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3월의 마지막 날, 뉴욕증시가 기록적인 상승세로 장을 마감했다.
미국과 이란이 같은 날 조건부이긴 하지만 종전 의사를 내비치자 전쟁이 마무리 국면에 다다랐다는 기대감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전쟁 피로감에 지친 투자자들은 매수 행렬로 돌아세웠다.
다만 국제유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3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25.37포인트(2.49%) 상승한 4만6341.51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84.80포인트(2.91%) 오른 6528.5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795.99포인트(3.83%) 급등한 2만1590.63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3대 지수의 상승 폭은 지난해 5월 12일 이후 가장 컸다.
전 날 큰 폭으로 하락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2.7% 상승했다. 소형주 2000개로 구성된 러셀2000은 3.41% 급등했다.
그러나 3대 지수는 월간 기준으로는 각각 5% 안팎 급락했다. 다우 지수가 5.38%로 낙폭이 가장 컸고, S&P500과 나스닥은 각각 5.09%, 4.75% 하락했다.
이날 분위기 급반전은 30일 트럼프 대통령이 측근들에게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없이 전쟁을 끝낼 용의가 있다'는 뜻을 밝혔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로 부터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 때문에 제트 연료를 구할 수 없는 모든 국가, 예를 들어 이란의 참수에 관여하기를 거부한 영국 같은 나라들에, 제안을 하나 하겠다"면서 "첫째, 미국에서 사라, 미국은 충분히 (석유를) 가지고 있다, 두 번째, 늦었지만 용기를 가진 후, 해협으로 가서, 그냥 (석유를) 가져와라"라고 썼다.
이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은 채 이란에서 미군을 철수시킬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돼 WSJ 보도에 힘을 실었다.
보수 언론 뉴욕포스트는 "트럼프가 전화 인터뷰에서 '우리는 너무 오래 있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안토니오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통화에서 "정상적인 상황으로 회복하기 위한 해결책은 공격적인 행위를 중단하는 데 있다"면서 "우리는 결코 분쟁이나 긴장 고조를 원한 적이 없고 전쟁을 끝내려는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격이 다시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전쟁 종식의 조건을 그대로 내걸고 있다는 점에서 아직 낙관하기엔 이르다는 평가도 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의 변덕도 변수로 남아있다.
CNBC는 "페제시키안은 이달 초에도 이란의 정당한 권리 인정, 배상금 지급, 공격 재발 방지 보장 등 비슷한 요구를 했다"고 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도 "이란이 전쟁을 끝내기 위한 미국의 제안에 아직 답하지 않았다"면서 "지금은 '협상'이 아니라 메시지를 교환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은 휴전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는 "휴전이 아닌 완전한 전쟁 종식을 원한다"는 기존 입장과 같다.
월스트리트저널도 "분쟁의 향방과 그것이 글로벌 시장에 미칠 영향은 여전히 매우 불확실하다"고 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혼재됐다. 고용은 부진했고 소비는 견고했다.
미 노동부의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2월 미국의 구인 건수는 35만 8,000건 감소한 688만2000건으로 집계됐다. 채용은 49만8000건 줄어든 484만9000건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이 경제를 덮은 지난 2020년 3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소비자심리는 예상치를 상회했다. 콘퍼런스보드(CB)는 3월 소비자신뢰지수가 91.8로 전월 대비 0.8포인트(p)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기대치 88.0을 웃도는 수치다.
미 국채 금리 하락세를 이어갔다.
글로벌벤치마크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3bp 내린 4.309%를,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4bp 하락한 3.781%를 각각 기록했다.
미달러는 약세로 돌아섰다. 전 날 한 때 100.614에 달했던 ICE달러지수는 0.5% 내린 100 수준에서 움직였다.
이날 업종별로는 6월물 원유 선물 하락에 에너지 업종이 1.12% 밀렸으며 기술업종은 4.24% 급등했다. 산업재와 재량 소비업도 각각 3.24%, 3.28% 급등했다.
M7(아마존, 알파벳, 애플,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메타플랫폼스, 테슬라)의 주가는 일제히 랠리를 펼쳤다.
대장주 엔비디아를 비롯해 대부분 5% 안팎 급등하며 상승 흐름을 주도했다.
엔비디아는 9.23달러(5.59%) 급등한 174.40달러, 알파벳은 14.06달러(5.14%) 뛴 287.56달러로 뛰어올랐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11.21달러(3.12%) 상승한 370.17달러, 아마존은 7.32달러(3.64%) 급등한 208.27달러로 올라섰다.
애플은 7.16달러(2.90%) 상승한 253.79달러, 테슬라는 216.47달러(4.64%) 급등한 371.75달러로 장을 마쳤다.
메타플랫폼스도 최근 부진을 딛고 35.75달러(6.67%) 급등한 572.13달러로 마감했다.인공지능(AI) 플랫폼 업체 팔란티어는 8.73달러(6.35%) 급등한 146.28달러로 올라섰다.
메모리 업체 마이크론 주가도 모처럼 큰 폭으로 뛰었다. 마이크론은 16.04달러(4.98%) 급등한 337.8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특징주로는 마벨 테크놀로지가 엔비디아가 20억 달러 규모의 지분을 확보했다는 소식에 12.80% 급등했다.
한편 국제유가는 혼조세로 장을 마감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1.50달러(1.46%) 하락한 배럴당 101.38달러에 마감했다.
반면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5월물 브렌트유는 5.57달러(4.94%) 상승한 배럴당 118.35달러로 집계됐다.
3월 전체로 보면 63.3% 상승해 수십 년 만에 가장 큰 월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19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이후 기록한 이전 최고 상승률인 46%를 넘어섰다.
5월물 브렌트유는 이달 들어 64% 급등해 시장조사기관 LSEG가 추적을 시작한 1988년 이후 최대폭으로 올랐으며, WTI는 52% 상승했다.
한편 안전자산인 금값은 상승했다. 현물 금 가격은 1.4% 상승한 온스당 4575.94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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