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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대한민국 서울 5대 궁궐에서 펼쳐지는 제12회 궁중문화축전, 25일부터 개...

‘궁궐 안전 캠페인: 궁궐수호가(4월 25일~5월 3일)’는 AI를 활용한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이다. 경복궁 흥례문 광장에서 궁궐 방문객들이 직접 안전 메시지를 담은 가사를 만들면, AI가 이를 취합해 뮤직비디오(MV)로...

대한민국 서울 5대 궁궐에서 펼쳐지는 제12회 궁중문화축전, 25일부터 개...

워케이션·포토존·굿즈…문화유산이 라이프 스타일이 되다

사진=제12회 궁중문화축전

‘보는 문화유산’에 머물렀던 궁궐이 ‘트렌디한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하는 공간’으로 진화한다. 제12회 궁중문화축전이 25일부터 개최된다고 21일 밝혔다.

2026년 대한민국 서울의 5대 궁궐(경복궁·창덕궁·덕수궁·창경궁·경희궁)이 MZ세대의 새로운 놀이공간이자 일터, 예술적 영감이 샘솟는 플랫폼으로 변모한다.

오는 4월 25일부터 5월 3일까지 서울 5대 궁궐과 종묘에서 펼쳐지는 제12회 궁중문화축전은 이러한 변화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본부장 직무대리 안호)가 주최하고 국가유산진흥원(원장 이귀영)이 주관하는 이번 축전은 워케이션·마켓·포토존 등 MZ세대의 소비·여가 방식을 적극적으로 차용했다. 전통의 엄숙함을 벗어던지고 ‘K-헤리티지(K-Heritage)’를 현대적 라이프스타일과 결합했다. 일하고(Work), 즐기고(Play), 소유하는(Buy) 삶의 공간이 된 궁궐의 모습을 보여주는 셈이다.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휴가지에서 업무와 휴식을 병행하는 '워케이션(Workation)'이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았다. 이번 축전은 이런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정조의 독서 공간이었던 창경궁 영춘헌을 현대적인 업무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영춘헌, 봄의 서재’ 프로그램은 사전 예약자 200명의 참가자에게 1인 업무 공간 및 개인 책상, 와이파이 등 실제 업무가 가능한 환경을 제공한다. 고즈넉한 전각 내부에서 자율적으로 독서나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집중의 시간’을 선사하는 것이다.

업무에 지칠 때쯤이면 창경궁 대온실에서 나만의 향낭을 만드는 ‘환기의 시간’과 영춘헌 안마당에서 ‘궁중 차 체험’이 기다린다. 단순한 체험을 넘어, 역사적 공간의 장소성을 개인의 생산성과 휴식으로 연결하는 새로운 방식의 문화유산 향유 모델을 제시한다.

디지털 네이티브인 MZ세대에게 ‘기록’과 ‘공유’는 일상이다. 가을 궁중문화축전 기간 창경궁 일대에서 진행될 예정인 ‘한복 입은 그대, 풍속화가 되다’는 단순한 포토존 설치를 넘어, 참가자가 직접 역사의 주인공이 되는 ‘이머시브(Immersive, 몰입형)’ 경험을 제공한다.

전통 한복을 갖춰 입은 관람객들은 마치 조선시대 풍속도첩에서 방금 튀어나온 듯한 주인공이 되어 궁궐 곳곳을 누비는 데이트 코스를 즐긴다.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고자 하는 MZ세대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궁궐을 가장 ‘힙(Hip)’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인식하게 만든다. 특히, 온라인 프로그램인 '모두의 풍속도 2026'과 연계되어, 오프라인의 경험이 디지털 세상으로 확장되는 심리스(Seamless)한 축제 경험을 완성할 예정이다.

전통 공예는 이제 올드한 기념품이 아니라, 소장 가치가 높은 ‘브랜드 굿즈’다. 경복궁 흥례문 광장에서 열리는 ‘K-Heritage 마켓’은 이러한 가치 소비 트렌드를 명확히 보여준다. 이곳에서는 국가무형유산 전승자들의 정교한 공예품부터 트렌디한 감각의 소상공인들이 만든 문화상품(굿즈)까지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MZ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K-헤리티지 스토어’ 팝업 매장은 물론, 전국 팔도 보부상 콘셉트의 마켓지기가 전통놀이 등 다양한 이벤트로 관객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또한 2026년 봄 궁중문화축전 FI(Festival Identity)와 지난해부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호랑이를 주제로 한 신규 문화상품도 선보인다. 총 17품목 43종으로 구성된 이번 라인업은 응원봉, 위스키잔 세트 등 이색적인 아이템에 전통문화 요소를 접목해 색다른 재미와 높은 소장 가치를 동시에 담아냈다.

과거의 유물을 복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대적인 쓰임새를 고민한 디자인 상품들은, 젊은 세대에게 문화유산이 일상의 소품이자 자신을 표현하는 라이프스타일 아이템임을 각인시킨다.

MZ세대를 위한 전략은 라이프스타일 프로그램에 그치지 않는다. 첨단 기술을 활용한 몰입형 콘텐츠가 곳곳에서 펼쳐진다. 개막제(4월 24일)에서는 경복궁 흥례문 광장에서 비주얼 아티스트 윤제호의 레이저 아트쇼와 미디어 아티스트 한요한의 미디어파사드 맵핑쇼가 펼쳐진다. 양정웅 감독(2025 APEC 정상회의 문화행사 예술총감독)이 연출하는 ‘궁, 예술을 깨우다 - Hyper Palace’는 궁중정재와 현대 미디어아트가 만나는 무대다.

신규 프로그램 ‘효명세자와 달의 춤(4월 28~30일)’은 창덕궁 야간 경관에 미디어아트를 더한 몰입형 투어다. 1828년 어머니 순원왕후의 40세 탄신 연회를 준비하던 효명세자의 이야기를 따라 금호문부터 연경당까지 이동하며, 보상무·무산향·춘앵전·박접무 등 궁중정재 준비 과정에 참여한다. 각 공간마다 미디어아트 연출이 더해져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독특한 경험을 선사한다.

‘어린이 궁중문화축전(5월 1~3일)’에서는 로봇과 국악의 이색 조합이 등장한다. 경복궁 건춘문 권역에서 선보이는 ‘로봇 전통 공연’은 로봇이 우리 국악기의 선율에 맞춰 춤추는 퍼포먼스다. 전통과 현대,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경계를 허무는 이 공연은 어린이 관람객에게 문화유산을 친근하게 느끼도록 돕는다.

‘궁궐 안전 캠페인: 궁궐수호가(4월 25일~5월 3일)’는 AI를 활용한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이다. 경복궁 흥례문 광장에서 궁궐 방문객들이 직접 안전 메시지를 담은 가사를 만들면, AI가 이를 취합해 뮤직비디오(MV)로 완성한다. 지난 3월 21~22일 종로구 지역 주민 50여 명이 사전 워크숍에 참여해 캠페인송 MV 영상을 제작했다. 축전 기간 수집된 안전 키워드를 바탕으로 최종 버전이 완성되며, 참여자들의 닉네임과 상호명이 크레딧에 담긴다.

국가유산진흥원 관계자는 “이번 축전은 단순히 기술을 보여주려는 게 아니다”라며 “전통문화를 더 깊이 이해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로 활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래 세대가 문화유산을 친근하게 느끼고, 국적과 언어에 관계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축제를 만들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2026년 제12회 궁중문화축전은 ‘하이퍼 팰리스(Hyper Palace)’라는 주제 아래,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허문다. 영춘헌에서 노트북을 켜고, 한복을 입고 풍속화의 한 장면이 되며, 감각적인 K-굿즈를 쇼핑하는 풍경은 더 이상 낯선 모습이 아니다.

궁궐은 더 이상 박제된 유물이 아니라, MZ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을 가장 화려하고 깊이 있게 채워주는 역동적인 무대가 되고 있다. ‘궁중문화축전’은 문화유산이 ‘경험 소비 시장’으로 진화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실험이자 시대적 매개체다. 이제 궁궐은 콘텐츠 플랫폼이자 특별한 브랜드 가치를 지닌 공간으로 재해석되고 있다.

2026 봄 궁중문화축전 총 24개의 기획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자세한 정보는 궁중문화축전 공식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황지혜 기자 jhhwang@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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