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청장 연루 카카오톡 대화방 논란에도 선거관리위원회 늑장 대처
평소 행정 감시 자처하던 지역 시민단체들, 이번 사안엔 이례적 '침묵
[공감신문] 정재은 기자=대구 중구청장을 둘러싼 카카오톡 단체방 관련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이를 조사해야 할 선거관리위원회의 지지부진한 대처와 함께 지역 시민단체들의 이례적인 침묵이 겹치면서 선택적 정의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지역 정가 등에 따르면, 최근 현직 대구 중구청장 측이 연루된 것으로 추정되는 단체대화방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나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훼손할 만한 내용이 오갔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현재까지 구체적인 위법 사실이 확인되거나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공직사회와 선거의 공정성에 미치는 파장을 고려할 때 제기된 주장의 진위 여부를 신속하게 가려내는 것은 선거 당국의 필수적인 과제다.
그러나 해당 의혹을 들여다봐야 할 선거관리위원회의 행보는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통상 디지털 소통망 관련 논란은 증거 인멸의 우려가 커 신속한 기초 조사와 자료 확보가 생명이다. 단체방 폭파나 대화 내역 삭제가 단시간에 손쉽게 이루어질 수 있음에도, 당국의 미온적인 대처는 실체적 진실 규명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선관위가 국민의힘 후보 출신 현직 구청장을 의식해 선제적인 조치에 부담을 느끼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는 실정이다.
이러한 선관위의 늑장 대응 못지않게 도마 위에 오른 것은 지역 시민단체들의 이중적인 태도다. 평소 지자체의 행정 오류나 정치인의 도덕적 흠결이 불거질 때마다 성명서 발표와 기자회견 등을 통해 날 선 비판을 쏟아내던 시민단체들이 유독 이번 중구청장 단톡방 의혹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단체의 본령은 권력에 대한 엄정한 감시와 견제에 있다. 사안의 경중이나 대상의 정치적 진영을 가리지 않고 동일한 잣대를 적용해야 그들의 비판이 정당성을 얻고 시민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다. 하지만 특정한 사안이나 인물에 대해서만 침묵을 지키는 현재의 모습은 입맛에 맞는 이슈에만 목소리를 내는 선택적 정의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는 건전한 시민사회의 감시 기능을 스스로 훼손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의혹이 사실과 다를 경우, 지연된 조사와 무분별한 억측으로 인해 지자체가 겪지 않아도 될 행정적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반대로 위법 정황이 존재함에도 제대로 된 조사 없이 덮고 넘어간다면 지역 사회의 선거 행정 불신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다. 결국 지역 사회의 불필요한 혼란을 끝내고 신뢰를 회복하는 유일한 해법은 정치적 고려나 진영 논리를 완전히 배제한 철저하고 투명한 진상 규명뿐이다.
이와 관련해 지역 정계의 한 관계자는 "평소 사소한 논란에도 즉각적으로 반응하며 목소리를 높이던 시민단체들이, 현직 구청장의 단톡방 의혹이라는 중대한 사안 앞에서는 꿀 먹은 벙어리 행세를 하고 있어 시민들의 실망감이 크다"며 "선관위 역시 디지털 증거가 사라지기 전에 객관적인 자료 확보에 신속히 나서야 하며, 시민단체도 진영을 가리지 않는 일관된 잣대로 권력 감시라는 본연의 역할을 다해야 불필요한 지역 내 갈등을 조기에 종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