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현·유현 선수와 문부용·박영희 부부의 모습. 문부용·박영희씨 제공
지난 20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에서 대한민국 농구 국가대표팀이 일본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건 가운데 울산 출신 문정현·유현 형제의 부모님의 경기 관람기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울산 남구 산하기관인 남구도시관리공단 박영희 주임과 문부용 전 남구 정보통신계장(현 울산시 정보보호팀장)은 아들인 문정현(25·수원 KT)과 문유현(21·안양 정관장)이 출전한 아시안게임의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일본으로 떠났다. 부부는 농구 결승전 티켓도, 경기장 인근 숙소도 구하지 못한 채 지난 20일 새벽 무작정 일본으로 향했다.
부부는 당시 상황에 대해 "아들 2명이 출전하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농구 결승전 티켓은 이미 매진이었고, 경기장 인근 숙소도 만실이었지만 그래도 항공권을 구해 무작정 일본으로 향했다"며 "경기를 직접 볼 수 없다면 경기장 앞에서라도 아들들에게 기를 불어넣고 싶은 부모의 마음에서였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때부터 우연이 이어졌다.
눈에 보이는 호텔에 들어가 문의하니 '마침 방금 취소된 방이 하나 있다'는 답을 들었고, 숙소를 구할 수 있었다.
이어 결승전을 꼭 직관하고 싶었던 부모의 마음을 알게 된 아들의 팬은 우여곡절 끝에 티켓 2장을 구해줬다. 그렇게 부부는 아들들이 출전한 결승전을 직접 관람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순간을 함께했다.
박영희 씨는 "아들이 한 명도 아니고 두 명이 결승전을 뛰게 됐는데, 남편에게 무조건 가자고 했다"며 "(아들의) 팬의 도움으로 결국 티켓까지 구해 아들들이 우승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어 정말 감사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아들 두 명이 함께 경기를 뛰며 우승하는 모습을 본 것 자체가 운명이라고 생각한다"며 "우연의 우연을 거쳐 우승까지 하게 돼 너무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아버지인 문부용 씨는 "아시안게임 결승이 12년 만에 찾아온 기회인 만큼 직접 보고 싶었다"며 "우승하는 순간 두 아들에게 그동안 운동하느라 고생했다고 말해줬다"고 회상했다.
문정현·유현 형제가 금메달을 획득하자 남구도 축하의 뜻을 전했다.
임현철 남구청장은 21일 축전을 통해 "개최국 일본을 꺾고 12년 만에 아시아 정상에 오른 쾌거 뒤에는 문부용·박영희 두 분 부모님의 헌신과 노고가 있었다"며 "공직자로 묵묵히 소임을 다하며 아들들을 훌륭하게 키워낸 두 분께도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 농구 역사를 새로 쓴 문정현·문유현 형제의 동반 금메달을 다시 한번 축하드리며, 앞으로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농구선수로 부상 없이 국제무대에서 오랫동안 활약하길 응원한다"고 덧붙였다. 엄시윤기자 usw4746@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