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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단독] 밤샘조사·진술권 미보장…경찰 인권침해 반복에도 점검 인력 단 2명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30대 여성 피의자 A씨를 대상으로 세 차례 심야조사를 실시했다. A씨는 담당 수사관에게 임신 중이라는 사실을 알렸지만 세 번의 조사는 모두 12시간이 넘게 이어졌다.

서울 명동 거리에 경찰차가 세워져 있다. 뉴스1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30대 여성 피의자 A씨를 대상으로 세 차례 심야조사를 실시했다. A씨는 담당 수사관에게 임신 중이라는 사실을 알렸지만 세 번의 조사는 모두 12시간이 넘게 이어졌다. 이후 A씨는 유산했고, 담당 수사관 등을 상대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접수했다. 인권위는 심야·장시간 조사가 A씨의 신체적 자유를 침해했다고 판단해 경찰에 주의·직무교육 등을 권고했다.

경찰이 이처럼 수사 과정에서 반복되는 인권침해를 막기 위해 관련 대책을 마련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수백 곳에 달하는 전국 경찰관서를 방문해 인권 실태를 점검하는 인력은 단 2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은 지난 2024년 9월 30일 인권보호담당관실 내 ‘인권진단계’를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전국 시·도 경찰서에 방문해 인권보호 실태를 진단하고, 미흡한 점을 확인하면 개선 등 후속 조치를 독려하려는 취지에서다.

8일 서명옥 국민의힘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인권진단계 정원은 2명에 불과했다. 전국 262개 경찰서의 유치장·민원실 등 인권보호시설 점검과 인권 침해요소를 감시하는 업무를 2명이 전담하고 있는 셈이다.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 경찰차가 주차돼 있는 모습. 연합뉴스

일선 경찰서의 자발적인 참여도 저조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경찰청에 따르면 인권진단계 신설 이후 선제적으로 진단을 신청한 관서는 단 한 곳도 없었다. 이에 따라 최근 3년간 매년 시·도경찰청의 추천을 받아 10곳 안팎의 경찰서에만 방문 점검이 이뤄졌는데, 이는 전체 관서의 4%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외부 전문강사를 활용한 경찰 인권교육 역시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청의 ‘인권강사 교육현황’에 따르면 경찰은 2024년 학계·법조계 인사 등 35명을 외부 강사로 위촉했다. 그러나 올해 8월까지 이들의 교육 실적은 232건으로, 같은 기간 내부 강사가 실시한 교육 실적(1123건)의 5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이 기간 강의를 한 차례도 하지 않은 외부 강사도 4명에 달했다. 경찰은 별도의 교육 성과 검증 없이 최근 외부 강사 35명 전원의 위촉 기간을 2년 연장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청은 중앙일보에 “상시 진단 외에도 국가수사본부 차원에서 매년 단계별 수사인권진단을 통해 실태를 파악하고 있다”며 “피해자·피의자 등 수사 대상자를 상대로 설문조사도 실시해 미흡한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밝혔다.

서명옥 의원은 “최근 6년간 인권위가 경찰에 내린 인권침해 관련 권고만 200건이 넘는데, 수사현장에서 지켜야 할 기본적인 절차조차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며 “경찰청은 국민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인권 교육 및 현장 진단 개선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유림 기자 noh.yu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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