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오월드에서 탈출한 늑대 ‘늑구’의 행방이 나흘째 묘연한 가운데, 인공지능(AI)으로 조작된 사진과 허위 제보가 잇따르면서 수색 작업에 큰 혼선이 빚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가짜 사진을 토대로 재난문자가 발송되고 인근 학교가 휴교하는 일까지 벌어지면서 검증 없는 정보 확산이 행정력 낭비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대전시와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늑구 관련 목격 신고가 이어졌지만, 이 가운데 일부는 AI 합성 사진이나 허위 제보로 확인됐다. 실제로 대전소방이 지난 8일 언론에 배포한 ‘도로를 배회하는 늑대’ 사진은 뒤늦게 조작된 이미지로 의심돼 삭제 요청이 이뤄졌다.
관련 사진은 대전의 한 초등학교 인근 횡단보도에서 늑구가 배회하는 듯한 장면을 담고 있었고, 소방당국은 이를 토대로 한때 동물원 외부로 수색 범위를 넓혔다. 대전시는 해당 내용을 근거로 “늑대가 오월드 네거리 쪽으로 이동했다”며 인근 시민들에게 안전에 유의하라는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이 여파로 인근 학교에는 자녀를 데려가려는 학부모들이 몰렸고, 학교가 하루 휴교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이후 확인 결과 해당 사진은 실제 현장과 맞지 않는 부분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사진 속 횡단보도 정지선은 두 줄이었지만 실제 도로에는 한 줄만 있었고, 화살표 위치와 방향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정표 글씨 역시 실제와 다르게 깨져 있었다.
대전시 관계자는 “해당 사진을 제외하고는 그 일대에서 늑구를 봤다는 추가 제보가 없었고, 인근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에도 늑구 모습이 전혀 잡히지 않았다”며 “뒤늦게 위조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대전소방본부도 지난 10일 해당 이미지가 AI로 합성된 사진으로 의심된다며 삭제를 요청했다.
온라인상에서 퍼진 다른 목격 사진도 허위로 판명됐다. 오월드에서 약 5㎞ 떨어진 학교 운동장에서 늑구를 봤다는 사진이 온라인 카페 등을 중심으로 확산했지만, 이 역시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잇따르면서 수색 작업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늑구의 실제 이동 흔적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허위 제보까지 겹치며 수색 인력과 행정력이 분산됐기 때문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옛날 사진이나 위조된 사진을 보내와 늑대를 찾는 데 상당한 혼란을 겪었다”고 말했다.
현재 당국은 검증되지 않은 제보에 의존하기보다 실제 흔적과 CCTV, 현장 수색을 중심으로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대전시와 소방당국은 허위 제보와 조작 사진이 시민 불안을 키우고 구조 작업에 혼선을 주는 만큼 확인되지 않은 정보의 확산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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