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전경. 사진=뉴스저널리즘 DB
대법원이 삼성전자 목표 인센티브의 임금성을 인정하는 취지의 판단을 내리면서 대기업 성과급 체계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 계열사 퇴직자들이 잇따라 소송을 검토하거나 제기하는 가운데 다른 대기업에서도 유사한 분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서비스 퇴직자 13명은 전날 서울동부지방법원에 회사를 상대로 미지급 퇴직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목표 인센티브 등 경영성과급이 평균임금에 포함돼야 한다며 추가 퇴직금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전자 퇴직자들의 추가 소송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 퇴직자 38명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경영성과급을 반영한 퇴직금 지급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올해 1월 대법원 판단 이후 삼성전자에서는 이번까지 총 164명의 퇴직자가 추가 소송에 참여했다.
현재 삼성전자서비스 외에도 삼성SDS·삼성물산·삼성E&A·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삼성 계열사와 동아제약 퇴직자들이 유사 소송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계열사 다수가 유사한 성과급 구조를 운영해 왔다는 점에서 분쟁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논란의 출발점은 올해 1월29일 나온 대법원 판결이다. 대법원은 삼성전자 퇴직자 15명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퇴직금 청구 소송에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수원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앞서 삼성전자 퇴직자들은 회사가 목표 인센티브와 성과 인센티브 등 경영성과급을 평균임금에서 제외한 채 퇴직금을 지급했다며 2019년 6월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1심과 2심은 목표 인센티브와 성과 인센티브 모두 근로 대가로 보기 어렵다며 회사 측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목표 인센티브의 경우 지급 기준이 사전에 정해져 있고 계속적이며 정기적으로 지급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러한 성격을 고려할 때 근로의 대가로 볼 수 있어 평균임금에 포함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모든 성과급이 곧바로 임금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대법원은 성과 인센티브는 지급 기준과 방식이 달라 임금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 판결은 기업 성과급 제도의 법적 기준을 다시 검토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보상 체계는 임금으로 인정될 여지가 커졌다는 해석이 법조계에서 제기된다.
다만 같은 법리를 적용해도 기업별 사례에서는 결론이 달라지기도 했다. SK하이닉스와 한화오션 노동자들이 제기한 퇴직금 소송에서는 대법원이 회사 측 손을 들어줬다. 같은 법리를 적용하더라도 성과급 지급 방식과 제도 설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기업 인사 제도에도 변화 압력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성과급이 평균임금에 포함될 경우 퇴직금뿐 아니라 각종 수당 산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성과급 제도를 재설계하거나 지급 방식 자체를 바꾸는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향후 기업 성과급의 임금성 판단 기준을 둘러싼 분쟁의 기준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대기업뿐 아니라 성과급 비중이 높은 기업 전반에서 유사한 소송이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장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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