주택이나 토지, 상가를 소유한 이들이 아니라 모두가 누릴 수 있는 ‘문화적 가치’를 도시에 입히는 데서 문제의 해결을 시작해보자는 이야기다. 특정 브랜드의 상업 시설을 투입하는 식으로 성급한 해법을 찾으려고 한다는 이야기가 들리기 때문에 하는 염려다. 인위적으로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 몰려든 자본이나 인파는 또다시 썰물처럼 빠져나갈 것이 분명하다.

어디에서도 만나기 힘든 좋은 그림, 좋은 공연, 좋은 문학 작품 등 훌륭한 예술을 언제든지 누구나 쉽게 누릴 수 있는 도시라면 사람이 찾아오지 않을 이유가 없다.

/김성호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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