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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단독] 전화국·터미널에 주거복합시설…서울 서남권 ‘모자이크 개발’ 속도

서울 서남권에서 전화국과 공장, 물류시설 등 노후시설 부지를 주거복합시설로 바꾸는 개발사업이 잇따라 속도를 내고 있다. 대규모 택지 개발 대신 기능을 다한 도심의 핵심 부지를 개발하는 ‘모자이크 개발’이 서남권의 새로운 모델로 떠올랐다.

서울 강서구 KT 가양빌딩 전경. 카카오지도 갈무리

서울 서남권에서 전화국과 공장, 물류시설 등 노후시설 부지를 주거복합시설로 바꾸는 개발사업이 잇따라 속도를 내고 있다. 대규모 택지 개발 대신 기능을 다한 도심의 핵심 부지를 개발하는 ‘모자이크 개발’이 서남권의 새로운 모델로 떠올랐다. 강서구 KT가양빌딩이 35년 만에 통신시설 용도를 벗어나 아파트로 탈바꿈하는 등 기존 산업·업무시설에 주거 기능을 더하는 사업이 구체화하면서 서남권의 도시공간 재편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12일 서울시와 강서구 등에 따르면 강서구는 최근 등촌동 681-1 일대 KT가양빌딩 부지 4887.6㎡에 대한 도시관리계획 변경 및 특별계획구역 세부개발계획안을 열람공고했다. 1991년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된 통신시설을 폐지하고 공동주택과 근린생활시설, 노유자시설 등을 갖춘 복합시설로 개발하는 것이 핵심이다.

해당 부지는 지하 5층~지상 14층, 연면적 3만9231㎡ 규모로 개발되고 공동주택 168가구가 공급된다. 이 중 절반이 넘는 96가구를 전용면적 84㎡로 구성해 가족 단위 주거 수요를 흡수하도록 했다. 용적률은 439.98%를 적용한다. 기존 준주거지역 용도는 유지하면서 활용도가 낮아진 통신시설 부지를 고밀 개발하는 방식이다. 강서구 측은 “마곡지구에 집중된 업무·산업 기능을 뒷받침할 주거시설을 공급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서구 가양동 옛 CJ공장부지 개발사업 조감도. 사진 제공=강서구청

지난 3월 서울시가 노후 산업지역의 기능을 고도화하고 주거·생활환경을 개선하는 ‘서남권 대개조 2.0’을 발표한 이후 기존 산업·업무시설 부지를 주거복합시설로 전환하는 개발계획도 잇따라 구체화하고 있다. 강서구 가양동 CJ공장 부지는 지난 7월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이 가결되면서 기존 산업·업무 중심 개발계획에 공동주택 약 960가구를 도입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양천구 목동 CBS 부지도 지식산업센터 중심의 기존 계획을 수정해 오피스텔 244실과 시니어주택 55실을 포함하는 복합개발로 선회했다. 앞서 올 1월 건축심의를 통과한 양천구 신정동 서부트럭터미널은 공동주택 990가구와 물류·업무·상업시설을 갖춘 도시첨단물류단지로 개발된다.

추가 개발 움직임도 눈에 띈다. 강서구 홈플러스 가양점과 옛 이마트 가양점 부지에서는 주거복합개발 방안이 검토중이다. 금천구 독산동 공군부대 부지도 주거·산업·녹지가 결합된 복합공간으로 개발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옛 화곡전화국 자리였던 KT 강서 빌딩도 잠재적인 개발 후보지로 꼽힌다. 이창무 한양대 교수 겸 서울시 총괄건축가는 “KT 부지 외에도 다양한 핵심 부지 개발이 민간의 힘을 통해서 추진되면 서남권 일대 뿐만 아니라 서울 전역의 공급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서구 마곡 산업단지 전경. 연합뉴스

서남권에서 복합개발 필요성이 커진 배경에는 노후 산업시설과 주거지가 혼재한 지역 특유의 도시구조가 자리하고 있다. 영등포·구로·금천 등 서울의 대표적인 준공업지역의 경우 약 19.97㎢에 달할 정도로 산업시설 노후화와 함께 협소한 도로, 녹지 및 생활편의시설 부족 등의 문제가 누적돼 왔다. 여기에 마곡산업단지를 중심으로 대기업 연구개발(R&D) 시설과 업무 기능이 집적되면서 인근 지역의 주거 수요도 커지고 있다. 올 2월 기준 마곡산업단지에는 LG전자·LG화학 등 LG그룹 계열사를 비롯해 롯데중앙연구소, 코오롱그룹, 이랜드그룹 계열사 등 202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인근의 신축 아파트 분양가도 높은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 3월 분양한 강서구 방화6구역 재개발 단지 ‘래미안 엘라비네’의 전용면적 84㎡ 분양가는 18억 안팎으로 책정됐다. 마곡과 인접한 등촌·가양 일대에서 기존 비주거 부지를 활용한 주택 공급 필요성이 커지는 배경이다.

서울시가 추진 중인 서남권 대개조 역시 이러한 도시구조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노후 산업지역의 기능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주거·문화·녹지 기능을 확충해 산업과 생활이 공존하는 복합도시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기존 산업시설을 유지·재편하면서 주거 기능을 추가하는 복합개발이 서남권의 새로운 주택 공급 경로로 자리 잡기 위해 소규모 핵심 개발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서울은 정비사업 외에는 대규모로 개발해 주택을 공급하기 어렵고, 핵심 부지 위주의 소규모 개발을 병행하는 투트랙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서남권은 이 같은 소규모 개발에 적합해 앞으로도 발전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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