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히든챔피언 - 대동
창립 80돌… 농업 피지컬AI 목표
논둑도 인식 최적 작업경로 선택
카메라 6대, 사람 인식하면 멈춰
900평 밭 자로 잰 듯 30분내 뚝딱
대동로보틱스, 운반로봇 개발 중
예초·방제·수확까지 확장 계획
창녕 = 이현웅 기자
“이제 트랙터 위에서 새참 안 먹어도 되겠네.”
지난 4월 28일 오후 경남 창녕의 한 양파밭 위로 인공지능(AI) 자율주행 트랙터가 움직이며 골을 파내는 것을 지켜본 농민 성모(58) 씨는 감탄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농기계 기업 대동이 선보인 AI트랙터 ‘TG 320’은 900평의 양파밭을 인식·감지한 뒤 30분 만에 최대 효율인 18줄의 골을 파냈다. 밭 사이사이에 일정한 넓이의 골을 파내 배수로를 만들어주는 골 작업은 작물의 건강한 성장과 효율적인 재배를 위해 필수적으로 해야 한다. 성 씨는 “실력이 아무리 좋아도 인간이 운전하면 ‘노는 땅’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AI 트랙터는 정말 자로 잰 듯 주행해 생산성이 극대화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날부터 이틀간 경남 대동 창녕 캠퍼스에서 열린 ‘2026 대동 테크데이’ 시연에선 TG 320 2대가 작업자 탑승 없이 앱 조작만으로 작업을 했다. AI트랙터는 별도의 조작 없이 스스로 최적의 작업 경로를 선택해 작업을 수행했고 작업이 끝난 뒤엔 자동으로 원위치에 복귀했다. 시연 과정에서 관리자가 트랙터의 길목을 막고 서 있자 트랙터가 카메라를 통해 이를 인식하고는 스스로 구동을 멈추기도 했다.
대동은 이번 모델이 4년간의 개발 끝에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직접 수집한 510만 장의 피지컬 AI용 데이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고 TG 320이 전국 다양한 필드에서 1721건의 자율작업 테스트를 진행했다고 대동 측은 설명했다. TG320의 가장 큰 특징은 스마트루프에 달린 6대 카메라의 인지 기능으로, 트랙터는 이를 통해 최적의 작업 경로를 스스로 생성해 수행할 수 있고 장애물을 인지할 수도 있다. 특히 광활한 농경지가 펼쳐진 북미·유럽과 달리 한국은 논둑(경계선)으로 구분된 소규모 농경지 중심의 농업 환경이 많은 만큼 트랙터에 달린 카메라로 논둑을 인식해 이를 피해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대동은 이날 창립 80주년을 맞아 농업 피지컬 AI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농업 현장에서 수집 및 축적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농업 운영 전반의 효율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TG 320은 그 시발점이 될 모델이라는 것이다. 대동 측은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농업 피지컬 AI를 현장에 적용해 농민의 노동 부담을 줄이고 관리 감독만으로도 생산성 향상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고령자가 많아지는 국내 농업 환경 특성상 AI의 활약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대동은 AI 트랙터가 농업 현장에서 수집·축적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솔루션 중심의 신규 사업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가령, 고령자 또는 초보 농민들에게 수확 시기나 비료를 얼마나 뿌려야 하는지 등의 정보를 농업 데이터에 기반해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동 측에 따르면 AI 트랙터를 활용해 자체적으로 시험해본 결과, 벼 수확량은 8∼10% 증가했고 비료 사용량은 8% 감소했다. AI트랙터가 논밭을 효율적으로 사용해 수확량을 극대화했고, 토양분석을 통해 비료 시비(施肥)량을 조절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감병우 대동 개발부문장은 “AI트랙터는 작업할 때마다 데이터를 쌓고, 학습하고, 진화하는 대동 AI농업 플랫폼의 첨병”이라며 “농민에게 AI가 농사의 방향을 제시하고, 실행하는 시대를 만들어 가겠다”고 설명했다.
그 밖에도 대동의 AI 로봇 전문 계열사 대동로보틱스는 운반로봇 등을 제작·개발 중이다. 대동로보틱스는 오는 2030년까지 소·중·대형의 전동 자율주행 플랫폼에 운반·예초·방제·예찰·수확 등 다양한 하드웨어를 부착해 다목적 농업 로봇으로 진화시키는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강성철 대동로보틱스 대표는 “내년에는 대형 플랫폼을 개발해 방제, 운반, 제초 등을 2027년 1월에 시도할 계획”이라며 “중기 계획으로는 대형 2세대를 2029년까지 만들어 운반, 고소, 방제, 예찰, 수확 등 고도화된 농업용 로봇으로 발전시키고 개념증명(PoC)은 트레일러 시편운송로봇, 디봇, 골프장 내 보수, 건설자재 운송로봇 등의 상품 로드맵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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