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흔히 '열'이라고 하면 높은 온도를 떠올리지만, 극저온, 이른바 '냉열'도 에너지입니다.
액화천연가스, LNG가 대표적입니다.
기체 상태인 천연가스를 운반하려면, 영하 162도 아래로 냉각해 부피가 600분의 1인 액체로 만듭니다.
항구에 도착하면 다시 기화시켜서 도시가스나 발전용 연료로 공급하는데, 이 과정에서 냉기가 다량 방출됩니다.
해외에선 오래전부터 이 냉기 활용 방안을 다양하게 찾아왔고, LNG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는 우리도 참고할 만합니다.
버려지는 에너지를 찾아 효율적으로 쓰자는 연속 기획, 오늘(30일)은 냉열의 가치를 이재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아파트 20층 높이 냉동 물류 창고입니다.
백신 같은 의약품 보관 구역은 섭씨 영하 40도로 온도를 맞춰 놨습니다.
젖은 수건을 잠깐 놔뒀는데도 이렇게 꽁꽁 얼어버립니다.
LNG가 기체로 바뀔 때 나오는 냉기로 창고 온도를 영하 80℃까지 낮출 수 있습니다.
특수 냉동 설비를 돌리지 않아도 됩니다.
[김성훈/한국초저온 에너지팀장 : "비용적인 면에서도 일반 전기식 냉동기 대비해서 70% 정도의 에너지 절감 효과가 있고요."]
LNG는 15km 떨어진 LNG 터미널에서 하루 세 번씩 탱크로리 차량으로 공수합니다.
터미널 바로 옆에 창고를 지으면 규모를 늘리고 비용도 아낄 수 있지만 항만법, 군사시설 보호법 등 규제가 가로막고 있습니다.
반면 다른 나라들은 정부가 냉열을 에너지 자원으로 보고 민간사업을 지원해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습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LNG 터미널에서 파이프를 연결해 여의도 5배 넓이 주거·상업시설의 냉방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LNG 냉열의 선도국 바로 일본입니다.
LNG 터미널을 지을 때부터 근처에 냉열을 활용하는 산업단지를 함께 조성합니다.
50여 년 전 이미 냉열을 활용한 산업용 가스 제조 시설을 만들었고, 지금은 LNG 터미널 옆에 발전소와 드라이아이스 제조 설비, 연어 양식장까지 들어서 극저온 에너지를 활용합니다.
[카시와기 다카오/도쿄과학대 명예교수 : "냉열은 (파이프로) 2km까지만 운반할 수 있습니다. LNG 탱크 바로 옆, 인접한 곳에 냉열 활용 공장을 지어야 합니다."]
우리나라가 한 해 도입하는 LNG는 약 4천600만 톤, 이 냉기만 잘 써도 원전 1기 발전량에 맞먹는 전력을 아낄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이재희입니다.
취재기자:지선호 유현우/영상편집:이기승/그래픽:채상우 김성일/화면출처:유튜브 Veol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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