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제6차 중앙위원회의에 참석해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8월 17일 정기 전국당원대회를 앞두고 대회 준비위원회 구성과 지도부 선출 방식 확정 기한을 일시적으로 없애는 특례 부칙 안건을 상정해 온라인 투표에 돌입했다. 촉박해진 일정을 고려한 실무적 절차지만 그 이면에는 차기 당권을 둘러싼 계파 간 주도권 싸움과 선거 패배 책임론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중앙위원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어록을 인용하며 “나라의 주인이 국민이듯 당의 주인은 당원”이라고 강조한 것은 사실상 연임 도전을 위한 정면 돌파 선언으로 해석된다. 정 대표는 “당 운영도 당대표가 하는 것 같지만 결국 당원이 한다”며 당원의 힘으로 지도부를 구성해 다시 뛰겠다고 말했다.
이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강성 권리당원의 표심이 과대 대표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1인 1표제 보완’을 요구해 온 비당권파 세력을 겨냥한 포석이다. 50만 명이 넘는 호남 중심의 강성 권리당원을 핵심 자산으로 둔 정 대표로서는 ‘당원 민주주의’ 프레임을 선점해 비당권파의 제도 보완 요구를 무력화하겠다는 계산이다.
반면 비당권파는 6·3 지방선거와 서울시장 선거, 평택 을 재선거 패배 등을 두고 거센 ‘지도부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김민석 국무총리는 인터뷰에서 정부의 국정 지지율이 높았음에도 기대 이하의 성적이 나온 것을 지적하며 성찰과 엄정한 평가를 요구했다. 선거 직전까지 높은 지지율을 유지했던 대통령의 후광을 입고도 기대 이하의 성적이 나온 것은 당 지도부의 전략 부재와 무능 때문이라는 시각이다.
이에 당권파도 순순히 물러서지 않고 청와대와 비당권파를 향해 맞불을 놓았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선거 평가위원회 구성을 발표하며 지역 내 균열적 구조가 차기 당권 구도와 연결돼 국민에게 불협화음을 보여줬다고 반박했다. 나아가 정부 인사들의 행보까지 평가 대상에 포함하겠다고 밝혀 계파 간 갈등에 기름을 부었다.
이같은 책임론 공방 속에서도 정 대표가 이 대통령의 유럽 순방 외교 성과를 ‘월드클래스’라며 연일 극찬을 보내는 배경에는 고도의 정치적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앞서 청와대의 불출마 압박 기류에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며 맞섰던 정 대표이기에 이번 발언은 당청 갈등설을 진화하고 차기 전대가 ‘친명 대 반명’ 구도로 짜 선거 패배의 독박을 쓰는 상황을 막기 위한 방어기제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정 대표의 비서실장인 한민수 의원도 친명과 친청을 나누는 언론의 프레임을 차단하며 당내 결속을 강조했다. 그는 정 대표의 거취 표명 시점에 대해 대통령이 귀국하는 18일 이후이자 전준위가 구성되는 24일 전후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정치권에서는 정 대표가 결국 연임 도전을 공식화할 것으로 보고 있으나 향후 전당대회 가도는 복잡하게 얽혀 있다.
비당권파와 친명계는 정 대표의 연임이 국정 후반기 동력에 부담이 된다고 판단해 ‘김민석 카드’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표 결집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호남 지역에서 지지세가 높은 송영길 전 대표의 행보에 따라 정 대표의 확실한 ‘티켓 밭’이 흔들릴 수도 있다. 결국 이러한 거센 압박 속에서 정 대표가 오직 ‘당원 주권론’이라는 깃발 하나로 당권을 수성할 수 있을지가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의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김진오기자 kimjo@idaegu.co.kr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