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밑 ‘개 잡는 곳’?…곳곳에 수상한 흔적
광산구·동물보호단체 현장 점검
철창·핏자국…불법도축 조사
축사 업주 “개고기 판매했다”
2026년 11월 05일(목) 21:10
5일 전남광주시 광산구 오산동 월산2교 아래 불법 도살장으로 의심되는 현장에서 광산구 등 관계자들이 긴급 점검을 벌이고 있다.
5일 전남광주시 광산구 오산동 월산2교 밑에는 개들의 ‘낑낑’ 소리가 울렸다. 오물 냄새도 코를 찔렀다.
천변에 세워진 낡은 비닐하우스와 축사 인근에는 목을 펴지도 못할 정도의 철장 안에는 개 두 마리가 갇힌 채 울고 있었다. 그 뒤로 개 10여마리도 곳곳에 묶여 있었다.
바닥 곳곳에는 핏자국으로 보이는 흔적, 피로 추정되는 붉은 액체가 담긴 웅덩이도 보였다. 유기견들 털 뭉치와 잘린 염소 뿔 등도 흩어져 있었다.
현장에는 주인 없는 개 목줄, 동물 도살에 사용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칼, 산소통, 토치 등 도구도 발견됐다.
전남광주시 광산구는 이날 광산구에서 불법 도살 현장으로 추정되는 곳을 긴급 점검했다.
현장에서는 큰 비닐하우스 한 동과 염소우리 한 동, 야외 사육장 등지에 개 16마리와 염소 70마리, 닭 4마리, 소 3마리, 돼지 6마리가 확인됐다. 이곳 냉장고에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고기가 담긴 비닐봉지 13개가 발견됐다.
광산구는 현장에서 축사 업주 A(61)씨로부터 개 소유권 포기각서를 받은 뒤, 개 16마리를 구출해 광주 유기동물보호센터로 이송조치했다.
A씨에 따르면 이곳은 지난 10년 동안 염소 등 가축 도축장으로 쓰였다. 도축된 고기는 현장에 방문하는 업자들을 통해 판매했으며, 개고기의 경우 한 근(600g)에 1만3000원씩 받으며 판매했다고 한다.
현장에서 만난 A씨는 “입에 풀칠하려고 한 것”이라고 개고기 판매 사실을 시인했다.
A씨는 “천변을 떠도는 유기견을 데려오거나, 주변인들이 버린 개를 들여 왔다”며 “주변에서 개를 키우면 사룟값이 많이 든다고 싫어한다. 나한테 버린 개를 거둬준 것”이라고 말했다.
광산구는 개 불법도축 여부를 확인 중이며, 현장에서 발견된 염소들도 불법 도축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광산구는 또 해당 장소가 국유지인 점을 들어 하천 부지 무단점유 여부, 폐기물 처리, 가축분뇨에 따른 환경오염, 무허가 시설물 설치 등 관련 법령 위반 여부도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은 동물보호단체 측으로부터 고발장을 접수하는대로 도살장 업주를 동물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할 수 있는지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정당한 사유 없이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와 소유자 없이 배회하거나 버려진 동물을 포획해 죽이는 행위 등을 금지하고 있다.
/글·사진=박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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