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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꿈에서 악몽으로, 광주 지주택 점검] (1) 남구 서동2지구

150억 걷고 잔액 8000만 원, 토지 매입 0% 익명을 요구한 서동2지구조합 탈퇴 한 조합원은 본보에 "(전 조합장)이 네이버 카페에 사용 내역 일부만 공개했을 뿐, 창립 총회 이후에도 조합원들에게 명확히 사용 출처를 밝히지...

[꿈에서 악몽으로, 광주 지주택 점검] (1) 남구 서동2지구

광주를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지역주택조합(이하 지주택)을 둘러싼 갈등과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 ‘내 집’ 마련 꿈을 꾼 무주택 서민들이 힘을 모아 일으키는 지주택은 오히려 수년간 사업 지연과 불투명한 운영 속에 경제적·정신적 피해를 야기하고 있다.

본보는 지주택 사업의 구조적 한계와 실제 사업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고위험 사업’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광주 관내 아파트단지가 밀집해 있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15일 광주시에 따르면 관내 지주택(지역주택조합) 사업장은 총 57곳(준공 현장 제외)이다.

이중 실제 공사 착공에 돌입한 사업장은 14곳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조합원 모집 신고나 사업 설립인가 단계에 머물러 있다.

특히 대다수 사업장은 수년간 조합원들이 거액의 분담금 납부했음에도 불구하고, 토지 매입이 이뤄지지 않아 법적 소송까지 번지고 있다.

광주 남구 서동2지구 지역주택조합도 그런 곳 중 하나다.

당초 아파트 280세대 규모, 2023년 10월 입주를 목표로 했던 서동2지구 지주택조합(사업지: 남구 서동 60-2번지) 사업은 현재 착공조차 못한 채 사실상 좌초 위기다.

조합원 200여 명이 납부한 계약금은 약 150억 원 규모지만, 토지 매입(3월 27일 기준)은 ‘0%’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조합에 남은 잔액은 약 8000만 원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렇다 보니, 일부는 조합을 탈퇴했다. 남은 조합원들은 계약금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구체적인 용처와 거래 내역을 밝히라고 전 조합장에게 요구하고 있다.

150억 걷고 잔액 8000만 원, 토지 매입 0%

익명을 요구한 서동2지구조합 탈퇴 한 조합원은 본보에 “(전 조합장)이 네이버 카페에 사용 내역 일부만 공개했을 뿐, 창립 총회 이후에도 조합원들에게 명확히 사용 출처를 밝히지 않고 있다”며 “법원이 사용 용처를 소명할 총회를 열도록 명령했음에도 여전히 밝히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본보가 확보한 조합 자료에 따르면 △사업부지 지장물 철거 등 사업 자문비 △총회 대관 용역비 △주택 전시관(홍보관) 설계도면 제작 및 시공비 △조합원 모집을 위한 판촉물 기획·제작비 등 일부 내역은 조합원들에게 공개됐지만, 세부 내역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에 새로 선출한 조합장과 일부 조합원은 지난 13일, 광주경찰청에 전 조합장을 배임과 횡령 혐의로 수사 의뢰했고, 현재 남부경찰서에 사건이 배당된 상태다.

서동2지구 현 조합장 정모 씨는 본보와 통화에서 “자금 관리하는 신탁사에 입출금 내역을 밝힐 것을 요청하는 내용증명서를 보내고, 금융감독원에도 민원을 넣은 상태”라며 “구체적인 자료를 확보해 조합원들이 더 피해보지 않게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주택 사업에선 토지 매입 여부를 둘러싸고 이같은 분란이 반복되고 있다.

현행법상 사업계획을 승인받으려면 부지를 취득할 수 있는 권리인 ‘토지소유권원’을 95% 이상 확보해야 한다. 이는 토지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인 ‘토지사용권원(토지사용승낙서)’과는 다른 개념인데, 혼동돼 사용하면서 조합원들의 판단력을 흐리게 하고 있다.

실제 토지가 매입되지 않았음에도 ‘토지사용권원’이란 개념을 악용해 계약자를 모집하는 사례가 빈번한 것.

이렇다 보니, 이미 분담금을 낸 조합원들은 기약 없이 사업 승인일만을 기다리며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사용 내역을 제대로 밝히지 않은 불투명한 사업에 노출된 조합원들은 탈퇴 외 다른 방안이 없다. 남구 서동 지주택 조합의 경우 실제 이미 탈퇴한 인원만 50~60여 명에 달한다.

전문가 “회계 열람 필수, 제도적 한계”

이처럼 서동2지구 사례는 지역주택조합의 구조적 문제를 고스란히 노출하고 있다.

토지 확보 실패, 불투명한 자금 운용, 반복되는 조합 갈등이 맞물리면서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조합원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분란이 특정 사업장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인 한계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한다.

김경태 광주대 회계세무학과 특임교수는 “통상 토지 확보율이 90% 이상 확보되지 않으면 사업 추진이 사실상 어렵다”며 “이 과정에서 추가 분담금이 발생하거나 조합원 이탈이 이어지면 사업은 더 큰 위기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회계 자료 공개가 미흡하거나 특정 업체와의 불투명한 계약, 과도한 홍보·운영비 지출 등이 반복되면 결국 조합원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 경우 (조합 측에) 회계자료 열람을 요구하거나 실제 사업 승인이 됐는지 미리 파악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전문성이 부족한 조합이 사업을 진행하다 보니 실패와 분쟁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지주택 제도가 폐지되지 않는 한 피해 사례가 반복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문석 기자 m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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