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비가맹택시 기사들에게 발송된 공지사항
국내 모빌리티 시장 1·2위 플랫폼인 카카오모빌리티와 우버가 각각 호출 구조와 수익 구조를 동시에 바꾸면서, 택시기사들이 양측 플랫폼 사이에서 이중 압박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쪽에서는 호출 정보 접근이 제한되고, 다른 한쪽에서는 새롭게 수수료가 부과되면서 기사들의 실질적인 선택권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콜리스트 종료”… 비가맹 기사 사실상 ‘눈 가리고 운행’
카카오택시 공지에 따르면 비가맹 택시는 앞으로 ‘콜리스트’ 기능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기존에는 기사들이 주변 호출을 직접 확인하고 선별적으로 선택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콜카드’ 형태로 제한된 정보만 제공받게 된다. 이로 인해 호출 선택의 폭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야간 영업 환경에서의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심야 시간대에는 수요가 몰리는 지역을 중심으로 이동하며 효율적으로 운행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콜리스트 접근이 제한되면 이러한 전략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사들 사이에서는 콜이 울리기만 하고 실제로 잡기 어려운 구조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른바 ‘꿀콜’을 선별해 탑승하던 기존 방식이 사실상 차단되면서, 수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반응이다.
한 개인택시 기사는 “앞으로는 가까운 콜 위주로 수동적으로 운행할 수밖에 없고, 콜을 놓치는 시간도 늘어날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심야 승차난이 더 심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가맹만 살고 비가맹 죽는다”… 구조적 유도 논란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를 단순 기능 변경이 아니라 가맹택시 확대를 유도하는 구조적 변화로 해석하고 있다.
가맹 기사들은 상대적으로 유리한 호출 환경을 유지하는 반면, 비가맹 기사들은 정보 접근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플랫폼이 호출 흐름을 사실상 통제하는 상황에서 정보까지 차단될 경우, 비가맹 기사들의 경쟁력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택시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이 호출과 정보 모두를 쥐고 있는 상황에서 비가맹 기사들이 불리해지는 구조는 불가피하다”며 “결국 가맹으로 유입을 유도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고 말했다.
일부 기사들 사이에서는 플랫폼이 가맹 확대를 통해 수수료 기반 수익을 늘리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제기되고 있다.
우버는 수수료 신설… “0%에서 최대 8%로”
우버 역시 수익 구조 개편에 나섰다.
우버는 오는 6월부터 운행 거리에 따라 최대 8%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체계를 도입할 예정이다. 기존에는 수수료가 없던 기사들도 이번 정책 적용 대상에 포함되면서 사실상 전면적인 수익 구조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우버 측은 장거리 운행의 경우 시간 대비 수익이 높아질 수 있어 전체적으로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의 반응은 이와 다소 거리가 있다.
기사들은 수수료가 새로 부과되는 상황에서 수익성이 개선된다는 설명 자체가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한 택시 기사는 “그동안 받지 않던 수수료를 내게 되는데 수익이 좋아진다는 논리는 이해하기 어렵다”며 “우버 호출을 의도적으로 피하려는 기사들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일방 통보”… 택시조합, 공식 규탄 성명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은 공식 성명을 통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조합은 우버의 수수료 정책이 실질적인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됐으며, 그 부담이 고스란히 기사들에게 전가되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특히 플랫폼 사업자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기사들에게 불리한 조건을 강제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조합은 국토교통부와 공정거래위원회에 해당 사안에 대한 조사 착수를 요구하며, 제도적 대응 필요성도 함께 제기했다.
“콜은 막히고, 수익은 줄고”… 플랫폼 리스크 현실화
현재 택시기사들은 한쪽에서는 호출 접근이 제한되고, 다른 한쪽에서는 수수료 부담이 증가하는 이중 구조에 직면해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단순한 정책 조정이 아니라 플랫폼 중심 구조가 강화되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호출과 수익을 모두 플랫폼이 통제하게 될 경우, 기사들의 자율성은 점점 축소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택시와 관련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관계자는 “플랫폼이 커질수록 기사들은 선택권을 잃고 구조적으로 종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지금 나타나는 변화는 그 전환 과정의 초기 단계”라고 말했다.
인수설까지 겹치며 불안 증폭
여기에 우버의 카카오모빌리티 인수설까지 더해지면서 시장의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해당 보도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밝혔고, 우버 역시 확인이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정책 변화 자체에서 방향성을 읽고 있다는 분위기다.
한 택시 기사는 “현재도 플랫폼 정책 변화로 체감 부담이 커지고 있는데, 시장이 하나로 통합되면 통제는 더 강해질 것”이라며 “요금과 수수료, 호출 구조까지 모두 플랫폼에 의해 결정되는 상황이 올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플랫폼 경쟁이 아닌 ‘지배력 경쟁’으로
모빌리티 시장은 이제 단순한 서비스 경쟁을 넘어 호출 권한, 수익 배분, 정보 접근을 둘러싼 구조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기사들의 수익과 노동 환경이 플랫폼 정책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한 플랫폼업계 관계자는 “지금 벌어지는 변화는 플랫폼 산업이 어느 방향으로 갈 것인지 보여주는 신호”라며 “이제는 경쟁이 아니라 지배력의 문제로 넘어간 상황”이라고 말했다.
Tag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