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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대한민국 항공 대전환-하늘길 넘어 우주로] 우주항공 종합기업으로…...

특히 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화물 수요 증가로 화물 사업은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신사업 투자 여력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같은 구조 속에서 대한항공은 항공우주 사업을 본격적인...

[대한민국 항공 대전환-하늘길 넘어 우주로] 우주항공 종합기업으로…...

대한항공 전자전 항공기 예상도. 대한항공은 공군 전자전기와 항공통제기 개발 사업에서 봄바디어의 글로벌 6500 기체를 플랫폼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이 여객·화물 중심의 전통적인 항공 운송 사업을 넘어 우주항공과 방위산업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 아시아나항공 통합을 계기로 본업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리는 동시에, 무인기·우주수송·위성 개발 등 미래 먹거리에도 본격 투자한다는 전략이다.

이번 변화는 단순한 신사업 진출이라기보다 수십 년간 축적해온 항공우주 역량을 기반으로 산업 영역을 확장하는 구조라는 점이 특징이다. 지난해 적자 고리를 끊고 돈 버는 사업부로 전환한 항공우주사업부문이 차세대 캐시카우로까지 도약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특히 대한항공은 오는 12월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을 마무리한 이후 곧바로 사업 구조 재편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여객과 화물 중심의 전통 항공 운송업에서 벗어나 방산과 우주를 아우르는 종합 항공우주 기업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3월 28일 “통합 이후 확보되는 재무 체력을 기반으로 차세대 성장 사업 투자를 본격화하겠다”고 밝히며 항공우주사업을 중장기 핵심 축으로 제시했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의 이 같은 행보를 단순 다각화가 아닌 구조적 전환으로 보고 있다. 항공 운송업은 유가와 환율, 경기 변동에 민감하다. 반면 방산과 우주 사업은 장기 계약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업 위에 신사업 쌓는다

전략은 명확하다. 아시아나항공 통합을 통해 여객·화물 부문에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항공우주 사업을 키우는 구조다.

증권가에서는 2026년 12월 예정된 양사 합병 이후 환승 수요 확대, 운임 개선, 비용 절감 등을 통해 3000억~4000억원 수준의 시너지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 중이다. 특히 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화물 수요 증가로 화물 사업은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신사업 투자 여력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같은 구조 속에서 대한항공은 항공우주 사업을 본격적인 성장 축으로 육성하고 있다. 항공기 구조물 제작과 군용기 정비(MRO), 개조 사업을 통해 축적한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무인기, 위성, 발사체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보잉787과 에어버스 기종의 주요 구조물을 생산하며 글로벌 항공기 제조 생태계에 참여하고 있다. 이를 통해 확보한 품질 인증과 생산 체계를 기반으로 항공우주 산업으로의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손 잡고 도약하는 방산·우주 사업

대한항공의 항공우주 사업은 크게 방산과 우주 두 축으로 성장 중이다.

먼저 방산 분야에서는 무인기와 군용기 정비·개조(MRO) 사업을 중심으로 존재감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대한항공은 중고도 무인기(KUS-FS)를 양산 중이며, 저피탐 무인편대기와 협동 무인기 등 다양한 플랫폼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방산기업 안두릴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며 자율형 무인기 공동 개발 및 생산까지 염두에 둔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단순 개발을 넘어 대형 군용 차세대 항공기 사업 수주에서도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먼저 공군 2차 항공통제기 사업을 따냈다. 항공통제기는 공중에서 전장을 통합 지휘하는 핵심 자산으로, 고도의 항공전자·통신·운용 기술이 요구되는 분야다.

또다른 쾌거는 전자전기 사업 수주다. LIG넥스원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따낸 해당 사업은 약 1조5000억원 규모 대형 프로젝트다. 대한항공은 기체 개조와 시스템 통합을 맡는다. 전자전기는 적 레이더 교란과 정보 수집 등 현대 공중전의 핵심 기종으로 꼽힌다.

이를 대한항공이 따내면서 단순 라이센스 생산·정비업체를 넘어 체계통합 역량을 갖춘 방산기업으로 올라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주 분야에서도 행보는 구체화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메탄 액체로켓엔진, 추진제 탱크, 통합 항공전자 시스템 등 발사체 핵심 기술 개발에 참여하고 있으며,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구조계 개발 사업도 수행 중이다. 공중발사체 개념 연구와 위성 시험평가 체계 구축에도 참여 중이다. 위성 구조물부터 발사체, 탑재 시스템까지 이어지는 우주 밸류체인 전반으로 영역을 넓히는 행보다.

UAM(도심항공교통) 분야에서도 현대자동차, 인천국제공항공사, 현대건설, KT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실증 사업과 운항 시스템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단순 기술 확보를 넘어 향후 도심 항공 교통의 ‘운영 주체’로 자리 잡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류제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항공우주사업 수주잔고는 3조9000억원 수준이며, 2026년에는 매출 1조원, 수주잔고 4조4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이라며 “방산을 중심으로 장기 성장 기반이 구축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4월 3t급 메탄 액체로켓엔진 연소기의 연소시험에 성공해 기술력을 입증했다. 사진=대한항공

매출은 적어도 방향성 명확…안정적 수익원 만든다

물론 현재 기준에서 항공우주 사업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아직 크지 않다. 2025년 기준 대한항공의 연결 기준 매출이 약 25조5700억원인 반면, 항공우주사업 매출은 약 7796억원 수준으로 전체의 약 3%에 그친다.

하지만 시장은 현재 규모보다 ‘미래 구조 변화’에 더 주목하고 있다. 특히 항공통제기와 전자전기 등 대형 군용기 사업을 잇따라 수주하면서 대한항공의 방산 역량은 이미 검증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당 사업들은 설계 초기 단계로 아직 매출에 반영되지 않았지만, 체계 개발과 양산을 거치면 2030년대 초반부터 실적 기여도가 빠르게 확대될 전망이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방산 역량이 우주 사업으로 자연스럽게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다. 대한항공은 메탄 액체로켓엔진 연소시험에 성공하고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개발에도 참여하며 위성 구조물부터 발사체 핵심 부품까지 기술을 축적하고 있다.

글로벌 항공사들의 움직임도 대한항공의 전략에 참고가 된다. 에어버스가 민간 항공기 제조와 방산·우주 부문을 함께 운영하며 경기 순환 리스크를 분산하는 모델이 대표적이다.

다만 대한항공은 항공기 제조업체가 아닌 운송업체로 시작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항공 플랫폼을 매개로 운송과 방산·우주를 잇는 독자적인 사업 모델을 구축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물론 해결해야 할 과제도 여전하다. 통합 과정에서 슬롯 반납과 화물사업부 매각 등 비용 부담이 발생한 만큼, 신사업 투자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항공우주 사업은 초기 투자 규모가 크고 수익 실현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본업 수익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성장 속도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

항공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통합으로 확보한 체급을 기반으로 방산과 우주까지 사업을 확장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올바른 방향”이라며 “관건은 통합 이후 비용 부담을 얼마나 빠르게 흡수하고 투자로 전환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1969년 창립 이후 반세기 넘게 항공 운송을 본업으로 삼아왔다. 아시아나항공 통합을 계기로 국내 유일의 대형항공사라는 위상을 확보한 지금, 다음 반세기의 방향을 항공우주 산업에서 찾겠다는 것이 경영진의 판단이다. 운송 기업에서 항공우주 기업으로의 전환이 실적으로 증명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그 첫 발걸음은 이미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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