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스케일업 전문 액셀러레이터 뉴패러다임인베스트먼트(공동대표 배상승·박제현)가 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스타트업 브랜치에서 개최한 'NP Family AI Seminar: AI 도입 혁신 사례 발표회'에서 작가 IP 기반 D2C 커머스 브랜드 '뚜누(tounou)' 운영사 아트라미의 김현태 대표가 발표자로 나섰다.
본인의 뇌 자체를 AI에 옮겨놓은 'CEO 위키'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AI는 기억력 3초의 아인슈타인"이라는 비유를 들어 모든 업무에 PDCA(Plan-Do-Check-Act) 사이클을 강제 트리거하는 자체 스킬을 공개했다.
김 대표는 발표를 시작하며 회사 현황을 짧게 소개했다. 그는 "뚜누는 작가들의 작품 IP를 기반으로 일상 속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D2C 브랜드"라며 "약 160명의 작가와 계약해 IP를 핵심 자산으로 자사몰과 ECP 채널 등에서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8년 5월 단돈 10만원으로 시작한 아트라미는 지난해 10월 무신사파트너스와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며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우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POD(Print on Demand) 기반 생산 시스템과 D2C 유통 전략을 결합한 구조로 운영되며, 2026년까지 협업 작가 250명, 연 매출 120억원 달성을 목표로 잡고 있다. 뉴패러다임인베스트먼트로부터도 프리A 투자를 받은 바 있다.
김 대표가 공개한 첫 번째 사례인 'CEO 위키'가 시선을 모았다. 김 대표는 "안드레 카파시라는 유명한 AI 연구자가 본인이 어떻게 위키를 만들어 관리하는지 공개한 것이 있다"며 "그것을 모방해 제가 개인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요점은 제 뇌를 AI에 하나 만드는 것"이라며 "제가 생각하고 있는 것, 고민하고 있는 것, 학습하는 것, 심지어 일기까지 다 AI에 입력한다"고 밝혔다.
안드레 카파시는 오픈AI 공동창립자 출신이자 테슬라 전 AI 총괄로 자신의 옵시디언(Obsidian) 기반 개인 위키 운영법을 공개해 글로벌 개발자·CEO 사이에서 화제가 된 인물이다. 김 대표가 자국 스타트업 운영에 이를 접목해 발표한 셈이다.
작동 방식도 구체적이다. 김 대표는 "AI가 입력된 모든 지식과 생각을 옵시디언에 정리해주고, 필요한 지식이나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 요청하면 그동안 넣었던 모든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아이디어나 개선점을 알려준다"며 "굉장히 잘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용자가 자료를 넣으면 클로드(Claude)에서 소스 폴더, 위키 폴더, 인박스 폴더 세 가지로 분류한다"며 "인박스에는 미처리 파일을 넣어놨다가 명령하면 본인이 구조화해 위키 폴더에 저장하는 방식"이라고 부연했다.
두 번째 사례는 분석 자동화였다. 김 대표는 "커머스이기 때문에 일별·주별·월별 데이터, 그리고 하루에 굉장히 많은 슬랙 창을 모두 볼 수 없어 AI가 자동화하게 만들어놨다"고 밝혔다. 이어 "매일 아침 데일리 리포트와 어제 진행된 모든 슬랙 대화의 요약본을 채널별로 정리해 준다"며 "어떤 대화가 오가고 어떤 업무가 진행되는지 파악하는 데 굉장히 좋다"고 강조했다.
흥미로운 대목은 그가 개발자 출신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김 대표는 "저는 개발자 출신이 아니라 개발의 'ㄱ'자도 모른다"며 "그런데 주말 동안 뚝딱뚝딱 만들어지더라"고 말했다. 그가 연결한 데이터 소스는 카페24, 식스샵(69센치), 해커톤 도구, 메타, 구글 등 다양했다. 그는 "이것들을 구조화해 응답을 받고 있고, MCP로 다 연결해놔서 자연어 명령만으로 매출 추이나 카테고리별 매출 같은 데이터를 분석해 인사이트까지 제공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 번째 사례인 SEO 콘텐츠 자동화는 IP 비즈니스의 고민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김 대표는 "작가가 160명이 넘고 IP와 상품을 합치면 관리할 것이 많아 SEO 콘텐츠 제작에서 사람 변수가 너무 많이 들었다"며 "데이터를 만들어놓고 AI가 자동으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SEO에 맞게 글을 작성한 뒤 배포하는 것까지 자동화했다"고 밝혔다. 이어 "초안 검수 등은 사람이 하지만 기존에 4시간 걸리던 작업을 30분으로 줄였고 개수도 굉장히 늘렸다"고 덧붙였다.
자동화 파이프라인의 핵심에는 자체 제작한 '브랜드 OS 스킬'이 있다. 김 대표는 "브랜딩에 맞는 문구가 나와야 하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거쳐 AI가 초안을 작성하고 검수한 다음 발행한다"며 "뚜누 블로그와 네이버 등 등록해놓은 곳에 자동 배포가 된다"고 말했다. 관리자 페이지까지 직접 만들었다. 그는 "데이터베이스가 흩어져 있어 정리하는 데만 1~2주 걸렸고, 관리자 페이지는 프리에이전트 개발자 한 명과 함께 AI를 활용해 일주일 정도 걸렸다"고 밝혔다.
발표의 백미는 마지막 PDCA 스킬이었다. 김 대표는 "AI에게 가볍게 무언가를 묻거나 과제를 줬을 때 엉뚱한 대답을 할 때가 많았다"며 "AI에게 일을 시킬 때도 사람에게 일을 시키듯이 해야 한다는 말이 굉장히 와닿았다"고 말했다.
비유가 압권이었다. 그는 "AI는 어떤 사람이 이렇게 비유했다. '기억력 3초인 아인슈타인'"이라며 "굉장히 똑똑한 사람인데 기억력이 3초이기 때문에 일을 길게 가져가면 까먹을 때가 많다"고 짚었다.
사진=최진홍 기자
해법은 PDCA 사이클 강제화다.
김 대표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PDCA 스킬을 만들어 모든 업무에 자동으로 활성화되게 해놨다"며 "업무를 던졌을 때 PDCA 패턴을 강제로 트리거해 단계별로 체크 포인트를 항상 체크하고, 사용자가 컨펌해야만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게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더를 내리면 먼저 무조건 플랜을 작성하고 제가 확인·컨펌해야 실행으로 넘어간다.
실행도 단계별로 컨펌받고 마지막에 AI가 자체 검증한 뒤 피드백을 반영해 최종 산출물이 나온다"며 "이 사이클을 강제로 따르게 했더니 퀄리티가 굉장히 올라갔다"고 강조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IP 자동화의 어려움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김 대표는 "IP 기반이기 때문에 IP를 확장하는 것이 중요해 컴파이UI(ComfyUI)나 로라(LoRA) 같은 도구로 자체 학습을 시도했지만, 너무 복잡하고 시간·비용이 많이 들어 지금은 포기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영상·이미지 생성 서비스가 굉장히 좋아졌고 각 서비스마다 잘하는 것들이 정해져 있어 도구별 강점을 파악해 적재적소에 섞어 쓰는 방식으로 IP 자동화 프로세스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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