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김희철 CFO 사내이사 선임···10년 만에 CFO 이사회 합류
최수연 대표 “주가상승 최선 다할 것”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23일 경기 성남시 네이버 본사에서 열린 제2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 = 김용수 기자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작년 역대급 실적을 거둔 네이버의 주주총회(주총)가 주주들의 ‘성토장’이 됐다. 국내 증시(국장)가 초강세장을 기록하는 상황에서도 네이버 주가는 두자릿수 하락을 기록하며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서다. 이에 네이버는 지속적인 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10년 만에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사내이사에 선임하며 재무 중심 경영 강화에도 나선다. 글로벌 빅테크 대비 자본력이 열위인 상황에서 재무 안정성을 강화하는 한편, 빠른 의사결정에 기반한 글로벌 인수합병(M&A)으로 인공지능(AI) 사업 경쟁력을 높이려는 행보다.
23일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경기 성남시 네이버 본사에서 열린 제27기 정기 주총에서 “많은 분들이 네이버에 대한 기대와 걱정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안다. 현재 AI 시장은 인프라 투자 중심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과거 기술 모멘텀을 보면 결국 AI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소프트웨어나 서비스 기업이 주목받았다. 네이버는 이 부분에서 강점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주총장에서 주가 부진에 대한 주주들의 성토가 이어지자 최 대표가 내놓은 답변이다.
◇ 네이버 주주 “초강세장에도 네이버는 철저히 소외”
이날 주총장에는 예년 대비 많은 주주들이 출석해 자리를 가득 채웠다. 대부분 주주는 네이버의 부진한 주가 흐름을 지적했다. 실제 네이버는 작년 매출 12조원과 영업이익 2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주가가 기대만큼 오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올해 코스피지수 상승률이 30%대에 달하는 상황에서도 네이버의 주가 하락률은 10%대를 넘어섰다. 이날도 네이버는 직전 거래일 대비 1만3000원(5.87%) 하락한 20만8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주 A씨는 “네이버는 주주 입장에서 보면 좋은 기업인데 나쁜 주식같다는 생각이 든다. 초강세장의 테마는 AI였다. 네이버는 AI를 표방하면서도 강세장에서 철저히 소외받고 있다”며 “글로벌 빅테크의 제미나이나 챗GPT 등 기술이 네이버의 서치플랫폼 매출 영역을 잠식할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가 크다. 실제 매출의 구성을 보면 서치플랫폼 영역에서 매출 비중이 줄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글로벌 빅테크의 자본력에 네이버가 대응하기는 힘에 부칠 것 같은데, 어떻게 개선시킬 계획이냐”고 질문했다.
이에 최 대표는 “AI가 개발환경에 도입되면서 그간 자원의 한계로 할 수 없었던 부분에서 많은 기회가 발견되고 있다. 소버린 AI에 대한 부분도 현재 전세계적으로 보고 있는 지정학적인 리스크가 증가하는 양상을 보면 한두개 빅테크가 전체 AI 시장을 담당할 수 없을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경영진의 실행력이라고 생각하는 만큼, 앞으로 실질적인 결과로 보여주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최 대표는 향후 3년 간 직전 2개년 평균 연결잉여현금흐름의 25~35%를 자사주 소각 및 현금배당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네이버는 상법 개전 이전인 2021년부터 자사주 소각해왔다. 2021년말 9%에서 2025년말 4.6%까지 축소됐다. 앞으로도 추가 소각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주는 올해 100억원으로 상향되는 이사회 보수 한도를 전년 수준인 80억원으로 동결하고, 대신 남은 재원으로 현재 2630원인 배당금을 3000원까지 올려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글로벌 빅테크에서도 AI 도입에 따른 인력 감축이 진행 중인데, 비용 감소 차원에서 인원 감축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네이버에는 4927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1인당 평균 연봉은 1억4600만원에 달한다.
최 대표는 “주가에 대해 가격으로 KPI를 가지고 있진 않지만 제 보상의 대부분이 주식보상이다. 코스피200 내에서 상대적인 주가 상승률을 기준으로 보상을 받게 돼 있다. 상대적 주가 상승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최선을 다하겠다”며 “인력은 한국은 고용탄력성이 비교적 떨어진다. 우리와 같은 회사가 인력을 감축하는 것은 법상 생각하기 어렵다. 다만 최근 글로벌 사업도 늘어나고 있는데, 사업의 성장에 따라 비례적으로 인원이 늘어나는 구조는 유효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생산성을 두배 이상 늘리는 방식을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된 김희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가 23일 경기 성남시 네이버 본사에서 열린 제27기 정기 주주총회 직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 = 김용수 기자
◇ 김희철 CFO “글로벌 M&A 적극적 결의 이뤄질 수 있어”
이날 네이버는 주총을 통해 김희철 네이버 CFO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 등을 의결했다. 네이버 CFO가 본사 이사회에 합류하는 것은 2016년 황인준 전 CFO 퇴임 이후 약 10년 만이다. 네이버가 김 CFO를 사내이사로 선임한 것은 재무 중심 경영을 강화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김 CFO는 작년 4월 CFO로 선임된 김 CFO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2003년 네이버 재무기획실에 입사해 회계, 경영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며 네이버의 재무 조율자로서의 전반적 역할을 수행해왔다. 특히 전사 효율적 자원 배분, 손익 관리, 회계 컨트롤타워 기능 강화의 측면에서 높은 성과를 보이는 등 재무 관리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김 CFO는 주총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AI 시대에는 이전과 달리 훨씬 광범위한 영역에서 그룹사 간 논의가 필요하다. 글로벌 M&A에 대해서는 다양한 고민과 검토를 하고 있다”며 “기존에는 제한된 영역에서 생각했다면 지금은 많은 그룹사와 다양한 논의가 가능한 시기다. 등기이사 후 투자가 갑자기 늘어날 것이라는 말보다는 변화와 대응을 위해 검토할 것이다. 필요하다면 적극적 투자 결의가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두나무와 합병 진행에 대해서는 “목표나 방향성은 변하지 않고 그대로 갈 것이다. 정부 상황을 보며 대응할 것이다. 그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노동조합이 23일 경기 성남시 네이버 본사에서 열린 제27기 정기 주주총회장 앞에서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 사진 = 김용수 기자
한편 주총장 밖에서는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가 작년 최인혁 전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현 테크비즈니스부문 대표)의 복귀를 결정한 네이버에 대해 비판하는 피켓 시위도 진행됐다.
네이버 노조는 “2021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소중한 동료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이 발생했다. 노조 조사와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 모두 당시 COO의 책임이 크다고 결론지었다. 당시 회사는 경영 쇄신을 약속했고, 해당 인사는 회사를 떠났다. 그러나 작년 그가 사과나 재발방지 약속 없이 복귀했다. 더 심각한 것은 그 과정”이라며 “건전한 거버넌스를 책임져야 할 이사회가 해당 인사의 해명 자리를 마련해줬다. 그간 누구에게도 허용되지 않았던 특혜였다. 게다가 그 해명 자료는 회사의 리스크를 관리해야 할 감사팀과 법무팀이 작성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사회가 경영 견제 기능을 포기하고 사적 관계에 의해 작동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현재 내부에서는 경영진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으며, 이 불신은 조직문화와 업무 몰입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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