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믿음 [출처=KT]
[편집자주] 인공지능 전환(AX)이 통신업의 생존 공식을 바꾸고 있다. 네트워크 중심에서 데이터·플랫폼 기업으로의 이동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KT가 박윤영 대표 취임을 기점으로 대대적인 조직 개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 1등 AX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그러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정예팀 탈락과 마이크로소프트 협력 논란 등은 KT AI 전략의 한계로 꼽힌다. 박 대표 체제의 성패는 산업 특화 AI와 에이전틱 AI로 방향을 틀어 '수익으로 이어지는 AI'를 구현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닻을 올린 박윤영호의 배경과 과제, 비전을 짚어본다.
박윤영 KT 신임 대표가 '대한민국 1등 AX 플랫폼 기업'을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했지만 KT의 인공지능(AI) 사업은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이하 독파모)' 사업에 도전했지만 정예팀에 뽑히지 못했고, 글로벌 빅 테크와의 협업 성과도 미진하다는 평가다. 경쟁사 대비 부족한 AI 기술력과 전략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KT는 지난해 8월 4일 발표된 독파모 5개 정예팀에 들지 못했다. 경쟁사인 SK텔레콤 컨소시엄과 LG유플러스가 속한 LG AI연구원 컨소시엄이 정예팀으로 선정된 것과 대조적이다.
KT가 '국가 대표 AI'를 뽑는 독파모 사업에서 초기에 고배를 마시면서 상대적으로 AI 기술력이 뒤처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KT가 AI 모델을 개발하면서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업하는 전략이 독파모 사업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독파모는 국가 대표 AI 모델을 '프롬 스크래치(From Scratch, 모델 구축의 첫 단계부터 마지막까지 자체 개발)' 방식으로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독자적인 기술과 인프라로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AI 모델을 만들자는 것으로 '소버린(주권) AI'와 일맥상통한다.
KT는 자체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 '믿음 2.0'을 지난해 7월 오픈소스로 공개하며 기술력을 입증하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KT는 앞서 지난 2024년 MS와 5개년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AI 협업을 확대했다. MS의 AI 모델, 데이터 처리 기술 등에 KT가 보유한 데이터를 접목해, 한국적 문화와 가치를 잘 이해할 수 있는 AI 모델을 개발해왔다.
다만 이러한 빅 테크의 AI 기술을 이식하는 전략을 두고 소버린 AI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작년 4월 열린 '네이버클라우드 테크밋업'에서 "소버린 AI가 외산 기술을 들여와서 우리 상표만 붙인다고 되는 게 아니다. 외산 기술에 상표만 붙이고 '소버린'이라고 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라며 "국가 안보와 주권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KT [출처=연합]
KT의 AI 전략도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체 개발한 AI 모델 '믿:음K 2.0'은 데모 서비스를 시작한지 약 3개월 만인 올해 3월 서비스를 종료했다.
또 자체 AI 모델은 일부 서비스에 사용되는 데 그쳤고 주요 서비스에는 외부 기술이 사용됐다. 일례로 '지니 TV AI 에이전트'에는 MS의 애저 오픈AI 서비스가 적용돼 외부 기술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AI 기술과 서비스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MS와 맺은 협업 계약도 뚜렷한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KT는 2024년 MS와 5개년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으며 2조4000억원 규모의 공동 투자를 추진했다. 당시 KT는 MS 파트너십 기반 매출을 2024년 2700억원에서 2025년 6100억원으로, 오는 2029년까지 1조4000억원으로 성장시키겠다고 한 바 있다. 전체 협력 기반 매출로는 4조6000억원을 제시했다.
그러나 1년여가 지난 현재 협업으로 인한 유의미한 성과보다는 기술 의존도 심화 및 기술 주도권 약화 논란이 일고 있다. 기존 자체 클라우드 시스템 대신 MS 애저를 도입해 MS 실적만 높여줬다는 비판도 나왔다. 아직 계약 기간이 3년여 남은 만큼 남은 기간 동안 MS와 협업 관련 사업을 기존 계약 대로 그대로 이행할지, 새 판을 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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