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볼더'로 픽업 시장 본격 진입…하이브리드·EREV 병행 전략
기아, '셀토스' 앞세워 SUV 하이브리드 확대…북미 수익 기반 강화
제네시스, GV70·마그마로 고급·고성능 강화…브랜드 가치 제고
2026년 4월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2026 뉴욕 국제 오토쇼'에서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이 발표하고 있다./사진=현대차
현대차그룹이 북미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전동화 전략의 방향을 재조정하며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섰다. 전기차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픽업·하이브리드·럭셔리 등 수익성과 시장 수요를 반영한 ‘혼합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 전기차 전환 속도가 둔화된 상황에서 단기 실적과 중장기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전략적 전환으로 해석된다.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는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제이콥 재비츠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26 뉴욕 국제 오토쇼’에 참가해 각각 콘셉트카와 신차를 공개했다.
가장 큰 전시 공간을 마련한 현대차는 북미 시장 외연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 현대차는 약 4412㎡(1334평) 규모 부스에 29대 차량을 전시하고, 전기차·하이브리드·고성능차·XRT 라인업까지 전면에 배치했다.
현대차가 공개한 ‘볼더(Boulder)’ 콘셉트는 바디 온 프레임 구조의 중형 픽업트럭으로, 북미 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픽업 세그먼트 진입 의지를 드러낸 모델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는 “바디 온 프레임 차량은 미국 문화의 근간”이라며 “중형 픽업트럭 시장에서 모든 역량을 쏟아 경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1986년 미국 진출 이후 40년간 다양한 세그먼트에서 경쟁력을 쌓아왔다”고 덧붙였다.
볼더는 37인치 머드 터레인 타이어와 높은 접근각·이탈각을 확보하고, 더블 힌지 테일게이트와 코치 도어 구조를 적용해 오프로드 성능과 활용성을 동시에 강조했다. 기존 SUV 중심 포트폴리오에서 트럭까지 확장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설계다.
파워트레인 전략도 조정 중이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하이브리드 차종을 18종으로 확대하고, 내년에는 EREV(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를 추가할 계획이다. 전기차 단일 구조에서 벗어나 다양한 전동화 수단을 병행하는 방향이다.
브랜드 측면에서는 월드컵 마케팅을 전면에 내세웠다. 현대차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캠페인 ‘Next Starts Now’를 공개하고, 승용차 1000여 대와 버스 500여 대를 지원할 예정이다. 보스턴 다이내믹스 로봇을 활용한 현장 프로그램과 글로벌 참여형 이벤트도 병행한다.
기아는 수익성과 시장 대응에 무게를 뒀다. 1769㎡ 규모 전시장에 21대를 전시하고 셀토스와 EV3를 중심으로 전동화 모델을 배치했다.
셀토스에는 1.6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추가됐다. 윤승규 기아 북미권역본부장 사장은 “북미에서 하이브리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SUV 전 라인업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을 확대해 현지 수요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릭 왓슨 기아 미국법인 부사장은 “지난해 미국에서 85만 대 이상을 판매하며 3년 연속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SUV 중심 판매 구조가 자리 잡은 상황에서 하이브리드 확대를 통해 수익 기반을 유지하겠다는 판단이다.
신형 셀토스는 휠베이스를 늘려 2열 공간을 확장하고, 적재 용량은 최대 1817리터까지 확보했다. 1.6 터보(190마력), 2.0 가솔린(147마력)과 함께 하이브리드 모델을 병행 운영한다. 차량 내 스트리밍 서비스와 생성형 AI 기능도 적용됐다.
EV3는 58.3kWh와 81.4kWh 배터리로 운영되며, 350kW 급속충전 기준 10%에서 80%까지 약 29분이 소요된다. NACS 충전 포트와 ‘플러그 앤 차지’ 기능을 적용해 충전 편의성을 높였다. i-페달 3.0과 V2L 기능도 포함됐다.
PBV 분야에서는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PV5 WAV 콘셉트를 공개하고 뉴욕 택시 모델 기반 실증을 진행했다.
제네시스는 1063㎡ 규모 부스에서 10대 차량을 전시하며 브랜드 이미지 강화에 집중했다.
GV70 그래파이트 에디션을 세계 최초로 공개하고, G90 윙백 콘셉트를 북미에 처음 선보였다. GV70 그래파이트 에디션은 21인치 다크 메탈릭 휠과 전용 레드 브레이크 캘리퍼, 나파 가죽과 스웨이드 소재 실내 등을 적용해 스포티한 감성을 강조했다.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그룹 CDO는 “G90 윙백 콘셉트는 마그마와 ‘원 오브 원’ 프로그램을 관통하는 모델”이라며 향후 고성능·맞춤형 차량 확대 방향을 제시했다.
부스에는 ‘GV60 마그마’와 ‘GMR-001 하이퍼카’ 스케일 모델도 함께 전시됐다. 제네시스는 올해 WEC(월드 인듀어런스 챔피언십) 하이퍼카 클래스 데뷔를 앞두고 있으며, 9월 미국 텍사스에서 열리는 ‘론스타 르망’에도 출전할 계획이다.
북미 투자 계획도 병행된다. 제네시스는 2030년까지 북미 시장에 22종의 신차 및 변경 모델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번 오토쇼는 그룹 내 역할 구분이 드러난 자리다. 현대차는 픽업과 브랜드 확장에, 기아는 하이브리드 중심의 수익 구조 유지에, 제네시스는 고급·고성능 이미지 강화에 각각 초점을 맞췄다.
다만 전기차 전환 속도가 예상보다 완만해진 상황에서, 이러한 전략이 장기 경쟁력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하이브리드 비중이 높아질수록 전기차 전환 시점이 늦어질 수 있고, 픽업 시장 역시 기존 강자들과의 경쟁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제네시스의 고급·고성능 중심 전략 역시 실제 판매 확대와 브랜드 가치 상승으로 이어질지도 검증이 필요하다. 단기 대응과 중장기 전환 사이에서의 균형이 향후 성과를 좌우할 변수로 남는다.
2026년 4월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2026 뉴욕 국제 오토쇼'에서 윤승규 기아 북미권역본부장 및 미국판매법인장 사장이 발표하고 있다.(왼쪽은 셀토스 X-Line, 오른쪽은 셀토스 EX)./사진=기아
2026 뉴욕 국제 오토쇼 내 제네시스 부스 전경./사진=제네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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