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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낮에 돌리라는데 열수요는 제각각…전기화 현실과 멀어지나

산업단지의 경우 제조업과 반도체, 화학 공정 특성상 24시간 연속 가동되는 사례가 많아 시간대별 전력 사용 조정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 같은 우려는 정부가 열에너지 분야에서 전기화 전환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는...

낮에 돌리라는데 열수요는 제각각…전기화 현실과 멀어지나

계시별 요금제 개편 시행…낮 전력 사용 유도

주거·상업·산단 수요 패턴 달라…일률 적용 한계

전용요금제·보조금 병행…인센티브 체계 필요

이원주 기후에너지환경부 에너지전환정책실장이 1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계절·시간대별 전기요금 개편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열 부문 전기화를 핵심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전기요금 제도는 정책 취지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전력공사는 16일부터 산업용(을)을 대상으로 계절·시간대별 전기요금 개편안을 본격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낮 시간대 전력 소비를 유도하는 데 있다. 평일 11~15시에 적용되던 최대부하 요금을 중간부하로 낮추고, 저녁 18~21시 중간요금 구간은 최대부하로 조정했다. 봄·가을 주말 및 공휴일 낮 시간에는 전력량요금 50% 할인도 적용된다.

집단에너지 업계 역시 전극보일러와 대형 히트펌프 등 전기화 설비를 중심으로 산업용 전력 사용 비중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 이번 요금제 개편의 영향권에 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열수요의 특성이다. 전력 소비를 낮 시간대로 유도하는 정책 신호와 달리 열수요는 수요처별로 시간대가 제각각이며 일부는 24시간 상시 발생한다. 이에 따라 열부문 전기화의 현실성이 오히려 더 멀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주거 부문은 출근 전 아침과 퇴근 이후 저녁 시간대에 난방 및 온수 수요가 집중된다. 상업시설은 영업시간에 맞춰 낮 시간대 수요 비중이 높지만, 병원과 숙박시설 등은 야간 수요도 적지 않다. 산업단지의 경우 제조업과 반도체, 화학 공정 특성상 24시간 연속 가동되는 사례가 많아 시간대별 전력 사용 조정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 같은 우려는 정부가 열에너지 분야에서 전기화 전환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커진다.

최근 발표된 ‘열에너지 혁신 전략(안)’에서는 LNG 용량을 최소화하고, 대형 히트펌프와 전극보일러, 축열 연계 설비 등 P2H 기반 전기화 기술을 중심으로 전력 기반 시스템 전환을 핵심 방향으로 제시했다. 화석연료 중심의 구조에서 전기화 중심 전환에 정책 시그널을 보내고 있는 셈이다.

결국 열전환이 본격화될수록 전력 사용량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그동안에도 높은 산업용 전기요금을 전기화 기술의 주요 경제성 저해 요인으로 지목해 왔다. 여기에 이번 계시별 요금제 개편으로 저녁 및 일부 시간대 요금 부담이 더해지면서 전기화 기술 도입 부담이 한층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전기화 기술은 초기 투자비뿐 아니라 운영비 대부분이 전기요금에 직접 연동된다. 대형 히트펌프나 전극보일러는 전력 단가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어 현행 산업용 요금 체계만으로는 사업자가 적극적으로 도입을 결정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특히 집단에너지는 겨울철 피크 수요 대응과 상시 열공급 부담을 동시에 안고 있다. 단순히 낮 시간대 운전만으로 모든 수요를 대응하기는 어렵고, 축열 설비를 활용해 시간 이동을 하더라도 전체 열수요를 충분히 충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ESS 역시 높은 초기 투자비뿐 아니라 안전관리 부담과 대규모 열수요 대응의 한계 등 복합적인 제약이 존재한다.

이에 업계에서는 전기화 전환을 실질적으로 유도하기 위한 별도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히트펌프와 전극보일러 등 열전환 설비에 특화된 전용요금제를 마련하고, 초기 투자비에 대한 보조금과 운영비 보전 등 인센티브 체계가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도 전기화 전환을 뒷받침할 지원체계 마련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재까지는 주택용 히트펌프를 중심으로 요금제 선택이 가능하도록 제도 개선이 이뤄졌으며, 산업용 열전환 설비에 적용할 별도 요금체계나 지원방안은 마련되지 않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열수요는 주거, 상업, 산업시설별로 패턴이 모두 다르다”며 “현행 요금 체계로는 경제성이 나오기 어렵다. 전용요금제가 기본적으로 병행돼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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