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이 28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29일 청와대의 손봉기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구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조희대 대법원장의 제청 과정이 헌법 정신을 훼손했다며 신속한 재제청을 촉구한 반면 국민의힘은 대통령의 요구를 위헌이자 탄핵 사유로 규정했다.
전은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대법원장의 제청권은 그 실질적 임명권이 존중되는 가운데 행사돼야 하는 권한”이라며 “협의의 관행 또한 헌법기관 상호 간 존중을 통해 사법부의 독립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해 온 절차적 장치”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전날 이흥구 대법관 후임으로 제청된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임명동의안만 국회에 보내고, 함께 제청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에 대해서는 다시 제청해 달라고 요청했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18일 김성수·손봉기 부장판사를 대법관 후보로 제청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와 사전 조율 없이 서면으로 제청안을 올리면서 논란이 일었다.
전 대변인은 “조 대법원장의 일방적 서면 제청은 헌법 정신을 정면으로 허무는 처사”라며 “7개월이 넘도록 아무런 설명 없이 제청을 미뤄온 것 역시 헌법이 부여한 책무의 방기”라고 비판했다.
이어 “제청권은 임명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임명권의 올바른 행사를 뒷받침하는 권한”이라며 대법관 임명은 대법원장의 제청과 국회의 동의, 대통령의 임명으로 완성되는 삼권의 공동작업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청와대의 재체정 요구는 삼권분립을 훼손한 것이라고 맞섰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논평에서 “대통령이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을 거부한 것은 이승만 정부 이후 전례가 없는 사법권 침해이며, 삼권분립이라는 헌법 정신을 정면으로 저버린 초법적 폭거”라고 밝혔다.
이어 “내 맘에 들지 않는 대법관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사법부를 향한 공개 협박”이라며 “선수가 자기 입맛에 맞는 심판을 고르고, 범죄자가 자신에게 유리한 재판관을 선택하겠다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임기 내 대법원장을 포함해 전체 26명의 대법관 중 무려 22명을 임명하게 된다”며 “대법원장의 제청권마저 무력화하고 코드 인사를 채워 넣는다면, 대한민국 대법원은 사법부의 최후 보루가 아니라 이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를 방어하는 방탄 로펌이자 정권의 무료 변호인단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송민재 기자 vita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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