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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누구나 편하게 찾을 수 있는 ‘다정한 미술관’ 꿈꿔요”

해남군 해남읍에 자리한 행촌미술관은 조선 후기부터 동시대까지 100년 넘는 세월을 아우르는 예술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누구나 편하게 찾을 수 있는 ‘다정한 미술관’ 꿈꿔요”

“누구나 편하게 찾을 수 있는 ‘다정한 미술관’ 꿈꿔요”

김동국 행촌문화재단 이사장, 한국박물관협회 특별공로상

부친 김제현 박사 수집 작품 등 소장품 5000여점 보존·연구·전시

“해남의 아름다운 문화예술·전통, 소중한 자산으로 남기고 싶어”

2026년 10월 18일(일) 19:40

한국박물관협회 창립 50주년 행사에 참석한 행촌문화재단 부부와 김종규 한국박물관협회 명예회장(가운데). <김동국 이사장 제공>

해남군 해남읍에 자리한 행촌미술관은 조선 후기부터 동시대까지 100년 넘는 세월을 아우르는 예술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추사 김정희와 다산 정약용을 비롯해 의재 허백련, 아산 조방원 등 남도 예술의 맥을 이어온 거장들의 작품부터 해남의 자연과 역사를 담아낸 동시대 작가들의 창작물까지, 시대를 넘나드는 예술의 발자취를 살펴볼 수 있다.

김동국(78) 행촌문화재단 이사장은 최근 한국박물관협회 창립 50주년 기념행사에서 고(故) 행촌 김제현 박사의 뜻을 이어 재단과 미술관을 설립하고, 해남의 문화예술 기반을 다져온 점을 인정받아 특별공로상을 받았다.

김 이사장은 아버지인 김제현 박사가 평생 수집한 예술작품이 사장되지 않도록 보존·연구하는 한편, 지역 주민들이 일상에서 예술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가고 있다.

2014년 설립된 행촌문화재단은 남도 미술의 역사와 작품을 보존·연구하고, 국내외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며 지역 주민들의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넓히는 데 힘쓰고 있다.

재단 설립과 함께 문을 연 행촌미술관은 올해 소장품을 체계적으로 보관·전시·연구하기 위해 단독 건물을 신축해 해남종합병원 인근에 재개관했다. 현재 소장품은 약 5000점에 이른다.

“행촌 선생이 모은 작품부터 이마도 국제 창작레지던시를 통해 국내·외 작가들이 해남에 머물며 만든 작품까지 다양해요. 한꺼번에 많은 돈을 들여 구매한 소장품이 아니라 오랜 시간에 걸쳐 축적된 작품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죠. 작품을 단순히 보관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각 작품의 가치를 연구하고 기록해 다음 세대에 전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아카이빙 작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역 문화예술의 기반을 다지는 과정에서 어려움도 겪었다. “지역에서 젊은 학예인력을 구하기 힘든 데다 미술관 인증을 위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다시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어려운 악순환도 겪고 있죠. 지역의 문화예술기관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지역 여건을 고려한 인력 양성 체계가 필요합니다.”

그가 바라는 행촌미술관의 모습은 누구나 편하게 찾을 수 있는 ‘다정한 미술관’이다. 특별한 날에만 마음먹고 방문하는 곳이 아니라 슬리퍼를 신고 반바지를 입은 채 부담 없이 들를 수 있는 공간을 꿈꾼다. 해남종합병원과 가까워 입원 환자와 의료진, 어린이 환자들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미술관은 전시 관람뿐 아니라 그림 그리기와 차를 마시며 쉬어갈 수 있는 공간으로 교육실을 활용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해남의 아름다운 문화예술과 전통을 잘 기록해 전남·광주와 대한민국의 소중한 자산으로 남기고 싶다”며 “행촌미술관이 해남 주민과 지역 예술인에게는 자부심이 되고, 병원 환자와 의료진에게는 위로를, 지역사회에는 문화적 활력을 전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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