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 회복에도 출혈 경쟁 지속···화물, 수익 방어 핵심 축 부상
중동 리스크·전자상거래 수요 확대에 LCC까지 화물 사업 확장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국내 항공사들이 항공화물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엔데믹 이후 해외여행이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출혈 경쟁에 따라 수익성은 제한적인 상황이 이어지면서 화물 사업이 추가 수익원으로 재조명되는 분위기다.
앞서 대한항공의 경우 코로나19 시절 화물 사업 비중을 크게 늘리면서 위기를 돌파한 가운데, 엔데믹에도 화물 사업을 꾸준히 이어가면서 수익성 방어를 실현하고 있다. 대형 항공사 뿐 아니라 저비용항공사(LCC)까지 화물 확대에 나서며 수익 구조 변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최근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긴급 물량이 항공으로 몰리고 있다.
◇ 대한항공 실적 버팀목 된 화물 사업
항공 화물 시장은 저성장 국면 속에서도 안정적인 확대 흐름이 예상된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2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항공화물 운송량은 2020년 343만톤에서 매년 증가해 지난해 약 466만톤 수준까지 확대됐다. 5년새 약 35% 늘어난 셈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항공 화물 수요는 전년대비 2.4% 증가한 7160만톤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화물 매출 역시 증가세다. 올해 글로벌 항공 화물 매출은 약 1580억 달러(약 238조원)로 전년대비 2% 이상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IATA는 보고서를 통해 “항공 화물 운임은 팬데믹 이전 대비 30%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최근 AI 데이터센터, 반도체, 고부가 제품 수요가 확대되고 전자상거래 시장이 성장하면서 항공 화물 수요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에서는 대한항공이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화물 매출은 4조4093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26.7%를 차지하며 여객 회복 이후에도 높은 비중을 유지했다.
코로나 이전 2조~3조원 수준이던 화물 매출은 팬데믹 기간 화물 노선을 확대하면서 구조적으로 성장했고, 현재까지도 핵심 수익원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역시 대한항공 화물 매출이 연간 4조~5조원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중동 전쟁 여파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홍해 항로 불안으로 해상 운송 차질이 발생하면서 일부 물량이 항공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다만 전쟁 장기화는 비용 측면에서는 부담이다. 유가 상승과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항공사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도 제기된다.
◇ LCC 중대형기 늘리며 화물 사업 확산
대형 항공사 중심이던 화물 사업은 최근 LCC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고환율과 비용 상승, 단거리 노선 경쟁 심화로 LCC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새로운 수익원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국내 항공업계는 대한항공과 LCC 간 수익성 격차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단거리 노선 중심 LCC는 운임 약세와 비용 증가로 수익성 부담이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LCC들은 화물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 파라타항공 등은 중대형 기재 도입을 통해 미주·유럽 등 장거리 노선 화물 운송을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티웨이항공의 경우 올 1분기 화물 물동량이 약 9000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4년 1분기 약 4000톤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앞서 티웨이항공은 작년 총 화물 운송량이 전년대비 92% 성장한 3만 4000톤을 기록한 바 있다.
/ 사진=티웨이항공
장거리 노선 확보는 화물 사업 확대의 핵심 조건으로 꼽힌다. 운송 거리와 단가가 높은 노선일수록 화물 수익성이 개선되기 때문이다.
반면 제주항공과 진에어 등 단거리 중심 LCC는 여객기 하부 공간을 활용한 ‘벨리 카고’를 통해 화물 수익을 보완하고 있다. 여객 중심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추가 수익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다만 LCC는 전용 화물기가 없어 구조적인 한계도 존재한다. 이에 따라 전체 매출에서 화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당분간 한 자릿수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화물 사업 확대 흐름은 지속될 전망이다. 전자상거래, 반도체, AI 서버 등 고부가 물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항공 화물 시장의 기반 자체는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화장품과 전자상거래 화물은 물론 신선식품과 반도체 부품 등 고부가가치 특수 화물에 대한 운송 프로세스를 최적화했다”며 “의약품·바이오, 신선식품 등 온도에 민감한 화물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온도 제어 솔루션을 기반으로 한 콜드체인 운송 역량도 강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부터 도입하는 에어버스 차세대 항공기 A330-900네오가 화물 운송량 확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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