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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데스크 칼럼] 인류史 최대 혁신 'AI'...미·중 올인하는데 한국은 노사...

인공지능(AI)과 로봇이 산업 현장과 일상 속으로 점차 스며들고 있다. 그러나 AI 혁신의 선두에 있는 기업들의 산업 현장은 노사 갈등으로 발목이 잡히고 있다.

[데스크 칼럼] 인류史 최대 혁신 'AI'...미·중 올인하는데 한국은 노사...

산업 현장서 AI·로봇 도입 앞두고 노사 갈등에 발목

해외선 재교육·직무 전환 논의...국내는 처우 보장만

미·중 올인하는데 한국만 계속 혁신 도태 돼

인공지능(AI)과 로봇이 산업 현장과 일상 속으로 점차 스며들고 있다. 그러나 AI 혁신의 선두에 있는 기업들의 산업 현장은 노사 갈등으로 발목이 잡히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국민 과반이 생성형 AI를 사용해본 경험이 있으며 기업의 AI 도입률도 52.7%에 달한다.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AI 로봇을 도입한 기업도 2.7%다.

AI와 로봇이 확산되면서 기술 혁신과 고용 안정, 인간과 기계의 균형은 산업계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국내 산업 현장 곳곳에서는 여전히 AI와 자동화를 둘러싼 갈등이 반복되고 있다.

'완전월급제' 요구 현대차 노조...재교육·인력 재배치 등 발전적 논의 없어

최근 현대자동차 노조 사례는 이러한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근무시간이나 생산량과 관계없이 매달 일정 급여를 받는 ‘완전 월급제’ 도입을 요구했다.

현대차가 오는 2028년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생산 현장에 투입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노조는 자동화로 인한 노동시간 축소와 임금 감소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것이다. 생산라인 자동화와 인력 재배치 문제를 둘러싸고 노사 간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해외 주요 기업과 노조의 대응 방식은 다소 다르다. 독일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등은 AI·스마트팩토리 도입 과정에서 갈등을 겪으면서도 생산직 인력을 데이터 운영, 설비 관리, 로봇 유지보수 분야로 재교육하는 프로그램과 직무 전환 체계를 함께 추진하고 있다.

반면 현대차 노사 협의에서는 임금·성과급·완전월급제·고용 보장 등 처우 문제를 둘러싼 줄다리기가 중심이 되고 있다. 기술 변화 이후 어떤 새로운 직무 체계를 만들고 생산성 향상에 따른 성과를 어떻게 공유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다크팩토리에서 자동차를 생산하는 로봇(ChatGPT 제작 이미지)

AI·자동화 설비 도입 관여하겠다는 삼성바이오 노조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 노조는 사측이 ‘다크팩토리(무인공장)’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노조 측 단체협약 요구안에는 신기계·신기술 도입과 작업 공정 개선에 대해 노사 공동 의결을 거쳐야 한다는 내용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AI·자동화 설비 도입 과정에 노조가 직접 개입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나 글로벌 바이오 생산 경쟁은 이미 자동화 수준에서 승부가 갈리고 있다. 바이오의약품 생산은 미세한 오차 관리와 품질 안정성이 핵심인 만큼 AI 기반 공정 관리는 선택이 아닌 필수에 가까워지고 있다.

실제 미국의 화이자·모더나, 스위스의 로슈·노바티스 등 글로벌 바이오 기업들은 AI 기반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 역시 노조와의 갈등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기술 도입 자체를 막기보다는 재교육과 직무 전환, 생산성 향상에 따른 성과 공유 구조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에 논의를 집중하고 있다.

AI와 로봇을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인정하고 변화 속에서 노동자의 역할을 어떻게 재정립할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유럽 제조업 노조 연합체인 인더스트리올 유럽(IndustriAll Europe)은 AI 전략 보고서를 통해 “AI의 결과는 기술 자체보다 이를 어떻게 협상하고 규제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사상 최대의 혁신 AI... 미·중 올인하는데 우리는 노사 갈등만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AI가 인류 역사상 최대 수준의 혁명을 불러올 것'이라며 'AI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고 말했다. 앤디 재시 아마존 CEO 역시 AI를 '우리 생애 가장 혁신적인 기술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구글·아마존·메타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국가 예산에 맞먹는 규모의 자금을 AI 개발에 쏟아붓고 있다. 미국을 추격 중인 중국 역시 국가 차원의 대규모 투자로 AI·로봇 산업 육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은 과거에도 혁신 경쟁에서 뒤처지며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있다. 미국과 중국에서는 이미 수천 대의 자율주행 차량이 상용화돼 도시를 달리고 있지만 한국은 이제 시범 운행 단계에 들어선 수준이다.

소비자용 드론 시장은 중국 DJI가 사실상 장악했고 유니트리, 유비테크 등 중국 로봇 기업은 저가 공세와 빠른 현장 실증을 앞세워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과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분야에서 글로벌 최상위권의 경쟁력을 인정받는 현대자동차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노사 갈등이 더욱 아쉽게 느껴지는 이유다.

물론 노동자들의 불안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AI와 자동화가 일부 직무를 대체할 가능성은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기술 도입 자체를 막는 방식은 근본적인 해법이 되기 어렵다. 산업 경쟁력이 무너지면 일자리 역시 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한국 사회가 기술 혁신과 노동 전환을 지나치게 대립적인 구도로 바라본다는 점이다. 기술 변화는 막을 수 없다. 결국 중요한 것은 변화 자체가 아니라 변화에 대응하는 방식이다.

AI를 거부한다고 해서 시대의 흐름이 멈추는 것은 아니다. 과거 국민의정부 시절 초고속 인터넷을 선제적으로 도입한 경험은 한국이 인터넷 혁명을 선도하는 기반이 됐다. 지금 우리는 다시 한 번 거대한 전환점 앞에 서 있다.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기술 혁명으로 불리는 AI 시대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준비하느냐에 따라 한국 산업의 미래 경쟁력 역시 결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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