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동 서울취재본부장
민선 9기가 출범한 지 한 달여가 지나고 있지만 정치권의 극한 대립 속에 대구경북(TK) 최대 현안인 △대구경북신공항 건설 △TK행정통합 △취수원 이전 문제 등이 대책 없이 표류(漂流)하고 있다.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의 보안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과 언론개혁, 국회법 개정, 노동 관련 입법 등을 처리하며, TK 현안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지역구를 싹쓸이하고 있는 국민의힘은 장동혁 대표 거취를 둘러싼 계파 갈등으로 세월을 보내고 있다.
정부 역시 겉으로는 국가 균형발전을 외치면서도 800조원 규모의 ‘호남 반도체‘ 팹(fab·공장) 건설과 이재명 대통령 임기 내 ‘세종시 집무실 개청’ 등을 추진하며, 여당 소속 선출직 국회의원과 광역·기초단체장이 단 한명도 없는 TK 현안은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이처럼 막강한 권한을 쥐고 있는 정부·여당의 무관심과 존재감 없이 자신의 밥그릇에만 신경쓰는 야당의 보신주의(保身主義)로 TK의 미래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 2033년 개항을 목표로 추진 중인 대구경북(TK)신공항 건설 사업은 최소 11조 원 이상의 막대한 사업비를 차입해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정부와 정치권의 협조(특별법 제정) 없이는 사실상 사업 추진이 불가능하다. 당초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한 자금조달 방식으로 시작했지만, 재정 파탄을 우려하는 대구시는 정부의 재정 지원 방안을 요구하고 있고, 경북도는 TK가 선제적으로 재정을 투입해 첫 삽부터 뜨자며 엇갈린 입장을 보이고 있다.
4년 간 20조원의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TK 행정통합(대구경북특별시) 역시 내부 반발로 인한 우여곡절 끝에 지난 6.3지방선거를 앞두고 합의를 이뤘지만, 민주당의 패싱으로 TK는 제외된 채 전남광주만 통합을 이뤘다.
따라서 오는 9월 발표 예정인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지 선정에서 TK가 또다시 차별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정부는 통합광역시를 우선시한다는 방침을 내놨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가뭄으로 인한 용수 부족 문제가 급부상하면서 해묵은 현안인 취수원 이전 문제도 시급해졌지만 논의 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기록적 폭염과 강수량 부족으로 댐 저수율이 급격히 낮아지면서 운문댐·영천댐·안동댐 등이 20~40% 수준까지 떨어져 지자체마다 용수 확보에 비상이 걸렸음에도 정치권과 지자체는 침묵하고 있고, 시·도민들도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TK통합신공항 문제와 관련해 대구시-경북도 간 재원 분담에 대한 이견을 해소하고, 중앙정부와의 재정지원 협상을 하루 빨리 매듭지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TK행정통합 역시 오는 2028년 제23대 총선에서 통합단체장을 함께 선출하는 것을 목표로, 통합에 대한 지역민의 공감대 확산과 국회 법사위에 보류돼 있는 특별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위한 정치적 협상을 주문한다.
대구와 성주·고령 등 지역 간 30년 이상 지속된 대구 취수원 이전 갈등 문제는 상류 지역 주민 수용성 확보가 관건으로 복류수·강변여과수 등 대안 제시가 필요하다.
이처럼 중앙정부와의 재정·행정 협상력과 지역 간 이해조정이 절실한 TK 3대 현안을 민선 9기 단체장들과 지역 정치권이 어떻게 풀어갈 시·도민들의 관심이 중요한 시점이다.
이기동 서울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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