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지난달 2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6 부산모빌리티쇼에서 준중형 세단 '디 올 뉴 아반떼'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디 올 뉴 아반떼는 2020년 아반떼 7세대 출시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8세대 모델이다. 현대자동차·기아 제공
운전면허를 갓 딴 사회초년생이 가장 먼저 찾던 차. 아반떼는 1990년 엘란트라(1세대 아반떼)로 첫발을 뗀 뒤 30년 넘게 2030세대의 첫 차이자 국민차로 자리매김했다. 그런 아반떼가 6년 만에 8세대 모델로 돌아온다.
현대자동차는 21일 8세대 아반떼에 대해 ‘국민차’를 넘어선 준중형 세단을 목표로 내세웠다. 디지털 기능과 공간성을 대폭 강화해 현대차가 추구하는 ‘기술의 대중화’를 보여주겠다는 포부다.
문제는 그사이 국내 첫 차 시장의 공식이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 Y를 앞세운 테슬라가 빈틈을 빠르게 파고들었다. 가격과 유지비가 중심이던 선택 기준도 디자인과 첨단 기능, 브랜드 이미지 등으로 확장됐다. 더는 첫 차, 국민차라는 기존 이미지만으로 승부하기 어려운 시장이 된 것이다.
변화는 시장 점유율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국토교통부 통계를 분석한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아반떼의 올해 상반기 20대 신차 시장 점유율은 7.8%였다. 7세대 모델 출시 직후인 2020년 하반기(17.3%)와 비교하면 신차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6년 만에 절반 이하로 줄었다. 올해 신차 출시를 앞둔 대기 수요가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지난해 상반기(14.9%)·하반기(13.5%)에 이어진 하락 흐름이 올해도 지속됐다. 그 사이 모델 Y는 20대 사이에서 5.6%를 점유하며 5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30대 시장의 경쟁 구도도 달라졌다. 2020년 하반기만 해도 아반떼는 5.4% 점유율로 4위에 올랐지만, 올해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반면 모델 Y는 13.2%로 1위에 오르며 시장 판도를 바꾸고 있다는 평가다.
차종 변화는 브랜드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30대 신차 시장에서 현대차 점유율은 24.0%로 지난해 하반기(28.6%)보다 4.6%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테슬라는 12.9%에서 16.0%로 상승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업계에서는 신형 아반떼에 이같은 현대차의 고민이 담긴 것으로 분석한다. 핵심은 첨단 기술에 민감한 2030세대 등을 끌어들이는 동시에 실용성을 중시하는 40대까지 아우르는 전략이다. 기존 첫 차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변화한 소비층까지 만족시켜 대중 세단으로 영역을 넓히려는 시도다.
특히 디지털 기능 강화가 가장 큰 변화로 꼽힌다. 신형 아반떼에는 현대차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플레오스 커넥트’가 적용됐다. 지난 5월 출시한 더 뉴 그랜저에 먼저 달았던 시스템을 준중형 세단까지 확대한 것이다. 플레오스 커넥트는 대형 디스플레이를 기반으로 내비게이션·미디어·차량 설정 등을 통합하고 생성형 인공지능(AI) 비서 ‘글레오 AI’를 통해 자연어 기반 정보 검색 등을 지원한다. 2030세대 등 기술에 민감한 고객층 전반을 겨냥했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실용성을 중시하는 3040세대를 염두에 둔 변화도 담았다. 신형 아반떼는 전장 4765㎜, 휠베이스 2750㎜로 기존 모델 대비 각각 55㎜, 30㎜가 늘어났고 전폭도 확대됐다. 공간성을 강화해 실용성을 높였다는 것이다. 여성 등 다양한 취향을 고려해 꼬냑 등 내·외장 색상도 새롭게 추가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반떼는 대표 엔트리 모델인 만큼 더 많은 고객이 최신 기술을 경험하도록 하는 역할도 중요하다”며 “준중형 세단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모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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