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웅 만듦 대표 인터뷰
제작비 1억원대로 콘솔 진출
북미·유럽·일본 등 글로벌 공략
전남글로벌게임센터 지원 발판
AI발 경쟁 심화·인재난 등 과제
"지역 게임 생태계 지원 절실"
지난달 19일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린 TGS 2026(도쿄게임쇼 2026)에서 만듦이 인디게임 전시관에 마련한 전남글로벌게임센터 공동관에서 개발 중인 차기작 ‘좀비짱은 XX가 되고싶어(ZZXX)’를 시연하고 있다. 전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 제공
“지역에서 수년간 게임 개발에 힘써 온 노력을 조금이나마 인정받는 것 같아 기쁘죠. 나주의 소규모 팀이 콘솔 플랫폼의 품질 심사를 통과해 북미·유럽·일본·한국에 게임을 선보였다는 경험이 다음 작품을 준비하는 데 큰 자산이 됐습니다.”
최영웅(45) 만듦 대표는 14일 무등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최근 자사가 개발한 인디게임 퍼블리셔 가니타니(GaniTani)와 액션 로그라이크 게임 ‘클리어링 블레이드(Clearing Blade)’의 닌텐도 스위치 버전 출시를 위한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한 데 관해 이같은 소회를 밝혔다.
최 대표는 나주 출신으로, 규모가 큰 서울의 게임회사 여러 곳에서 10년가량 근무했다. 고향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자 창업에 나선 그는 ‘만듦’을 설립한 지는 약 7년, 본격적인 게임 개발에 뛰어든 지는 약 5년이 됐다.
클리어링 블레이드는 어둠에 잠식된 세계에서 몰려드는 몬스터를 처치하고 포로로 잡힌 동료들을 구출해 함께 싸우는 3차원(3D) 탑다운 방식의 액션 로그라이트 핵앤슬래시 게임이다. 빠른 공격과 회피, 회피 직후 반격으로 이어지는 전투에 매 판 달라지는 강화 조합을 더해 반복 플레이의 재미를 살렸다.
특히 근접·원거리·방치형 등 서로 다른 특성을 지닌 세 캐릭터를 구현해 같은 게임에서도 색다른 전투 방식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구출한 동료의 지원뿐 아니라 플레이 캐릭터에 따라 전략을 달리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최 대표는 “스위치는 전 세계 이용자층이 넓고, 특히 일본은 휴대용 인디 액션 게임 수요가 큰 시장”이라며 “짧게 끊어 즐길 수 있는 로그라이트 장르의 특성을 살려 꾸준한 판매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규모 개발사가 다음 작품을 이어가려면 안정적인 수익원이 중요하다는 점도 짚었다. PC와 콘솔 두 시장에서 동시에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PC는 출시 이후 업데이트로 문제를 수정하기 비교적 쉽지만, 콘솔은 출시 시점에 완성도를 갖춰야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크다”며 “플랫폼 등록부터 품질 심사, 해외 마케팅까지 퍼블리셔가 함께 맡아 준 덕분에 개발사는 게임 자체의 완성도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케이드 게임 특유의 손맛과 반복 플레이의 재미를 함께 담은 액션 게임을 직접 완성하고 싶었던 것이 출발점”이라며 “서로 전투 방식이 다른 세 캐릭터의 균형을 맞추는 데 가장 많은 시간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개발에는 5명 안팎의 인력이 약 1년 6개월간 참여했다. 제작비는 1억원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만듦은 지난 2024년 11월 PC 게임 플랫폼 스팀(Steam) 얼리 액세스로 게임을 처음 선보였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나주에 위치한 만듦 사무실. 전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 제공
이번 성과에는 전남글로벌게임센터의 제작지원도 밑거름이 됐다. 클리어링 블레이드는 2023년 센터의 제작지원을 받아 개발됐다. 콘텐츠 제작과 테스트 장비 제공, 현지화, 국내외 마케팅, 입주 공간 및 전시회 공동관 참가 지원 등이 개발과 시장 진출에 힘을 보탰다.
최 대표는 “만듦은 전남글로벌게임센터 입주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만 5년을 채우고 졸업한 기업”이라며 “게임 제작지원 사업은 개발을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게 해 준 버팀목이었다”고 평가했다.
지역에서 게임기업을 운영하는 장점으로는 상대적으로 낮은 운영비와 지역 기업의 사정을 잘 아는 지원기관의 도움을 꼽았다. 반면 전문 개발자 채용과 퍼블리셔·투자사 네트워크 확보는 여전히 어려운 과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전시회와 업계 관계자 미팅 대부분이 수도권이나 해외에서 열려 이동에 드는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다”며 “지역 인재가 성장하고 기업이 지역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민관이 함께 인재 육성의 연결고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듦은 ‘DevDepot’이라는 브랜드로 모바일과 PC, 확장현실(XR)에 이어 콘솔까지 개발 영역을 넓혀 왔다. 현재는 PC 기반 3D 액션 어드벤처 신작 ‘좀비짱은 XX가 되고싶어(ZZXX)’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 9월 도쿄게임쇼 인디게임 코너에 출품했으며, 오는 11월 지스타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차기작의 글로벌 출시를 목표로 해외 파트너사들과 투자 논의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지역 게임업계에서는 미래를 두고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AI 도구가 개발 비용과 시간을 줄여 소규모 팀의 제작 역량을 높이고 있지만, 누구나 게임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이 되면서 시장 경쟁 역시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전남·광주 통합에 따른 지원 체계 변화도 지역 업계가 주목하는 변수다.
최영웅 만듦 대표
최 대표는 “광주특별시가 출범하면서 단순한 제작비 지원을 넘어 지역에서 인재를 채용하고 기업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유인책과 인센티브가 마련되길 기대하고 있다”며 “만듦도 전남에서 출발해 세계 시장에서 통하는 게임 스튜디오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박찬기자 juve5836@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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