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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대규모 흑자' 한전, 유가 급등에 다시 시험대

한전은 송배전망 확충, 재생에너지 수용성 확대, AI 데이터센터 등 신규 전력 수요 대응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지속해야 한다. 수익이 개선됐다고 해도 돈 쓸 곳이 줄어들지 않았다는 점에서 재무 부담은 당분간 이어질...

'대규모 흑자' 한전, 유가 급등에 다시 시험대

내용요약

지난해 영업이익 13.5조 ‘턴어라운드’

2Q 전기요금 동결·중동發 리스크 부담

하반기 유가 흐름·전기요금 정책 변수

전남 나주시 한국전력 본사./ 연합뉴스

| 서울=한스경제 김창수 기자 | 한국전력(이하 한전)이 지난해 대규모 흑자를 기록하며 수년간 이어진 적자 늪에서 벗어났지만 이를 곧바로 경영 정상화로 해석하기는 조심스럽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적은 개선됐지만 막대한 부채가 여전히 남아 있는 데다 중동발(發) 유가 급등 등 외부 변수가 다시 비용 부담을 키우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국제유가 추이와 전기요금 정책 변동 등을 한전 경영 정상화를 좌우할 핵심 요소로 꼽고 있다.

▲ 지난해 호실적 내며 뚜렷한 턴어라운드

한전은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97조4345억원, 영업이익 13조524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5조원 이상 늘며 뚜렷한 턴어라운드를 달성했다.

판매전력량은 소폭 감소했지만 평균 판매단가가 오르며 전기판매수익이 증가했다. 연료비와 구입전력비 부담이 완화된 것이 실적 개선 배경으로 작용했다. 전력도매가격(SMP) 하락과 연료 가격 안정이 비용 측면에서 유리하게 작용했다.

발전 믹스 변화도 실적 회복에 힘을 보탰다. 2024년 기준 원자력 발전 비중은 31.7%로 최대 비중을 차지하며 비용 구조 안정에 기여했다. 가스·석탄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상대적으로 연료비 변동성이 낮은 전원 비중이 확대된 점은 큰 수익성 개선 요인이다. 2021~2023년 에너지 가격 급등기에 비해 전기요금이 인상된 점도 실적 회복을 뒷받침했다.

▲ 대규모 부채 부담 여전...재무 정상화 험난

하지만 실적 개선세와 달리 재무 정상화는 아직 요원하다. 2025년 말 기준 한전 부채는 약 205조7000억원, 차입금은 약 129조80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하루 이자비용만 100억원을 넘는 구조다. 과거 누적 적자로 불어난 재무 부담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흑자 전환이 이뤄졌을 뿐 재무 체력이 회복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앞으로도 경영 전망은 녹록잖은 상황이다. 한전은 송배전망 확충, 재생에너지 수용성 확대, AI 데이터센터 등 신규 전력 수요 대응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지속해야 한다. 수익이 개선됐다고 해도 돈 쓸 곳이 줄어들지 않았다는 점에서 재무 부담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중동 지정학 리스크는 더욱 뼈아프다. 한국석유공사 집계에 따르면 두바이유 가격은 3월 말 기준 배럴당 125달러를 웃돌며 전쟁 이전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아울러 한때 160달러대까지 치솟는 등 변동성도 확대된 상태다. LNG와 석탄 가격 역시 동반 상승 압력을 받고 있어 발전 연료비 전반에 부담이 커졌다.

문제는 비용 상승을 요금에 즉각 반영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정부와 한전은 올해 2분기 전기요금을 동결하고 연료비조정단가를 kWh당 +5원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연료비 변동을 반영하면 조정단가를 낮출 여지가 있었지만 실제 요금은 조정되지 않았다. 이는 연료비 하락기에는 요금 인하가 제한되고 상승기에는 인상 또한 쉽지 않은 구조가 이어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결국 한전은 연료비 상승분 부담을 일정 부분 자체 흡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에너지 가격 변동이 실제 손익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존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유가 급등 영향은 올해 하반기 이후 실적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 중동 전쟁 여파 유가 급등에 ‘흔들’…“실적 영향 제한적이지만 불확실성 여전”

다만 과거와 동일한 위기 상황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지난 2022년 에너지 가격 급등기와 비교하면 현재는 전기요금이 이미 상당 부분 상승했고 원전 비중 확대 등 구조 변화가 완충 역할을 할 수 있어서다. 실제 원전 비중 확대 및 발전 믹스 개선 등은 연료비 급등 충격을 일부 흡수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중동 전쟁이 장기화되지 않을 경우 실적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가 상승이 이어지더라도 일정 기간 이후 안정화되면 연간 손익에 미치는 영향이 관리 가능한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이는 전쟁 기간과 유가 흐름에 크게 좌우된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

결국 올해 한전 경영 목표는 흑자 유지보다 회복 흐름 지속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유가가 단기간 내 안정될 경우 지난해 형성된 실적 개선 흐름이 이어질 수 있지만 가격 상승세가 장기화될 경우 비용 부담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기요금 정책 역시 핵심 변수다. 요금 동결 기조가 이어질 경우 한전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요금 조정이 이뤄질 경우 물가와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만만치 않다. 정책과 시장 변수 사이에서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가 향후 한전 경영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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