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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데스크 칼럼] 자충수 된 '상한선 폐지' 집착…삼전 노조, 골든타임 날리...

"지속 불가능한 보상 구조는 결국 기업 존속 자체를 흔든다. "

[데스크 칼럼] 자충수 된 '상한선 폐지' 집착…삼전 노조, 골든타임 날리...

"지속 불가능한 보상 구조는 결국 기업 존속 자체를 흔든다."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 영국의 영국항공(British Airways), 브라질의 페트로브라스(Petrobras). 이들 글로벌 기업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노사 갈등이 경쟁력을 무너뜨리고 구조조정과 파산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버틸 수 없는 요구'와 '더 가져가려는 협상'은 결국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짐을 낳는다.

미국 자동차 산업의 상징이던 GM은 고비용 임금과 과도한 복지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며 비용 경쟁력이 붕괴됐다. 노사 간 양보 없는 대치 끝에, 지난 2009년 파산보호 신청이라는 결과를 맞기도 했다. 영국항공은 반복된 파업으로 운항 차질이 장기화되면서 수천억 원대 손실과 브랜드 신뢰 하락을 초래했고, 고객은 경쟁사에 빼앗겼다.

에너지 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브라질 국영 페트로브라스는 2008년·2015년·2020년 반복된 파업으로 생산 차질이 누적됐다. 임금과 연료 정책 갈등이 생산·물류 중단으로 번지며 수익 악화와 국가 경제 부담을 키웠다. 개혁은 번번이 가로막혔고, 경영 불확실성만 커졌다. 이들 사례 모두 '더 많이'가 아니라 '지속 가능하게'라는 원칙을 간과한 대가다.

지금 삼성전자에서 벌어지는 장면이 낯설지 않은 이유다. 삼성전자는 이미 상당한 보상 카드를 꺼냈다. 사측은 이번 교섭에서 기존 성과급 상한(연봉 50%)을 넘어서는 '특별 포상'을 포함한 파격 보상안을 내놨다.

DS부문이 올해 매출·영업이익에서 국내 업계 1위를 달성할 경우 메모리사업부 직원들에게 경쟁사와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초과이익성과급(OPI)을 지급하는 특별 포상안을 제시했다. 성과급 재원으로는 영업이익의 13%를 제안했다. 이는 노조 요구 수준(영업이익의 10%)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경쟁사를 웃도는 보상을 염두에 둔 조치다.

특히 경쟁사인 SK하이닉스의 성과급 재원(영업이익의 10%) 기준과 맞닿아 있다. 동시에 삼성전자가 기존 '성과급 상한 유지'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제안이기도 하다. 기존에는 성과급을 연봉의 50%로 제한했지만, 이번 안이 적용되면 DS 직원들은 성과에 따라 상한을 넘는 '특별 포상'을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향후에도 올해와 같은 특별 포상 수준의 보상을 지속하고 부진을 겪고 있는 시스템LSI와 파운드리사업부에도 경영성과 개선 시 최대 75%의 성과급을 보장하는 안을 내놨다.

올해 임금 인상률로는 최근 3년 평균(4.8%)을 크게 웃도는 6.2%(기본 4.1%·성과 2.1%)를 제시했다. 여기에 △최대 5억 원을 연 1.5% 금리로 10년간 빌려주는 주택 대부제도 신설 △기존보다 최대 5배 늘린 출산경조금 △자사주 20주와 100만 원 상당의 임직원몰 포인트 지급 등도 약속했다. 통상적 협상 문법으로 따져보자면 '업계 최고 대우'이다.

그럼에도 노조는 '명문화'를 명분 삼아 교섭을 중단·거절했다. '골든타임'에 경쟁력을 스스로 흔들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는 배경이다.

공동투쟁본부는 DS부문 내 보상 체계가 사업부 간 갈등을 유발한다며 "종합반도체 기업에 걸맞은 인재 투자 정책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삼성전자의 미래는 없다"고 주장한다. 또 교섭이 경영진 반려로 무력화됐다며 공개 사과와 재발 방지, 교섭위원 전면 교체, 성과급 투명화와 상한 폐지 제도화를 요구하고 있다.

종합하자면 사측은 "더 주겠다"고 했고, 노조는 "한도 자체를 없애라"고 맞서는 형국이다. 이는 숫자가 아니라 프레임간의 충돌이다. '얼마를 더 받을 것인가'가 아니라 '어디까지 요구할 것인가'의 문제다. 협상이 깨지는 지점도 바로 여기다.

사실상 '상한선 폐지'에 집중하고 있는 노조는 현행 경제적부가가치(EVA) 기준이 아닌 영업이익 중심으로 산정 방식을 바꾸고,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삼아 '부문 40%·사업부 60%' 방식으로 배분할 것을 요구 중이다.

이에 대해 사측은 "노조 요구안을 2025년 OPI 지급률에 대입해 보면 시스템LSI 및 파운드리 사업부 지급률은 47%에서 11%로 떨어진다"며 일부 사업부에 불리하게 적용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가장 큰 문제는 '타이밍'이다. 반도체는 긴 불황의 터널을 지나 바닥을 찍고 올라서는 국면이다. 투자·수주·생산의 속도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국면인 만큼, 노사 갈등이 파업으로 비화하면 생산 차질은 물론, 고객 신뢰가 흔들리며 주문도 경쟁사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 한 번 이탈한 수요는 돌아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반도체를 '골든타임 산업'이라 부른다.

기업은 돈을 벌어야 나눌 수 있다. 생산이 멈추면 보상도 멈춘다. 한 번 무너진 공급의 신뢰는 다시 쌓기 어렵다. 앞서 자동차와 항공, 에너지 산업이 이미 보여줬듯 시장은 골든타임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지금 놓치면, 다음 기회는 없다. 노조가 명심해야 할 것은 상한선 폐지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성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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