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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내 자식 스펙 위해 1억쯤이야”…대학 등록금 대신 ‘이것’ 택한 美 부유층 부모들

미국 부유층 사이에서 대학 등록금에 맞먹는 거액을 들여 자녀에게 해외 경험을 제공하는 ‘초고가 갭이어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대학 학위만으로 취업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자녀에게 남들과 다른 경험과 이력을 만들어주려는 부모들이 지갑을 열고 있는 것이다.

“내 자식 스펙 위해 1억쯤이야”…대학 등록금 대신 ‘이것’ 택한 美 부유층 부모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미국 부유층 사이에서 대학 등록금에 맞먹는 거액을 들여 자녀에게 해외 경험을 제공하는 ‘초고가 갭이어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대학 학위만으로 취업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자녀에게 남들과 다른 경험과 이력을 만들어주려는 부모들이 지갑을 열고 있는 것이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서는 수천만원에서 1억원이 넘는 비용을 받는 프리미엄 갭이어 프로그램의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갭이어는 대학에 진학하기 전이나 학업 도중 일정 기간 학교를 떠나 여행이나 인턴십, 봉사활동 등을 경험하며 진로나 관심 분야를 탐색하는 기간을 뜻한다.

“8개월에 1억원”…대학 등록금 대신 세계일주 보내는 부모들

실제로 학부모 나탈리아 벨트란은 아들의 대학 1학년 등록금으로 최대 9만달러를 쓸 계획이었지만, 이 가운데 대부분을 갭이어에 사용했다.

아들은 기숙사 대신 공항으로 향해 바렛 스콜라스(Baret Scholars)가 운영하는 8개월짜리 세계 일주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그는 아프리카 남부 빅토리아폭포 인근에서 번지점프를 하고 브라질 은행을 방문해 애플리케이션을 코딩하는 등 다양한 경험을 한 뒤 이탈리아 보코니대학교에 진학했다.

해당 프로그램의 정가는 9만4500달러(약 1억2903만원)다. 벨트란은 할인을 적용받았지만 여행비와 생활비 등을 포함해 총 8만달러가량을 지출했다.

그럼에도 벨트란은 “아들의 대학 첫해 등록금으로 쓰려던 자금 대부분을 갭이어 비용으로 사용했다”고 말했다. 또 학교에서 배우는 것보다 값진 경험이었다며 둘째 아들 역시 비슷한 프로그램에 보낼 계획이다.

“비싸도 자리 없어”…고가 갭이어에 지원자 몰렸다

고가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업계 기준을 마련하는 비영리단체 갭이어협회(Gap Year Association)의 회원 프로그램 수는 최근 6년 사이 두 배로 늘어 약 90개에 달한다. 고가의 프리미엄 프로그램이 새롭게 등장한 영향도 컸다.

일부 업체에는 정원을 웃도는 지원자가 몰리고 있다. 바렛 스콜라스의 차기 프로그램 지원자는 약 750명으로 이전보다 거의 두 배 늘었고, 또 다른 프로그램인 틸팅 퓨처스(Tilting Futures)가 운영하는 한 학기 2만1000달러짜리 과정에는 1만8000명이 넘게 지원했다.

프로그램 가격도 만만치 않다. 인턴십과 상담, 숙박 등을 묶은 한 프로그램은 1년에 3만8650달러를 받고 있으며, 해외여행과 직무 경험, 기술 교육을 결합한 또 다른 프로그램은 약 8만2000달러의 참가비를 책정할 예정이다.

다만 값비싼 갭이어가 대학 성적이나 취업 등 장기적인 성과로 직접 이어지는지는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2020년 콜로라도칼리지와 노스캐롤라이나대 연구진의 분석에서는 갭이어를 경험한 학생들의 대학 학점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이들 역시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가정 출신이거나 학업 수준이 높은 고등학교를 다닌 경우가 많아 갭이어 자체의 효과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학위만으론 부족하다”…차별화 경험에 지갑 여는 부유층

그럼에도 부모들이 거액을 투자하는 배경에는 대학 교육만으로 자녀의 미래를 보장하기 어렵다는 불안감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갤럽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고등교육을 크게 신뢰한다고 답한 비율은 2015년 약 60% 수준에서 최근 38%까지 떨어졌다.

4년제 대학 학위의 가치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2024년 퓨리서치센터 조사에서는 대출을 받아야 하더라도 4년제 학위가 비용만큼 가치 있다고 답한 미국인이 22%에 그쳤다. 절반에 가까운 응답자는 고소득 일자리를 얻는 데 4년제 학위의 중요성이 과거보다 낮아졌다고 봤다.

대학 교육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취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부 부유층 부모들이 대학 등록금에 버금가는 비용을 들여서라도 자녀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만들어주려는 움직임이 프리미엄 갭이어 시장을 키우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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