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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담장 넘는 서울교육, '폐교'를 미래 생존의 전략 자산으로 재정의하다

미래 대응을 위한 '도약' 축은 급변하는 기술 환경에 맞춰 AI 교육 등 미래 교육 모델을 실험하고 검증하는... AI 교육센터(2028년) 건립을 핵심으로 하며, 용산구 등 특수학교 미설립 자치구를 중심으로 인프라를 확충하고...

담장 넘는 서울교육, '폐교'를 미래 생존의 전략 자산으로 재정의하다

서울시교육청, 2,732억 투입 ‘학교 이전적지·폐교 활용 5개년 전략계획’ 발표

단순 시설 관리를 넘어선 패러다임 전환…‘성장·회복·도약·순환’의 4대 정책 축 가동

5대 권역별 미래 교육 플랫폼 구축…2030년까지 에코스쿨·AI센터 등 핵심 거점 완성

서울특별시교육청 신청사 조감도. (사진=서울시교육청)

[한국대학신문 백두산 기자] 서울 교육의 지형도가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라는 위기 속에서 ‘미래형 교육 거점’으로 재편된다. 서울특별시교육청은 문을 닫은 학교를 단순히 비어있는 유휴 시설로 방치하지 않고, 서울 시민과 학생의 미래 역량을 키우는 공교육의 전략적 자산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2030년까지 이어질 이번 대규모 프로젝트는 학교의 담장을 넘어 지역 사회와 세계를 잇는 ‘THE School beyond School’이라는 새로운 교육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

■ “이 부지를 무엇으로 쓸 것인가”에서 “서울교육의 10년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로 =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18일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총 2732억 원을 투입하는 「학교 이전적지·폐교 활용 5개년 전략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이번 계획의 핵심은 질문의 근본적인 전환에 있다. 지금까지의 폐교 활용이 발생한 부지를 어떻게 임시방편으로 메울 것인가라는 ‘사후 약방문’ 식이었다면, 이제는 이 공간이 서울교육의 미래 10년을 견인할 플랫폼으로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라는 ‘선제적 전략’으로 선회한 것이다.

실제로 서울의 교육 환경은 한계치에 다다랐다. 2025년 약 74만 명인 서울 학생 수는 2031년 약 53만 명으로 27.8% 급감할 전망이며, 전교생 240명 이하의 소규모 학교는 10년 사이 5배나 늘어났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러한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삼아 폐교를 씨앗 삼아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미래 역량 학습 거점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 ‘THE School Beyond School’…4대 전략 축과 5대 권역의 입체적 설계 =

서울시교육청은 폐교 활용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성장, 회복, 도약, 순환이라는 4대 정책 축을 설정했다. 이는 폐교가 수행할 핵심 교육 기능을 표준화하여 권역별로 필요한 서비스를 체계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설계도다.

먼저 ‘성장’ 축은 유아기부터 기초 학력, 생태 환경 교육에 이르기까지 놀이와 체험 중심의 선도 모델을 구축하는 데 집중한다. 이는 초기 단계의 교육 격차를 선제적으로 해소하여 모든 학생의 고른 성장을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다.

‘회복’ 축은 학생들의 정서적 위기 대응과 더불어 부족한 특수 교육 인프라를 대폭 확충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지역 간 교육 균형을 맞추고 공교육이 마땅히 책임져야 할 ‘치유’와 ‘포용’의 기능을 강화하는 핵심 경로다.

미래 대응을 위한 ‘도약’ 축은 급변하는 기술 환경에 맞춰 AI 교육 등 미래 교육 모델을 실험하고 검증하는 플랫폼을 구축한다. 외부 협력을 통해 개발된 혁신 모델을 안전하게 시범 운영한 뒤 서울 전역으로 확산시키는 거점 역할을 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순환’ 축은 학교의 기능을 학생에게만 한정하지 않고 학부모, 시니어까지 아우르는 평생 학습 체계를 구축하는 역할을 한다. 시니어 대학이나 지역 맞춤형 복합 시설을 통해 학교 공간이 지역 사회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끄는 사회적 기능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서울시교육청이 18일 발표한 '학교 이전적지·폐교 활용 전략계획(2026~2030)'. (자료=서울시교육청)

서울을 5개 권역으로 나누어 각 지역의 인구 구조와 교육 인프라 현황에 맞춘 차별화된 개발 전략도 추진된다.

도심권(종로·중·용산)은 학령인구 비중이 낮고 도심 공동화가 진행 중인 특성을 반영해 ‘도약’ 기능에 집중한다. AI 교육센터(2028년) 건립을 핵심으로 하며, 용산구 등 특수학교 미설립 자치구를 중심으로 인프라를 확충하고 중장기적으로 도서관 재배치를 검토한다.

고령화가 심화된 동북권(노원·도봉·성동 등)은 ‘회복’과 ‘도약’이 중심이 된다. 덕수고 행당분교의 마음치유학교(2027년), 성수공고의 성진학교(2029년)를 통해 교육 복지를 강화하고, 도봉고 부지는 백년더가치도서관(2030년)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서남권(강서·양천·구로 등)은 유소년 인구 변화가 큰 지역적 특색에 맞춰 ‘성장’과 ‘회복’ 기능을 강화한다. 공진중의 에코스쿨(2026년)과 염강초의 유아교육진흥원 이전(2030년)이 핵심이며, 양천·금천·영등포 등 특수학교가 부족한 자치구에는 추가 인프라 구축을 검토한다.

동남권(강남·서초·송파 등)은 학령인구 비중이 가장 높고 사교육 열기가 뜨거운 특성에 맞춰 ‘순환’과 ‘공교육 회복’을 노린다. 수서중 부지에 종합정보센터 건립을 검토하고, 사교육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심리 정서 지원 거점 및 공교육 차별화 모델 실험을 추진한다.

마지막으로 서북권(은평·마포·서대문)은 청년층 인구 비중이 높은 지역으로 ‘순환’ 중심에 ‘도약’ 기능을 보완한다. 현재는 사전 검토 단계이나, 향후 은평구에는 감성 주도형 숲·문화예술 학교를, 마포 상암 지역에는 미디어·크리에이티브 에듀 센터 구축을 검토해 K-콘텐츠 미래 인재 양성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 2732억의 재정 투자와 공동기금 조성…지속가능한 교육 도시를 향하여 =

이번 전략계획의 성공을 좌우할 관건은 결국 ‘재정’과 ‘상생’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약 2732억 원의 사업비를 교육청 자체 재원(71%)과 국비 등 외부 재원(29%)을 통해 단계적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특히 주목할 대목은 교육청과 서울시, 중앙정부가 함께 참여하는 ‘공동기금’ 조성 방안이다. 폐교 활용이 단순히 교육 시설 확충을 넘어 지역의 주요 문화·복지 인프라 구축과 직결되는 만큼, 범정부 차원의 협력을 통해 재정적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폐교 결정 이후 사업 착공 전까지 발생하는 공백기인 ‘전환기’에 대한 임시 활용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지역 사회와의 갈등을 최소화하고 공간의 효율성을 높일 방침이다. 이번 5개년 전략은 폐교를 ‘사라지는 공간’이 아닌 ‘다시 태어나는 거점’으로 재정의했다는 점에서 고등교육을 포함한 대한민국 교육계 전반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근식 교육감은 “서울 곳곳의 교육 공간을 연결해 학생과 시민 모두의 미래 역량을 키우는 배움의 도시를 만들겠다”며 미래 교육 선도 도시로서의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학령인구 감소라는 절벽 위에서 서울 교육이 시도하는 이 과감한 공간의 전환이, 과연 도시 전체의 성장을 견인하는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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