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철 베이비타임즈 전문기자
김희철 베이비타임즈 전문기자
경선 참여 후보 배제한 단일화 방식 합의는 ‘절차적 정당성’ 위반 비민주적
교육 전문가들의 인신공격성 비방은 아이들 보기에 부끄러운 구시대적 행태
민주진보진영 서울시교육감 후보 단일화는 ‘속도’가 아닌 ‘민주적 합의’ 과정
민주진보진영의 서울시교육감 후보 단일화를 위한 경선을 논의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민주’를 외치는 교육 전문가들이 민주주의의 근간인 ‘절차적 정당성’을 외면하는 듯해 안타깝다.
서울 교육을 둘러싼 단일화 논쟁이 단순한 의견 차이를 넘어, 절차의 정당성과 정치적 책임의 문제로 번지고 있어서다.
‘선거’라는 정치적 행사를 통해 아이들에게 민주주의를 실천하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민주적 모습을 보여줘야 할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들이 인신공격성 비방을 쏟아내고 있어 과연 ‘교육 전문가들’인지 의문이 든다.
정치적 야욕을 달성하기 위해 비민주적·불법적 절차로 권력을 국민으로부터 빼앗았던 군사독재 정권 시절의 선거를 떠올리게 하는, 아이들 보기에 부끄러운 구시대적 행태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정근식 교육감을 둘러싼 비판은 사실관계보다 정치적 프레임이 앞서는 양상까지 보인다. 민주진보진영의 서울시교육감 후보 단일화 경선 과정은 ‘감정’과 ‘속도’가 아니라, 원칙과 책임, 민주적 절차의 이행 관점에서 진행하는 것이 ‘민주’를 외치는 후보들이 해야 할 일이다.
먼저 이른바 ‘현직 프리미엄’ 논란부터 짚어보자. 정 교육감의 임기는 1년 6개월에 불과했다. 4년의 임기를 마치고 재선에 도전하는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지난 보궐의 혼란 속에서 교육 현장을 수습하고 윤석열 정부의 ‘12·3 내란’이라는 불법 정치 행위 속에서 교육 현장을 안정시키는 데 집중해온 시간이었다.
그런데도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민주진보’ 예비후보들이 이를 ‘프리미엄’으로 규정하는 것은 현실을 단순화한 정치적 해석에 가까운 짧은 편견으로 보인다.
더 본질적인 문제는 절차다. 정 교육감은 민주진보진영 단일화에 전국 현직 교육감 중 가장 먼저 합류를 선언한 인물이다. 현재 직무정지를 신청한 민주진보진영의 교육감이 없는 게 현실이다.
그럼에도 정 교육감의 단일화 경선 참여 이후에 ‘2026 서울 민주진보교육감후보 단일화 추진위원회’ 주도로 이뤄진 단일화 핵심 합의는 정 교육감을 배제한 채 진행됐다. 참여를 요구하면서 중요한 의사결정에서는 배제하는 구조, 이것이 과연 공정하고 민주적인 단일화 과정인가. 단일화의 정당성은 속도가 아니라 절차에서 출발한다.
입장을 바꿔 만약 타 예비후보들이 현직 교육감이라는 책임의 자리에 있다면 선거법 위반 위험을 감수하며 ‘단일화 속도전’에 뛰어들 수 있겠는가? 과연 그것이 옳은 선택인가. ‘역지사지(易地思之)’다.
공직자의 판단은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넘어 공공의 책임을 기준으로 이뤄져야 한다.
정 교육감은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오는 4월 1일 신청사 개청식, 그리고 제주 4·3 항쟁 기념식 이후, 직무 정지를 신청하고 단일화 과정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단순한 시간 끌기가 아니라, 공직자로서 책임과 절차를 모두 고려한 판단으로 보인다.
최근 이어지는 일부 예비후보들의 인신공격성 발언 역시 우려스럽다. 불과 얼마 전까지 같은 진영의 승리를 위해 함께했던 이들이 이제는 서로를 향해 거친 언어를 쏟아내고 있다.
선거는 경쟁이지만, 경쟁이 존중까지 무너뜨려서는 안 된다. 선거 이후 정치적 승패는 끝나지만, 신뢰와 관계는 남는다는 사실을 선거에 참여한 후보들은 잊지 말아야 한다.
특히 서울시교육감 단일화 경선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책임 있는 속도 조절’이다.
단일화 과정에서 정책토론 참여 방식이 선거법 위반 소지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 상황에서, 무리한 일정 강행은 보궐선거라는 더 큰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 비용은 수십억 원에 달하며 결국 시민이 ‘혈세’로 감당해야 할 몫이다.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신중한 판단을 단순한 지연으로 폄훼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일부 예비후보들이 별도의 단일화를 먼저 추진하면서 전체 단일화를 요구하는 방식 역시 설득력이 떨어진다. 원칙과 순서를 스스로 흔들면서 타인의 참여를 요구하는 것은 공정한 경쟁의 출발점이 될 수 없다. 민주적 절차를 이탈한 ‘야합’이라는 비판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현장 출신 중심 단일화 선언을 두 후보에 대한 단일화 추진위의 공식 입장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현장 교사 경험’만을 기준으로 서울시교육감 자격을 재단하는 주장 역시 교육의 본질을 지나치게 협소하게 만드는 접근이 아닐 수 없다. 그렇게 주장하는 후보들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교사 경험은 있는가?
교육은 이력 경쟁이 아니라 책임과 역량의 문제이며, 누가 AI 시대에 미래 세대의 교육을 설계하고 집행할 적임자인지 국민이 선택하게 하는 것이 이번 서울시교육감 선거가 돼야 할 것이다.
이제 공은 단일화 추진 주체에게 넘어갔다. 지금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숙의다. 충분한 논의를 통해 절차를 바로 세우고, 모든 참여자가 납득할 수 있는 방식으로 경선 일정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
지금의 단일화 논쟁은 누가 더 빨리 움직였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배제된 합의, 무리한 일정, 인신공격성 정치. 이 모든 것을 바로잡는 과정이어야 한다.
민주진보진영의 후보 단일화는 승리를 위한 기술이 아니라 교육 수요인 국민에게 신뢰를 만드는 과정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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