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 테크데이’ 첫날 진행한 AI트랙터 시연회. 박화범 대동 AI로봇개발팀장이 AI트랙터(HX1400AI)가 로터리 작업을 하고 있는 경로에 앉자 AI트랙터가 이를 장애물로 인식하고 멈췄다.
“이제 농사가 어렵지 않습니다. 누구나 편하게, 또 효율적으로 지을 수 있어요. 초보자도 농사에 도전할 수 있습니다.”
지난 4월 28일 경남 창녕에 있는 대동 비전캠퍼스 인근 AI트랙터 시연회장. 올해 대동이 출시한 AI트랙터가 논과 밭에 한 대씩 놓여 있다. 논 입구에선 ‘HX1400AI’가 로터리 작업을, 밭 입구에서는 ‘HX1200AI’가 배토 작업을 각각 준비 중이다. 대동의 농업 플랫폼인 ‘대동 커넥트’ 앱에서 시작 버튼을 누르니 HX1400AI가 운행을 시작한다. 로터리 작업을 하며 전진하고, 선회 후에 작업을 재개한다. HX1200AI 역시 같은 방식으로 작업을 시작한다. 모두 운전석엔 사람이 없다. ‘사람’은 운전석이 아닌 농경지 밖에서 휴대폰으로 트랙터를 조작한다. 트랙터는 스마트루프(트랙터 상부)에 달린 6개의 비전AI 카메라를 통해 최적의 작업 경로를 스스로 생성해 농작업을 수행한다. 올해 대동이 전략적으로 선보인 AI트랙터의 시연 장면이다.
AI트랙터를 구동하는 대동 커넥트 앱.
시연회를 진행한 박화범 대동 AI로봇기술개발팀장은 “농가가 AI트랙터를 농경지 입구까지만 가져다놓으면 농경지 안에서의 농작업은 AI트랙터가 스스로 한다고 보면 된다”며 “AI트랙터는 어떠한 환경에서도 균일하고 정교한 작업이 가능하며, 때문에 숙련자가 아니더라도 일정한 작업 품질을 유지할 수 있어 초보자도 농사짓는데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AI트랙터 시연회는 대동이 4월 28일부터 29일까지 1박2일 일정으로 실시한 ‘2026 대동 테크데이(Tech Day)’ 첫날 진행했다. 테크데이는 대동의 미래농업 비전을 소개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첫날인 28일, 미래농업 슬로건인 ‘AI to the Field’에 담긴 AI의 농업 현장 적용 의지를 AI트랙터 시연으로 보여줬다. AI트랙터는 2년전인 2024년 11월 ‘미래농업 데이’에서 선보인 바 있다. 당시엔 트랙터가 ‘무인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실증 모델이었다면, 이번 AI트랙터는 현장에 즉시 투입 가능한 ‘농업용 필드로봇’이다.
감병우 대동 개발부문장은 대동의 AI트랙터에 대해 “자율주행 트랙터가 ‘주행 자동화’에 머무른다면, AI트랙터는 작업 환경을 이해하고 농작업을 스스로 수행하며, 학습을 통해 진화하는 지능형 농업 플랫폼”이라고 정의했다.
AI트랙터(HX1200AI)가 배토기 작업기를 스스로 인식하고, 배토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대동 AI트랙터의 핵심은 ‘비전AI 카메라’다. 비전AI 카메라는 AI트랙터의 눈 역할을 한다. AI트랙터는 6개의 비전AI 카메라로 주변을 360도 분석한다. 농경지가 어디인지, 작업기가 무엇인지, 장애물이 있는지 등을 정밀하게 탐지한다. 이 중에서 AI트랙터의 가장 중요한 첫 번째 임무는 ‘일할 곳’을 파악하는 것이다. 일할 곳은 농경지. 우리나라 농경지의 경계선은 대부분 논둑으로 이뤄져 있다. AI트랙터는 처음 농경지를 한바퀴 돌면서 비전AI 카메라로 논둑을 기준으로 농경지를 설정한다. 농경지 설정은 처음 1회면 된다. 이후 AI트랙터는 농경지 내부에서 이탈 없이 농작업을 수행한다.
이렇게 설정한 농경지에서 AI트랙터는 현재 로터리 작업과 쟁기 작업, 써레 작업, 배토 작업 등 네 종류의 자율작업을 할 수 있다. AI트랙터는 비전AI 기반으로 작업기를 자동 인식해서 해당 작업기에 맞는 최적의 경로를 생성해 작업을 한다. 이 과정에는 AI트랙터의 두뇌 역할을 하는 ‘ADCU 2.0 시스템(온디바이스 AI 제어기)’이 작동한다. ADCU 2.0은 트랙터 스마트루프에 장착돼 있으며, 비전AI 카메라로 수집한 모든 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 각 제어부에 작업 명령을 내린다. 트랙터가 스스로 작업기를 식별할 수 있는 것도 비전AI와 ADCU 2.0의 결합 덕분이다. AI트랙터는 로터리와 쟁기, 써레, 배토기 등 4종의 20여개 모델을 인식한다. 앞으로는 작업기 인식 범위를 파종과 정식, 방제 등으로 확대해 갈 방침이다.
이뿐만 아니라 AI트랙터는 장애물도 감지할 수 있다. 박화범 팀장이 직접 운행 중인 트랙터 앞으로 다가가자 트랙터가 멈춰 섰다. 옆에서 접근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 상황은 앱에서도 확인된다. 농가는 이를 통해 현장에서 필요한 조치를 한 뒤, 상황이 정리되면 앱에서 시작 버튼을 눌러 재개할 수 있다. 트랙터는 중단 됐던 지점부터 이전 작업을 그대로 이어간다. AI 트랙터는 정지 기능 중심으로 운영되며, 회피 기능은 반영되지 않았다.
박화범 팀장은 “장애물에는 동적 장애물이 있고 정적 장애물이 있는데, 농경지 중간에 동적 장애물이 있어 트랙터가 회피한다고 했을 때 회피한 공간은 작업이 안된 영역이 돼 나중엔 수동으로 작업을 해야 한다”며 “이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 일단은 장애물 감지를 하고 트랙터가 비상정지를 하면, 농가가 장애물 조치 여부를 판단하도록 구성을 했고, 추후엔 회피하고 그 공간을 다시 재작업하도록 경로를 재생성하는 알고리즘까지도 적용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대동에 AI트랙터 시연회장을 제공한 농가 성광석 씨. 직접 AI트랙터를 사용한 성 씨는 야간 작업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다는 점 등을 장점으로 꼽았다.
AI트랙터를 보유한 농가의 역할은 농경지 출발점에만 놓는 일, 그리고 앱으로 동작 시작버튼을 누르고 AI트랙터를 지켜보는 일이면 충분하다. 그래서 농가는 트랙터를 감시하며 틈틈이 다른 농작업을 할 수 있다. 그만큼 작업 효율성이 기대된다. AI트랙터는 야간 작업도 가능하다. 이는 AI트랙터 시연회장을 제공해준 농가 성광석 씨도 만족감을 나타냈다. 벼 농사와 함께 마늘과 양파를 재배하고 있는 성광석 씨는 올해 대동의 도움을 받아 AI트랙터로 자신의 다른 논과 밭을 일군 경험이 있다. 그는 “특히 AI트랙터의 우수한 점은 야간 작업으로, 우스갯소리로 기름만 넣어주면 밤낮으로 작업할 수 있으니 인력 구하기 힘든 요즘엔 이만큼 좋은 게 없다”고 밝혔다.
특히 AI트랙터는 물논에서도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게 대동의 설명이다. 감병우 부문장은 “써레 작업은 물논에서 하는데, 이때 물 때문에 토양 지형을 알 수가 없기 때문에 중복 작업이 많다”면서 “AI트랙터로 정확하게 할 수 있어 중복 작업 없이 작업을 정확하고 정교하게 마무리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앞으로 AI트랙터는 다양한 데이터 학습을 통해 지속적으로 성능을 높여간다. MLOps(AI 운영관리 체계)와 OTA(원격 업데이트)를 활용해 현장 데이터가 쌓일수록 AI 성능이 지속적으로 향상되는 구조라는 게 대동의 설명이다.
감병우 부문장은 “AI트랙터가 다양한 작업기와의 연동성을 높이고 경작 품질까지 한층 끌어올려, 단순한 트랙터 제품을 넘어 대동이 지향하는 정밀농업을 실현하는 핵심 수단으로 고도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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